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범택시2' 신재하, 연이은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 강박을 깨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7 02: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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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신재하는 '일타 스캔들'부터 '모범택시2'까지 무려 화제작 두 작품에서 악역을 맡아 안방에 미움을 한 몸에 샀다. 하지만 '모범택시2' 최종회에서는 그도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간 온하준을 미워했던 시청자들은 잊어버렸던 그의 본명 '단우'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2014년 데뷔, 올해 10년차로, 군복무를 마친 후 연이은 두 작품으로 안방을 찾은 배우 신재하는  '모범택시2' 종영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다. 전역 후 두 작품을 연달아 끝낸 소감을 묻자 신재하는 "두 작품을 하게 된 것도 감사한데 둘다 너무 잘되서 기분이 너무 좋다. 고생한 보람도 있고 되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제이와이드컴퍼니
 

먼저 지난 1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장영석) 최종회(16회)가 전국 기준 시청률 21%를 기록, 순간 최고 25.6%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환호 속에 종영했다. 이는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로, 무지개 운수 팀 김도기(이제훈)가 교도소 안에서 금사회를 무너뜨릴 계획을 하며 교구장(박호산)과 최후의 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김의성)는 온하준(신재하)을 찾아가 교구장이 그에게 저지른 만행을 모두 알렸다. 온하준은 고아가 아니었고, 납치된 것이며 그의 부모는 죽기 전까지 아들을 찾아 다녔다. 특하 과거 온하준은 교구장의 지시로 자신이 살해한 남성이 자신의 부친이라는 사실에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결국 무지개 운수팀에 의뢰했고, 자신에 총을 겨누는 교구장을 끌어안고 교도소 옥상에서 투신했다.

신재하는 '일타 스캔들' 지동희 역과 '모범택시2' 온하준까지 연이은 두 작품에서 강렬하게 그려졌지만 안타깝게도 허무한 결말을 맞았다. 신재하는 "많은 분들이 동희의 참회를 바라신 것 같다. 저는 그 지점까지는 생각하기보다 대본에 몰입해서 충실히 이행하느라 그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방송 후 많은 분들께서 동희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표할 때 한편으로는 감사했다. 동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안타까워해주셨구나 감사했다. 촬영할 때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또 '모범택시2'에서는 전사가 그려지고, 이렇게 되지 않아도 됐을 아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논개 작적이었다. 저는 그게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실장은 살아있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 스틸/'모범택시'2


'일타 스캔들'과 '모범택시2'는 당초 방영 일정이 미정인 상태에서 제안 받았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방영 시기가 겹치면서 신재하는 본의 아니게 연이은 강렬한 악의 캐릭터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게 됐다. "처음 선택할 때는 방송 시기가 정해져있지 않았다. 겹칠 것이라는 생각을 안했다. 그래서 양쪽 다 함께하기로 했던 것이다. 방송 날짜 정해지고 나서 어떡하지 고민을 하긴 했다. 20대 때 했던 작품들은 맑은 캐릭터였다. 누구의 동생, 막내직원 그러다가 군대 가면서 공백이 생겼다. 그게 저한테는 짐이었다. 전역 후 30대에 그 이미지를 부숴야하지 고민이 많았다. 오히려 감독님, 작가님은 그게 무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오히려 그 지점이 반전의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셔서 제안을 주신 것 같다."

무엇보다 신재하는 전역 후 작품을 시작하는게 겁이 났기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배우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먼저 '일타 스캔들'에서는 대선배 전도연과 정경호가 함께했다. "경호 형이나 도연 선배님은 저보다 한참 선배님이다. 두 분 다 현장에서 너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분위기를 어떻게 그렇게 잘 끌어가지 싶을 정도로 모든 스태프들과 허울없이 지낸다. 술도 드시고 시간도 많이 보낸다. 거기서 나오는 분위기나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얘기를 녹여내시더라"

반면 '모범택시'는 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시즌2까지 이어진 것이다. 무지개 운수 팀은 이미 팀워크는 최상이었고, 신재하는 새로 합류한 것에 더해 이들과 맞서는 역할이었다. 부담이 없을 수가 없었다. "'모범택시2'에서는 시즌1을 함께한 분들과 해야해서 부담이 됐다. 만들어져 있는 호흡이 티키타카가 너무 좋더라. 시즌2는 또 다른 시작인데 어떻게 그대로 발전시켜서 가져가지?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서로의 캐릭터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본인의 것들을 가져가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다행인 것은 하준이 신입으로 들어오고 얼마 안되서 정체가 밝혀진다. 부담이 없었으면 거짓말이다. 대본 흐름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시즌1때 차지연 선배님이 빌런의 케릭터를 카리스마 있게 보여주셔서 그게 더 부담이 됐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제이와이드컴퍼니


두 작품은 촬영 시기도 똑같았다. 대본에서 그린 이미지도 있지만, 신재하 스스로가 이미지를 다르게 보이기 위해 고민해야 했다. "'일타 스캔들'과 '모범택시2'는 다르게 보여야지 고민보다는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작품 속에서 캐릭터로 보이는 게 우선이다. '일타 스캔들'은 이야기를 나눌 때 다른 결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다. 그릇된 사랑이 원인이었다. '모범택시2'는 무지개 운수 팀이 계속 저희가 운영하는 사업채마다 깨부수고 다녀서 처음부터 잠입해서'뭐하는 애들인지 두고보자'가 시작이다. 그런 것에 중점을 많이 줬다."

그러면서 신재하는 "'모범태시2'에서는 정체가 밝혀지고 나서 포커스를 더 많이 맞췄다. 머리를 다 밀고 있으면 기른다고 해도 머리가 다 똑같이 자란다. 전역 후 한 두달 안되서 작품을 촬영하니 스타일링의 한계가 있었다. 양쪽 다 모든 스태프들도 고민을 많이 했다. 정체가 밝혀졌을 때에 포커스를 맞추자는 결론이 나와서 거기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전역 후 현장 적응은 쉽지 않았다. 신재하는 "제훈형한테도 경호형한테 조언을 구했는데 어쩔 수 없다고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일타 스캔들' 첫 촬영 때 '우와 큰일났다.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복무 기간을 빼더라도 7~8년을 작품을 쉬지 않고 했다. 처음에 멘붕이 왔고, 첫방을 볼 때 데뷔했을 때보다 더 많이 떨었다.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했다. 불안함이 조금 해소가 된 것은 촬영 끝날 때쯤이었다. 초반에 치열(정경호) 쌤 차를 운전해서 집 밑에 주차하고 택시타고 갈 때, 차에서 내리면서 형의 대사가 물리면 안되니까 문 닫는 것과 치고 빠지는 것이 동선이 정리가 너무 안되서 어려웠다. 제 인생에 가장 어려운 씬이었다(웃음)."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방송캡처


'일타 스캔들'에서는 새총으로 쇠구슬을 쏘는 악행을, '모범택시2'에서는 불도저 김도기에 맞서며 잠깐이지만 액션을 선보였다. "쇠구슬을 직접적으로 쏘는 장면은 안 나온다. 쏘기 전과 후만 난온다. 그걸 일부러 의도하셨다. 직접적인 것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셨다. 그래서 쇠구슬 쏘기 전의 감정이나 표정에서 에너지를 주려고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모범택시2'에서는 액션이 나왔다. 액션을 안 해 본 것은 아닌데 다 맞는거였다. 근데 액션은 합을 맞추는 것은 다른 이야기더라. 하면 되겠지 했는데 아예 기본기부터 트레이닝을 받고 액션스쿨 분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공을 많이 들여서 준비했다."

딱 이틀 차이를 두고 촬영이 끝났다. 다른 사람의 두배의 스케줄을 7개월 동안 소화한 신재하는 촬영이 끝난 후 크게 아팠다. "다행히 하루에 두 작품을 동시 촬영한 날은 없었다. 후반부에는 두 달은 하루도 못 쉰 것 같다. 종영의 허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너무 아팠다. 끝나면 아프겠다 싶었는데 끝날 때쯤 대상포진이 올라오고 가라앉으니까 독감처럼 와서 2월 한 달은 병원을 다녔다."

자연스럽게 휴식 기간이 주어졌고, 두 작품 모두 본방사수를 할 수 있었다. 신재하는 시청자의 반응도 좋았기에 "아파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일타 스캔들'은 방송이 촬영 끝나기 전에 첫방을 했다. 반응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뿌듯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반응이 많이 오니까 기분이 좋았다. 아파서 누워있는데 혼자 실실거리고 그랬다. 아픈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 스틸/'모범택시2' 


'모범택시2' 방영 중 대한민국의 사이비 종교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며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놨다. JMS(정명석)부터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 등 사이비 종교의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됐다. '모범택시2' 7회와 8회 에피소드는 사이비에 빠진 언니를 구해달라는 의뢰인이 등장하며 소재가 완벽히 맞물렸다. 특히 7, 8회 시청률은 16%까지 치솟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신재하는 "종교 이야기가 공개됐을 때 '이게 이렇게 맞나?' 기가 막힌다 싶었다. (잘)되려니까 어떻게든지 되려나보다 생각되더라. 나의 몇 년치 운을 끌어다 쓴 것일까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

신재하는 '모범택시2'에서 비록 악역을 선보였지만, 한 명의 시청자이자 국민이다. 대중은 안티 히어로 '무지개 운수'팀에 열광했다. '모범택시2'는 첫회부터 12.1%를 기록, 최종회가 2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안티 히어로에 대한 신재하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하준이가 전에 했던 행동들이 잘못된거고 벌을 받아야하는 것은 맞다. 저는 '안티 히어로'는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빌런이 없으면 히어로도 없다. 법으로 심판을 받게 할 수도 있지만, 살면서 그런 지점들이 있다. '이런 놈들 벌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있다. 그걸 시원하게 대리만족을 시켜주기 때문에 '모범택시' 시리즈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모니터링을 하다보니 내용을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제이와이드컴퍼니


악역에 도전하며 스스로 새로운 얼굴도 마주했다. "할 때는 몰랐다. 방송 나오면서 보니까 제가 모르던 눈빛과 표정들이 있더라. 촬영하며서 모니터를 하지만 편집이 붙어서 방송을 보면 제가 낯선 모습들이 있더라. 나한테도 저런 모습이 있네? 그런 지점이 많았다. '일타 스캔들'에서는 쇠구슬 장전하는 눈빛. 치열과 처음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다. 거짓말이 들통나서 막말할 때. 그 장면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짤리고 나서 집에서 혼자 벽에 붙은 사진을 뗄 때도 낯설더라. '모범택시2'에서는 액션할 때 제 눈빛이 낯설었다. 제훈형과 부딪혔을 때 나오는 미묘한 분위기와 표정들이 제가 모르는 모습들이었다."

실제 신재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친구들에는 일중독인 사람의 이미지가 강하다. 항상 타이트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옆에서는 저를 그렇게 보더라. 작품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당연히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저는 귀차니즘이 심하다. 촬영 외에는 누워있다. 운동은 필요한 것이니까 하지만 사실 운동하기 싫다. 가는 것도 싫고 하는 것도 싫다. 그것 이외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게으름을 많이 피운다. 장난도 많이 치고 밝은 성격이다. 그 평화가 너무 좋다. 일을 하면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에너지를 많이 쏟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에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 시간에 에너지를 채운다."

최근 일본 여행을 갔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밖에 잘 안 돌아다닌다. 얼마 전에 시사회 갔을 때 보통 지나가면 캐릭터 이름을 말씀 하시는데 이번에는 '신재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짧게 일본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한국분들이 많이 안가는 동네를 일부러 갔다. 이자카야에서 맥주를 마시고 혼자 그러는데 일본 현지분이 신재하 아니냐고. 모범택시를 봤다고 하더라. 그때 K-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미소)."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온하준 役 신재하/제이와이드컴퍼니

무엇보다 주말 황금 시간대에 아들이 금토일 인기 드라마에 출연했기에 부모님도 좋아하신다. "'일타 스캔들'에 나올 때는 되게 속상해하셨다. 캐릭터를 보면서 속이 많이 상하셨던 것 같다. '모범택시2'나오고 주변에서 알아봐주시고 하면 뿌듯해하신다. 사인을 부탁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주변에서 부탁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연이은 흥행으로 맞은 30대. 20대 때는 마냥 어린 이미지가 강했지만, 30대의 시작은 강렬했다. 신재하는 무엇보다 대중이 자신의 이름 세글자를 오래 기억해주길 바랐다. "사실 어린 이미지를 만들자는 목표는 아니었다. 저한테 주어지는 역할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이미지가 구축이 됐다. 30대가 되고 나서 그런 이미지는 하면 안될 것 같다는 강박이 있었다. 마냥 어린 이미지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있어다. 지금도 이미지에 대한 목표는 없다.30대 목표를 세운게 20대 때처럼 불안감과 다급함, 초조함을 내려두고 싶었다. 그 30대의 시작이 좋아서 너무 행복하고 유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의 30대는 다 그랬으면 좋겠다. '일타 스캔들'은 작품 전체에 관심도가 높았고, 신재하보다 지동희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모범택시2'는 신재하라는 배우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일타 스캔들'이 잘되면서 탄력을 받은 것도 있지만, '모범택시2' 이후에는 저라는 배우에 대해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시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서 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신하균, 김영광과 함께하는 누아르 드라마 '악인전기'다. 느와르를 또 하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은 있었다.이미지를 벗겠다는 마음보다는 영광 형이랑 작품을 같이 했었었다. 이번에 대본을 읽었는데 진짜 재밌더라.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장르를 따진 부분은 아니다. 저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이 브로맨스가 많았다. 멜로를 한번 쯤 해보고 싶다. 사극도 해보고 싶다. 사극에서 액션을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배낭여행이다. "최근에는 취미로 골프도 배웠고, 전역 후 꿈을 펼치자 생각으로 나왔는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더라. 욕심은 올해 연말쯤에 길게 여행을 가보고 싶다. 20살 때 혼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간 기억이 너무 좋았다. 30대의 시작을 똑같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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