지난 25일 밤 종영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연출 정대윤·김상호, 극본 김태희·장은재, 제작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최종회 시청률은 26.9%로, 이는 역대 JTBC 드라마 2위의 기록이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동기 役 조한철/눈컴퍼니 |
'재벌집 막내아들' 최종회에서는 진도준(송중기) 살해를 지시한 사람이 진영기(윤제문)였다는 사실과 함께 윤현우(송중기)가 공범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민영(신현빈) 검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윤현우는 순양가의 불법 승계와 불법 비자금 조성에 대한 모든 사실을 폭로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진도준으로 회기했던 이유가 도망쳤던 과거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윤현우의 복수 성공과 함께 순양가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모든 경영권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연말을 앞두고 크리스마스에 화려한 막을 내린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가 진양철(이성민)의 차남으로 분한 배우 조한철과 종영 전 인터뷰를 가졌다. 조한철은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너무 관심을 받으면 결말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처음 의도대로 흔들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벌집 막내아들' 최종회에서 조한철이 분한 진동기는 불법 대선자금을 건넨 혐의로 감옥행을 면치 못했다. 비록 진도준은 죽었지만 어렵게 목숨을 구한 윤현우가 순양가의 경영권을 모조리 박탈시켰다. 조한철은 "동기가 잘되면 그것도 이상한 것이다. 우리가 뉴스에서 봐왔던 그런 일을 겪었다. 사실 드라마 찍을 때는 대본을 보면 기분이 안 좋다(웃음). 작가님께 서운한 기분도 들지만, 배우로써 긴 시간동안 멋진 씬을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작업이었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조한철은 진동기의 포인트를 둘째의 짠함에 뒀다. "동기는 납득이 쉽게 됐다. 제가 초점을 맞춘 것은 둘째의 짠함이다. 존재감이 없다고 스스로 느낀다. 이인자의 설움 같은 것. 그런식으로 잘 그려주셨다. 그걸 잘 살리면 되겠다 싶었다. 그게 지혜로움이 아니라 아버지한테 잘 보이려고 한다. 질투. 자기 스스로 자립하는 인물이 아닌, 누군가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다. 그런 정체성 없이 살아온 인물이라 생각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동기 役 조한철/JTBC |
진동기는 누구보다 계산이 빠른 인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 가장 먼저 행동하는 인물이다. 이에 진도준이 그점을 많이 이용했다. 눈치와 잔머리의 대가로서, 진양철의 사업가 마인드와 모친 이필옥(김현)의 두뇌회전을 물려 받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무속에 기대는 모습이 아이러니했다. 조한철은 "정체성 없이 살아온 인물이다. 누구보다 쉽게 무속에 빠질 수 있는 인물이다. 기댈만한 곳이 필요할테니. 백상무의 점사가 잘 맞은 적은 몇 번 없었지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이 존재하지만 조한철은 아직 읽지 않았다. "원작이 있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원작을 읽으면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첫 스타트가 중요하다. 그래서 대본 읽을 때도 소리내서 안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눈으로만 읽고, 편견없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감독님이 진동기는 이전의 제가 했던 캐릭터들처럼 자연스러움 속에서의 위트가 있는 것을 원하셨다. 처음에는 웃겨야 하나 애드리브도 만들어 보고 했는데 대본을 잘 따라가면 상황적인 웃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회귀물이다. 이에 진도준은 앞으로 일어날 굵직한 현대사들을 떠올리며 작전을 세우는 것도 흥미로웠다. 점사 역시 미래를 미리 예측한다는 점이 닮았다. 하지만 실제 조한철은 오히려 피하는 편이다. "우리 드라마 보고 다들 분당 땅과 주식, 코인 등을 많이 이야기 하더라. 하하. 예전에 우리 어머니가 앞으로 3년 뒤에는 뭐가 된다고 20대때 그러신 적이 있다. 막상 3년이 기다려지더라. 근데 조짐이 안 보이고 별일이 없고 그게 스트레스가 되더라. 그래서 누가 이야기를 해도 안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편이라 오히려 피한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그런 일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합 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조한철은 많은 배우들과 재회했다. 연극배우 시절 팬심을 갖고 동경하던 이성민부터 '빈센조'로 지난해를 함께한 송중기, 제자인 박지현, 티파니 등까지 다양한 인연들을 전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동기 役 조한철/눈컴퍼니 |
먼저 부친으로 호흡한 이성민과 막내동생 진화영(김신록)으로 분한 김신록에 대해 조한철은 "성민형은 어느 날 갑자기 대학로에 나타난 신성이었다. 대부분 20대 중반에 나타나는데, 나이가 있는 분이 나타나서 너무 잘해서 동경했었다. 김신록은 제가 졸업 후 대학원 다닐 때 참여했던 작품에서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몇 달을 같이 작업한 후배였다"고 했다.
특히 오랜 시간 동경해 온 이성민이 분한 부친 진양철은 호랑이 같은 기세를 지녔다. 동기는 매번 진양철이 소리치면 깜짝깜짝 놀라는 유약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처음에 가족 캐스팅을 듣고 놀랐다. 만약 연극이라면 배역은 관객과의 약속이니까 다들 속고 봐준다. 근데 드라마는 그게 카메라에서 다 보여서 나이대를 속이기 어렵다. 근데 믿을만 하더라. 성민형은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기억이 있다. 같이 찍을 때는 저도 관객의 입장으로 봤다. 같이 연기해야는데 어느 순간 관객 모드가 됐다. 너무 놀라웠다. 관객은 냉정하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근데 형님의 진양철은 가능을 넘어서 너무 훌륭했다. 역대급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유약한 진동기의 모습을 잘 그릴 수 있던 것도 이성민 덕분이다. "유약한 동기의 모습은 제가 가진 면모를 살린 것이다. 성민형이 소리치면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촬영하면서 저의 리얼한 반응이 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동기가 아버지한테 퍼붓는 장면이 좀 귀여웠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는 문을 열고 등장하는 제 장면들이 만족스럽다. 집사들에 비키라고 나오라고 소리치고, 형한테는 가만있으라고 하는 장면들을 더 호기롭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하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등장하면 뒤로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면서 계단을 내려온다. 그런 지점은 리허설 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장면들이 마음에 들었다."
지난해 '빈센조'로 호흡한 송중기와 올해 또 다시 재회했다. 전작에 이어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로 만났다. 조한철은 "송중기는 자주 사람을 감동 시킨다"고 했다. "주연을 맡는 배우들은 스케줄 표만 봐도 엄청나다. 지고 갈 무게도 많아서 안쓰럽고 측은함이 생긴다. 근데 송중기는 그 와중에 현장을 다 본다. 진행이 안되면 나선다. 친목이 필요하다 싶으면 회식을 주도한다. 촬영 초반에 많이 그랬다. 그런 것들은 티 안내고 한다. 츤데레라는 표현도 어울린다. 그런 식의 감동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빈말을 안 하는 타입이다. 드라마 촬영할 때 경력 있고 조금은 젊은 친구가 주로 자리를 마련하는 편이다. 근데 '재벌집'에서도 송중기가 그걸 다 주도했다. 한번 보자는 말을 한 다음날 바로 약속을 잡기 위해 연락한다. 또 느닷없이 차기작을 묻기도 한다. 그리고 커피차 보내서 감동을 주기도 한다(미소)."
인터뷰②에서 계속...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