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닥터 차정숙' 김병철 "엄정화 아플 때 '나 가야돼?' 대사 너무 힘들어"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5 03: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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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역대급 분노를 유발했지만 밉지가 않았다. '상남자'와 반대되는 '하남자'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우 김병철은 '불륜남'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이 미워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연기경력 20년차 김병철의 내공 덕분이다.


김병철이 주연을 맡은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연출 김대진·김정욱, 극본 정여랑, 제작 ㈜스튜디오앤뉴·SLL·JCN)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4일 따뜻한 결말과 함께 종영을 맞았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서인호 役 김병철/에일리언컴퍼니

최종회에서 서인호(김병철)은 아픈 아내 차정숙을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해줬고, 두 사람은 합의 이혼을 했다. 이후 서인호는 병원장으로 승진했고, 새 삶을 찾은 차정숙은 개인 병원을 개원, 주말이면 시골 어른들에 봉사를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됐다. 그의 봉사활동에는 아들 정민(송민호)과 그의 연인 전소라(조아람), 그리고 서인호가 함께 했다.막장 요소가 있었지만, '닥터 차정숙'은 인생 리부팅드라마답게 따뜻하고 희망찬 결말을 맺은 것이다.

종영에 앞서 스포츠W와 배우 김병철이 강남의 모 처에서 만났다. '미스터 션샤인'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가 오랜만이라는 그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인터넷으로 숫자를 볼 때,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 그래프가 확실히 체감하게 해준다. 촬영할 때는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사람의 성장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시청자분들이 보고싶어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에서 대장항문외과 의사이자 교수 서인호로 분했다. 서인호는 바쁜 병원샐황에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가족의 생일 같은 건 챙겨본 적이 없는 무심한 정숙의 남편이다. 단순히 무심한 남편을 넘어서 대학시절 연인이었던 최승희(명세빈)와 외도로 혼외자식을 두고 이중생활을 해온 인물이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서인호 役 김병철/JTBC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김병철은 "대본 읽으면서 이걸 시청자분들이 거북하지 않게 볼 수 있었으면 했다"고 바랐다. "작가님이 코믹한 장면도 넣어놓고 장치가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크다. 그런 걱정을 했는데 그걸 어떻게든, 드라마니까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인물이던지 다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호도 나쁘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우스꽝스러운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접근하려고 했다."

불륜도 모자라, 혼외자식이 무려 자신의 막내딸과 동갑이다. 설정만으로도 '천하의 몹쓸놈'이다. 하지만 김병철이 연기한 서인호는 밉지가 않았다. 못된 짓을 했지만 시청자들은 귀여워(?)했다.김병철은 '귀엽다'는 말은 공감하지 못했다. "인호가 귀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가 염두했던 작업의 반응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귀엽다는 단어가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은 못했다. 일방적으로 미워만 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분들이 시작을 어렵지 않길 바랐다."

서인호의 귀여운(?)면모는 때로는 애드리브로도 보이기도 했다. 대본에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김병철이 연구한 결과다. "기본적으로 애드리브를 잘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다. 저는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게걸음으로 이동한 것은 동선을 생각하다가 화분 뒤로 가는 것이 제일 자연스러워 보여서다. 대본에 그런 모션들이 명시된 것은 아니다. 그 장면에서 어머니(박준금)가 휘청하고, 인호는 승희랑 이야기를 하러 간다. 그 틈을 타서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춤을 춘다거나 환희에 차 키보드를 두드리는 장면은 제가 만들었지만 애드리브라고 보기엔 어려운 것 같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서인호 役 김병철/에일리언컴퍼니

사실 정숙, 승희 모두 의과대 출신으로 엘리트다. 그런 두 여성을 사로 잡은 서인호의 매력은 뭘까. 김병철은 "첫 리딩 끝나고 다들 인호의 매력을 묻더라. 승희와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춰졌을 것 같다"고 했다. "정숙에도 의무를 다하려고 했다. 아이들에 강압적인 면모도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장으로서 노력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인호는 우유부단하고 남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물론 20년 넘게 그런 관계를 끌고 온 것을 보면 능력도 있다. 정숙도 똑똑한 사람인데 안 들키지 않았나. 그리고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결코 떠밀리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걸 또 악인으로 보기도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은 분명했다. "인호가 장애인 등록하고 주차증을 받아놓지 않나. 그 장면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출장이라고 거짓말하고 승희랑 여행가는 길에 정숙이 병원에서 아프다고 할 때 '지금 컨디션, 나 학회 포기하고 가야할 정도야?'대사는 제가 연기하는 사람이었지만 그 말이 잘 안나오더라.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불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엄정화(차정숙 역)와는 20년차 부부 호흡을 보였고, 명세빈(최승희 역)과는 아슬아슬하지만 다정다감한 로맨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반부에는 정숙에 하늘 사진을 찍어 전송하고, 소금빵을 사다주고,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아내를 구하는 등 달라진 면모를 선보였다. 중년 로맨스를 한 소감을 묻자 "웃기면서도 새로운 경험이어서 재밌었다"고 했다. "후반부에 정숙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고 질투심을 느낀다. 갑자기 소금빵을 선물하고, 하늘 사진 선물 보낸다. 웃기면서도 그런 부분들이 재밌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너무 부정적인 국면에서도 한줄기 로맨스같은 관심을 표명하는 그런 행동이다. 저는 좋았다. 그런 부분을 잘 살리면 김병철이라면 중년 로코도 가능하지 않을까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웃음)."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서인호 役 김병철/에일리언컴퍼니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엄정화 배우님과 30년 가까이 같이 산 부부다. 저는 그런 경험이 없다. 엄정화 누나는 너무 유명한 사람이고 낯설다. 호칭이나 말투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관계를 어색하지 않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누나도 제안을 했었다. 그래서 말투도 친근하게 했다. 그게 어색함이나 이런 것들을 상쇄시켜준 것 같다. 호칭을 맞추면서 호흡을 맞춘게 둘 장면이 재밌게 비춰진게 영향을 준 것 같다."

명세빈에 대해서는 "세빈씨가 분한 승희 캐릭터는 어려운 캐릭터라 생각한다. 승희랑 인호 장면이 어렵게 느껴졌다. 시청자들이 보기 싫을 것 같았다. 세빈씨도 저와 같은 고민을 했다. 함께 만나서 작품 연습하고 얘기해보자고 하면서 합을 많이 맞췄다. 개인적으로 연습하면서 촬영 때까지 잘 맞았다"고 말했다.

서인호는 정숙을 두고 로이킴 교수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로이킴은 캐스팅의 승리다. 보기만 해도 열등감이 느껴진 느낌이다. 로이는 몰입하기 좋은 조건이었다(미소). 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존감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저는 열심히 재밌게 되게 유쾌하게 호흡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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