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년차 류준열은 '대세 루키'로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배우다. 드라마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면서도 매번 대표작을 경신 중이다. 처음 만나도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격이 없어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편안한 배우' 류준열은 임팩트 있는 외모와 연기로 그렇게 연예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류준열이 드라마 '인간실격' 이후 9개월만에 들고 온 작품은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이다. 개봉 후 2일 연속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봉에 앞서 종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W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류준열은 "전반적인 이야기가 SF와 사극의 만남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알고 있다. 저는 유쾌하게 즐겁게 봤다. 재밌게 이야기를 펼쳐놓고 (떡밥을)수거하면서 예측불가한 전개가 재밌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외계+인' 1부 무륵 役 류준열/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외계+인'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7월 20일 개봉된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올 여름 '관객과 상상을 공유한다'는 슬로건으로 관객들에 이제껏 본적 없는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초대한다.
류준열은 '외계+인'에서 신검을 손에 넣으려는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분했다. 어느 날 갑자기 도력에 눈을 뜬 무륵은 겉으로는 허술해 보이고 지식과 경지는 부족하다. 다만, 부채 그림을 불러내는 소환술, 칼에 찔린 상처를 회복하는 회복술, 호풍환우를 부르는 도술 등을 다룬다. 특히 남의 도술을 눈대중만으로 훔쳐내는 능력도 갖고 있다. "처음 대본 봤을 때는 '뭐지?' 였다. 영화로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다. 감독님의 세계관은 어디까지인가 생각이 들더라. 2부까지 읽으니 이해가 됐다. 영화 속 주옥같은 대사들이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가 많았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연결되더라."
류준열은 영화 학도를 꿈꾸던 시절부터 최동훈 감독의 팬이었다. 거장 감독들에 초반 데뷔작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범죄의 재구성'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심지어 현 소속사와 계약을 맺을 때 최동훈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최동훈 감독님의 '범죄의 재구성'을 좋아한다. 그 작품 속 박신양 선배님의 대사로 오디션을 볼 정도로 좋아했다. 감독님이 연락하셨다고 했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 대표님이 데뷔 전 제가했던 말을 환기시켜주면서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고 해주셨다."
▲영화 '외계+인' 1부 무륵 役 류준열 캐릭터 포스터/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대본은 새로웠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오로지 감독의 상상력에 의해 쓰여진 내용이었다. 도술을 하는 '도사'라는 설정은 감독의 전작 '전우치'를 떠올리게 된다. 쌍천만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무륵의 첫 등장 대사는 전우치를 연상시키기에 부담감이 따랐다. 류준열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감독님한테 많이 돌렸다. 감독님이 '잘 해주시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헸다. 쉽게 기댈 수 있는 좋은 배우들이 많았다"고 했다.
또 '전우치', 강동원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전우치' 첫 장면을 굉장히 많이 봤다. 전우치는 구름 타고 왕궁에 도착한다. 저는 이걸 학교 다닐 때 믹싱 작업 작품이었다. 교수님께서 음악을 바꿔보라고 했던 영화가 우연치 않게 '전우치'였다. 교수님도 현역 음악감독이다. 저는 그래서 그 장면을 수 백번 봤다. 근데 구름 타고 왕궁에 와서 조롱하는 전우치와 냇가에서 백숙을 뜯으며 탁주에 풍월을 읊는 무륵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전우치'로 분한 강동원과는 해외에서 연이 닿아 조언도 들었다. "강동원 선배님과는 해외 있다가 만나게 됐다. 외국에 있으면 서로 돈독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다음 작품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의 스타일도 이야기 하고 조언해줬다. 그게 엄청 도움이 많이 됐다."
▲영화 '외계+인' 1부 무륵 役 류준열/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무륵을 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정말 수 많은 머리를 기르는 분들에 존경과 부지런함에 박수를 드린다. 쉽지 않았다. 샤워하거나 관리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 시도해볼 수 있어서 재밌는 경험이었다."
무륵의 액션 촬영을 위해 기계체조 등을 배우면서 액션 연습을 했다. 류준열은 "고생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스스로의 노고를 전했다. "저는 굉장히 겁이 많은 편이다. 근데 촬영만 들어가면 성실하다. 고소공포증도 있다. 와이어를 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좋은 환경에서 베테랑 무술팀과 해서 큰 부상 없이 찍었다."
가장 기억나고 어렵게 액션은 벽란정 액션 씬이다. 이는 앞서 김태리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라고 기대감을 안긴 바. 무륵이 도사로서 화려한 액션 씬을 펼치는 장면이다. 류준열은 "가장 오래 찍었다. 우리 영화는 와이어로 시작해 와이어로 끝난다. 특히 잘 안하는 와이어 액션이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외계+인' 1부 무륵 役 류준열/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벽란정 씬 촬영할 때 비가 50일간 내렸다. 세트를 너무 튼튼하게 지어서 비를 맞으면서 촬영했다. 고생을 많이 했던 장면이다. 떴다 내려오는 것은 쉬운데도, 벽을 발로 집고 도는 것은 모든 게 완벽하게 떨어지 때야 돌 수가 있다. 아무리 몸을 잘 써도 당겨주는 사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벽에 부딪히거나 한다. 정말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 장면 촬영하면서 4겹의 도포자락에 가장 안쪽 자락이 젖었더라. 땀이 없는 스타일인데 쉬는 시간에 야식도 못 먹고 오직 쉬기만 했을 정도다."
최동훈 감독의 특별 디렉션이 있었냐는 물음에 류준열은 "액션은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배우 얼굴이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하신다. 한 테이크마다 공을 좀 많이 들이고 그 부분 역시 그랬다. 그리고 마지막 테이크를 모두 사용하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말씀 하신 것 중 감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관객들은 절대로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직접 보여줘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공감했다."
또 무륵은 부채 소환술을 통해 부채 속 고양이 우왕, 좌왕이와 함께 콤비 플레이를 선보였다. 우왕(신정근), 좌왕(이시훈)과의 호흡 소감도 전했다. "신정근 형이라고 부른다. 친구처럼 친근하지만 약간 츤데레 스타일이다. 툭툭 내뱉는데 그게 다 유머다. 그래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굉장히 플렉서블한 사람이었다. 시훈 선배는 '미스서 션샤인'에서 보고 정말 일본 사람인 줄 알았다.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감독님께서 파트너를 고르는데 고민이 많으셨을텐데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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