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사진: 연합뉴스) |
김연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르며 '김연아의 후계자' 자리를 공인 받은 유영(과천중)이 밝힌 포부다.
유영은 8일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 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94점, 예술점수(PCS) 69.74점으로 149.68점을 얻어 지난 쇼트 프로그램 점수(73.55점)와의 합산 총점에서 223.23점을 기록, 키히라 리카(일본, 232.34점)에게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4대륙 대회에서 메달을 차지한 것은 2009년 대회에서 김연아가 우승한 이후 유영이 11년 만이다.
이날 유영이 기록한 프리스케이팅 점수와 총점은 모두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이다.
유영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트리플 악셀을 성공해서 기쁘다"며 "한국에서 열린 4대륙 대회에서 11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메달을 따서 영광스럽다."고 은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시도한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 프리 스케이팅에서 부담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영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어서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놓은 뒤 "프리스케이팅에서 부담감을 이겨냈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탔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영(사진: 연합뉴스) |
마지막 연습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진 순간 관중들의 응원이 이어진 데 대해 "연습 때 트리플 악셀이 안 풀려서 심적으로 복잡했다"면서도 "하지만 "괜찮다"라고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위로가 됐다. 경기를 치르면서 마음속에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는데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트리플 악셀의 성공을 수치로 따지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 유영은 "트리플 악셀은 아직 너무 부족하다."며 "제가 전에 성공률이 50% 정도라고 했는데, 이번에 성공해서 55%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재치있게 설명했다.
유영은 김연아 이후 4대륙 대회 첫 메달을 따낸 데 대해 "(김)연아 언니는 대한민국을 빛낸 선수다. 저 역시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했다."며 "이제는 제가 대한민국 피겨를 이끌고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연아가 시상자로 나서 자신에 뒤를 이어 이어 11년 만에 4대륙 대회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메달을 따낸 후배 유영에게 메달 기념품인 인형을 전달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장면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 연합뉴스 |
이에 대해 유영은 "연아 언니가 시상식에서 인형을 줬는데 솔직히 연아 언니인 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마음속으로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며 "4대륙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연아 언니가 선물까지 줘서 큰 추억이 됐다. 연아 언니가 '축하해요'라고 한 마디를 해주셨는데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과 관련, 유영은 "지금도 부담을 안고 스케이트를 타고 있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서 제가 할 것만 잘하고 싶다."며 "메달 욕심은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클린 연기'를 펼쳐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유영은 세게선수권 이후 4월에 열리는 국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동계체전에는 트리플 악셀을 빼고 몸 상태 보면서 출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