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대중매체 속 정경호는 '까칠남'의 대명사다. 최근 10년간 정경호는 에이즈 환자, 섭식장애 역 등 항상 살이 붙지 않는 마른 몸을 유지하고, 음식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를 연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경호의 '까칠함'은 섬세함을 겸비했고, 따스한 내면을 갖고 있었기에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일타 스캔들'의 최치열 역시 정경호표 성장 캐릭터 라인업에 추가하며 또 한번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 최치열 役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
정경호가 출연한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로, 정경호가 '순정에 반하다' 이후 8년만에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다.
최종회에서는 또 다시 스캔들에 휘말린 최치열(정경호)을 본 남행선(전도연)이 동시에 서로에 프러포즈하며 결혼을 약속했다. 기점은 남해이(노윤서) 대학입학과 행선이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취득한 다음이다. 행선은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했고, 결국 치열과 결혼, 가족을 이룰 것으로 따뜻한 결말을 맞았다. 방영 6회만에 10%의 시청률을 돌파, 최종회는 전국 기준 평균 17%, 최고 1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경호는 "오랜 시간동안 신원호 감독님과 너무 오래 일을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시리즈만 해도 4년을 같이 했다. 특별하게 로맨틱 코미디를 하려고 해서 고른 것은 아니다. 사실 저는 '슬의생'에서도 로코를 하긴 했었다. 저희가 로코만 있는게 아니라 스릴러도 있었다. 다행이 좋은 반응이 있어서 너무 감사드린다. 따뜻한 드라마로 2023년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 최치열 役 정경호/tvN |
'일타 스캔들'에서 정경호는 1조원의 남자, 일타 수학강사 최치열로 분했다. 40만에 육박하는 학원 강사 중 1등.롱다리를 쭉 벋는 발차기를 시그니처로 하는 치열. 그의 현강, 인강, 출판 등을 합친 국내생산 유발효과와 그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합치면 연 평균 1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1조원의 남자'라 불린다. 하지만 빡빡한 시간표에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하다보니 섭식장애를 달고 산다. 가진 게 많아 보이지만 인간으로서는 휑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정경호는 '일타'라는 말도 대본을 받고 처음 알았다. 안가람 강사에 자문을 받으며 최치열을 만들어 나갔다. 치열의 특성을 고려해 발차기라는 시그니처와 춤을 만들었다. 또 자문 선생의 특이한 말투와 억양을 차용했다. 특히 정경호가 판서 씬을 위해 칠판을 구비해 연습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처음엔 일타 의미도 모르고 수학도 아예 몰라서 접근해야 하는게 막막했다. 사교육계의 영향력도 몰랐다. 그 삶은 당연히 몰랐다. 정말 0에서부터 시작했다. 칠판에 문제를 푸는 씬이 십여개가 됐다. 자문 선생님 만나서 수업하는 것 보고 수학공식 같은 것들은 어처구니 없이 모르니 그냥 외우자 싶었다. 처음 3일은 저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안되서 그냥 영상 보고 무한반복으로 외웠다. 판서 하는게 너무 어렵더하. 저렴한 칠판을 구입해서 선생님께서 문제를 쓰고 가시면, 저는 거기에 덧칠하면서 외우고 연습했다. 그렇게 안가람 선생님과 두 달 정도를 같이 연습했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 최치열 役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
수학공식을 적어 풀어내며 수업하는 정경호의 모습은 실제 강사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 하지만 첫 촬영 때는 땀으로 속옷이 젖을 정도로 긴장했다고 회상했다. "실제 목동 논술학원에서 촬영했다. 100명이 넘게 학생 역할 보조 출연자분들이 오셨다. 처음에는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 문제 풀이과정과 답을 영상을 보면서 엄청 연습했었다. 근데 그중 한 문제가 오류가 있었다. 그걸 보출 해주는 선생님이 지적하셨다. 문제 과정 속에서 오류가 있는 것이었다. 그때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준비를 열심히 했다. 수업 촬영은 너무 긴장이 많이 되서 너무 힘들었다."
극 중 일타강사인 최치열은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수업 후기부터 일거수일투족은 단번에 화제가 됐고, 스캔들이 나면 발칵 뒤집혔다.연예인과 비슷한 삶이었다. 정경호는 "저는 연예인스럽게 살지 않는다. 근데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것도 많이 닮았다. 어떻게 보면 안타깝기도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실제 수업이 끝나면 지실장(신재하) 같은 사람들이 후기를 보여준다고 하더라. 억양에 대한 후기나 수업에 대한 평가 같은 것도 바로 체크한다더라. 학부모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메일도 온다고 하더라. 제 자문 선생님도 자기 삶은 없고 문제만 연구 하시더라. 레고나 건담 같은 것 모으시긴 하더라.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고개를 끄덕일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우리도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그냥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들이 닮았더라"라고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