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극장가에 개봉 4일만에 8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영화 '올빼미' 인조 役 유해진/NEW |
"이전에는 감초연기 전문이었다. 어느날 느닷없이 안태진 감독에 연락을 받았다. 인조를 제안했을 때는 저도 처음에는 의아했다. 왜 나야라고 물었다. 감도 물었더니 형이 하면 다른 왕이 나올 것 같다고 하더라. 기존의 왕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하더라. 많은 고민을 안했다. 언제 또 들어오겠나. 하하. 써 줄 때 홀라당 했다(웃음)."
'올빼미'는 인조실록에 쓰여진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의 죽음을 모티브로 한 팩션 사극이다. 결코 평범한 왕이 아니었기에 인조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한테 맞는 색깔의 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평범했으면 매력이 없었을 것 같다. 인조의 매력은 너무 바닥인 인간의 모습이다. 너무 끝까지 올라가려하다가 바닥을 보여주는 그게 매력이었던 것 같다. 왕이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올빼미' 인조 役 유해진 스틸/NEW |
아들을 죽인 왕. 대중이 알고 있는 유해진의 이미지,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남한산성'에서는 병약한 느낌의 인조, 드라마에서는 권력자의 고약한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유해진은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 인조를 본 적이 없었다. "성향이 다르나고 해도 그건 배우의 역할이다. 기댈 곳은 시나리오 뿐이다. 자기 체면이었던 것 같다. 다른 작품 속 연기를 봤다면 혼돈이 있었을 것 같다. 안 봤던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 사실 역사적인 인물이지만, 인조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없다. 우리 작품 속 사건에만 집중했다."
'올빼미' 속 유해진은 발에 가려진 채 첫 등장했다. 혹여나 관객들에 괴리감을 안길 것을 우려한 유해진은 서서히 관객들과 거리를 좁혀나갔다. "인조의 첫 등장이 원래는 달랐다. 부작용이 있을 것 샅았다. 갑자기 나타나면 관객들이 실소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발을 이용해서 등장하고 제안을 했다. 카메라가 줌인 하는 장면이다. 그게 아마 관객이 다가오는 속도라고 생각했다. 저 뒤에 유해진이 있네. 관객들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부담감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 시간들을 두는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제안했다."
유해진은 인조의 수염 하나까지도 숱을 쳐내가면서 호감가지 않게 만들려고 했다. 특히 구안와사 증상까지도 직접 표현했다. 얼굴의 미세한 근육까지도 직접 연기했다. "구안와사는특수분장 제의를 받았다. 근데 그럼 연기하는데 제약이 많이 있을거 같아서 그냥 해보겠다고 한 것이다. 찍으면서 감독이 좋아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괜찮을까요. 걱정했다. 해보겠다고 하고, 해가면서는 안 하길 잘 한 것 같다고 하더라. 했으면 아무래도 티가 나고 저도 되게 불편했을 것 같다. 전달하고자 하는게 잘 안될 거 같았다."
▲영화 '올빼미' 인조 役 유해진/NEW |
"선이 굵은 연기, 힘을 필요로 하는 연기는 연극했던 시절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 그렇게 한게 대표적인게 '이끼'였다. 그건 무대다라고 생각하고 연습했다. 이번에도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했었다. 대표적인 장면이 이형익과의 씬이다.강빈(조윤서)과의 씬과도 이어진다. 그 씬이 전체적으로 연극적인 느낌이 났다."
처음으로 곤룡포를 입은 소감은 어땠을까. 유해진은 "의상이 질도 너무 다르다. 안에 겹겹이 입는 게 되게 많더라. 겉으로만 보이는 것이지. 입는 순간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 다른 현장과 달리 혼자 시간을 가지면서 인조에 몰입했었다"고 회상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