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2년차 도경수만의 멘탈 관리법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6 06: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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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도경수는 '연기돌'의 틀을 깬 배우다. 그룹 엑소로 데뷔한 가수이지만 당시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일부 대중은 신인 연기자로 기억했다. 똘망똘망하고 야무진 동안 외모에 여유로운 발성과 섬세한 표현력이 더해진 연기는 자연스럽게 '연기자 도경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4년 영화 '카트'로 데뷔한 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안방에 눈도장을 찍은 도경수는 영화 '순정', '형', '7호실', '신과 함께' 시리즈, '스윙키즈'를 비롯해 '백일의 낭군님', '진검승부'로 안방에서 활약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리고 내로라하는 티켓파워 배우, 감독들이 맹활약하는 8월 텐트폴 영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연을 맺은 김용화 감독과 또 한번 독보적인 우주 비주얼을 자랑하는 작품 '더 문'으로 텐트폴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영화 '더 문' 황선우 役 도경수/SM엔터테인먼트


도경수의 첫 텐트폴 영화인 '더 문'은 지난 8월 2일 개봉한 작품으로,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세대와 연령을 불문하고 관객들의 눈과 귀, 마음을 관통하며 호평 받은 가운데 같은달 25일부터 IPTV, 디지털케이블TV, 온라인 및 모바일을 통해 극장 동시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영화 사상 역대급 달 풍광을 안방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도경수는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로 분했다. 그는 배우 필모 사상 첫 여름 텐트폴 시장에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연을 맺은 김용화 감독과 함께 손을 잡고 등장했다. 첫 등장부터 스케일이 어무마시하다. 이제 껏 한국에서 본 적 없는 달의 풍광을 담낸 것이다.

도경수는 지난 군 복무 기간 중 김용화 감독으로부터 '더 문' 시나리오를 받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신기했다. 우리나라에 우주 영화가 없었다. 그때는 '승리호'가 나오기 전이었다. 그때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우주 관련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제일 신기했다. 무엇보다 김용화 감독님과 작품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행복했다."

 
▲영화 '더 문' 황선우 役 도경수/CJ ENM

부담감은 당연했지만, 설레는 감정과 자신이 할 경험에 기대감이 제일 컸다. 우주라는 공간 자체가 살면서 쉽게 겪을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촬영장에 입성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촬영장을 처음 봤을 때는 입이 벌어졌다. 제 기준에서 실제와 크게 달랐다는 느낌이 없었을 정도였다. 월면이라는게 너무 구현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월면차는 달에 가져가도 주행이 가능한 차다. 그냥 다 우주에 있는 그런 기계들과 우주에 있을 것 같은 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체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더 문'에서 황선우는 달로 떠난 우주선에 홀로 고립된 인물이다. 도경수는 "점점 시나리오 읽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극한의 감정 부분은 고민을 했다. 실제 고립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독님께 많이 여쭤본 것은 이 상황에 처했을 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저 혼자 상상한 면은 우주를 떠나서 검은 공간 안에 저 혼자를 놔둬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오히려 도움이 된 것은 크로마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우주에 있는 사람이기도 했는데 오히려 없었다. 선내 같은 곳이 실제로도 작기도 했다. 실제 규모로 만들어주셨다. 그 안에 들어가면 답답하다. 우주 나갈 때 쓰는 안전모를 쓰면 시야가 제한적이다. 자연스럽게 저의 행동 반경 자체가 제한이 되기도 한다. 우주복 입을 때는 부피감을 표현했어야 해서 워커를 신은 다음에 신발을 신어야 했다. 오히려 우주선 안에 들어갔을 때 몰입이 됐다."

설경구와 캐스팅 라인업에 이름을 함께 올렸지만, 정작 홀로 촬영한 시간이 더 많았다. 특별출연으로 극의 몰입도를 더해준 김희애는 제작보고회 당시 처음 만났을 정도다. 도경수는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집중한 덕분에 상대방과 교감하는 것에 비해 오히려 홀로 고립된 황선우를 연기하는게 수월했다. "저는 상대방의 눈을 보고 상대방과 교감 하는 게 사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리액션이라는 것이 있다. 빠른 시간에 캐치하고 습득하고 리액션을 한다는게 사람마다 다르고 어렵다. 황선우는 제 상상에서 제가 만든 것을 저 혼자 하면 된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호흡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영화 '더 문' 황선우 役 도경수의 달의 뒷면 촬영스틸/CJ ENM
 

그러면서 "설경구 선배님과는 두 번 만났다. 중간에 회상 씬과 엔딩 씬 촬영 때 뵀다. 설경구 선배님과 대사 한번 나누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다는 선배님이다. 저는 비대면으로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쉽다. 김희애 선배님은 제작발표회 때 처 뵀다. 영화 끝나고 편집 끝나고 뵀다"며 아쉬워 했다.

도경수는 가장 많이 의지한 사람으로 김용화 감독을 꼽았다. '신과 함께' 시리즈 때와 어떻게 달랐을까. 그는 "'신과 함께' 때는 어렵고 무서웠다. 카리스마도 있고 무서우셨다. 저한테는 어른이었는데 이번에는 저 혼자만 촬영하다보니 감독님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는 못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밥도 같이 계속 먹었다. 감독님만 저를 찾아주시면 저는 평생 감독님과 함께 할 것이다"고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감독님은 단순한데 복합적인 면을 가지고 계신다. 오래 알던 사람이 한 마디를 했을 때 단번에 이해하는 느낌이다. 저는 감정에서 슬픔을 생각했다면 감독님은 지나가는 말로 '나라면 조금 화날 것 같은데?' 이런 디렉팅을 던지신다. 그 단어가 하나로 이해되는게 아니라 10가지로 들리는게 신기했다. 본능적인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앞서 김용화 감독은 도경수를 캐스팅한 이유로 그에게서 황선우의 면모를 봤다고 밝힌 바. 도경수와 황선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저도 조금은 뭐 하나에 집중하면 끝까지 하는 선택을 하는 편이다. 그 외에는 선우랑은 너무 다르다. 저도 영화를 보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선우한테 그런 용기라던지 본인이 선택을 하고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저렇게 끈질기게 끝까지 선택을 하고 무너졌다가 다시 또 일어설 수 있는지, 보고 많은 위로를 느꼈다. 보시는 분들이 제가 느꼈던 것처럼 선우에게서 용기를 얻으셨으면 한다. 포기를 하는 순간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선우를 보고 이걸 좀 포기하지 않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에너지를 받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영화 '더 문' 황선우 役 도경수/SM엔터테인먼트
 

대부분 우주선 내에서만 홀로 지내야 했기에 와이어는 필수였다. 도경수는 엑소로서 이미 퍼포먼스 역시 인정받는 멤버다. 몸을 쓴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와이어 액션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 우주인들이 실제 훈련을 할 때는 물속에서 호흡기를 끼고 우주복을 입더라. 유영느낌이나 행동을 많이 참고했다. 무중력을 표현하기 위해 특수 와이어를 착용했다. 360도 다 움직일 수 있는 와이어다. 그 와이어는 훈련이 많이 필요했다. 저도 긴장하고 있지 않으면 중심이 무너졌다. 스태프들이 당기는 호흡도 중요해서 항상 긴장했었다."

'더 문'은 기존의 달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과 달리, 달의 앞면과 뒷면을 구분지어 특성을 강조했다. 이에 도경수는 실제 달에서 운행이 가능한 월면차도 직접 탑승, 달의 뒷면 촬영을 진행했다. 달의 뒷면에서 추락하는 유성우 속에서 월면차로 도망치는 씬은 '더 문'의 명장면이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장면은 오로지 저의 상상이다. 찍은 것을 VFX 효과를 입힌 것이다. 쉽게 체험할 수 없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선우의 직업이 가장 좋았던 부분이 일상적인 곳에서 제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을 하는 게 제일 재밌는 것 중 하나다(웃음)."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었던 '더 문'은 도경수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시 쉽게 할 수는 없는 경험의 작품인 것 같다. 장르적으로도 너무 귀하다.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을까 의문이 있는 작품이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더 문' 황선우 役 도경수/SM엔터테인먼트
 

여름 시장에 첫 출격한 도경수는 오는 엑소 디오로서 오는 9월 18일 두번째 미니앨범 '기대'를 발매한다. 지난해 7월 그룹 엑소로 활동, 8월 '더 문' 개봉, 9월은 솔로 앨범으로 쉴 틈 없이 일한다. 뿐만 아니라 엑소 활동을 앞두고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티스트가 아닌 '인간 도경수'로서의 모습으로 대중과 한층 가까워졌다.

전역 후 쉴 틈없이 활동하고 있는 지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있을 터. 12년차 도경수는 어떤 방법으로 멘탈 관리를 할까 궁금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멘탈 관리법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20대 초부터 군대가기 전까지 말도 안되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게 조금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걸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굳어 단단해진 것도 있는 것 같다.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래 꾹 눌렀다. 가지고 있고, 힘들어 하는 성향이었다. 어릴 적부터 그런 것 같다. 근데 저랑 친한 조인성 형이나 이광수 형 등을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그 시간을 길게 가져가지 말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 시간을 줄이는 훈련을 나름대로 하는 것 같다. 내가 왜 이런 것으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지? 생각하면서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연기할 때 감정 씬으로 해소하기도 한다. "감정 씬도 화를 내는 씬이면 풀리는 것 같다. 평소에 화를 안내는 편이다. 싸우는 일이 잘 없다. 멤버들과는 주먹으로 치고, 소리 지를 수도 있는데 그런 적이 한번도 없다. 주변에 피해되는 게 싫다. 그래서 제가 참는 편이다. 예능에서 욱하는 모습들은 다 장난스럽게 연출한 것이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는 물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만 하는 영화도 해보고 싶다. 일상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직업군도 해보고싶다.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했던 것을 제외하고 안 보여준 모습, 악인 캐릭터도 들어오기도 한다. 공감이 잘 되는 배우가 되고 싶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으로 공감을 얻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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