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표예진 "'모범택시' 안고은은 뭘 해도 좋아해주셨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2 02: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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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12년 데뷔한 배우 표예진은 2017년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애인이 있는 남자에 끊임없이 대시하는 장예진으로 분해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당신이 잠든 사이에', '미워도 사랑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출연하며 필모를 쌓았고, 특히 바로 전작인 'VIP'에서 불륜녀로 등장해 얄미운 악녀 온유리를 연기,'희대의 악녀'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샀다.


하지만 표예진은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의 홍일점 안고은을 만나 정 반대의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무지개 운수'에서 해커 겸 김도기(이제훈)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환벽하게 수행하며 뭘 해도 '우리 고은이'라며 사랑받는 캐릭터로 거듭났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안고은 役 표예진/시크릿이엔티


'모범택시'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라는 슬로건으로,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사적 복수 집단 '무지개 운수' 팀은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함에도 오히려 법의 사각지대 안에서 풀려나는, 피해자는 아직 용서하지 않은 가해자에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정의를 실현했다. 매주 금요일 밤 충격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토요일 밤 통쾌함을 선사했다.

'모범택시'는 시즌 1에 이어 2까지도 시청자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모범택시2' 최종회는 21.8%를 기록하며 자체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스페셜 방송까지 방영됐다. 종영 후 스포츠W와 만난 표예진은 "시즌제도 처음이고 시즌2를 하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시즌2를 시작했다. 그것도 생각 이상의 사랑을 받아서 믿기지 않다. 엄청 행복하게 촬영하기도 했고, 방송 보면서 저도 스스로 즐겼던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표예진이 분한 '모범택시'의 안고은은 한때는 꿈 많은 고등학생이었지만, 언니가 불법 성관계 동영상 피해를 입고 자살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그는 해킹에 몰두하다가 파랑새 재단을 통해 무지개 운수팀으로 합류했다. 시즌2에서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다시 '무지개 운수팀'으로 합류했다. "더 이상 어린 아이같은 모습은 아니고 성숙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돌아올 때는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훨씬 더 투철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내에서도 든든한 존재가 되려고 하고, 전문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안고은 役 표예진 스틸/SBS


안고은은 해커로서, 그가 뚫지 못하는 방어벽은 없다. 어떤 암호도 풀어내며 김도기 기사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하지만 전형적인 해커와 달랐기에 그가 중점을 둔 것은 필사적인 절박함이다. "그냥 해커의 기술보다는 언니에 대한 아픔으로 시작한 일이다. 이 일을 하는 이유가 절박함과 필사적인 것에 맞춰져있다. 천재적인 해커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에 초점을 뒀다. 저는 빈 화면을 보고 촬영하는게 대부분이다. 어떤 화면을 보고 검색해서 주는지 상황적으로 이해를 했어야 한다. 프로같이 보이려면 타이핑 하는 부분을 고민해야 했다."

주로 컴퓨터 앞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돌파구를 찾아 김도기를 도왔지만, 현장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치는 일당들이 등장한 3, 4회 에피소드에서는 가수 은이로 등장했고, 부동산 컨설팅 에피소드에서는 도기와 신혼부부로 호흡했다. "시즌1에서 도기 오빠를 재밌게 봐서 저도 기회가 오면 제대로 하겠다는 욕심이 났다. 마라카스 악기도 제가 아이디어를 냈다. 시골 어르신들에 애교있고 유연한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뻔뻔하고 당돌하게 잘 하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또 이제훈과 신혼부부로 호흡했던 때를 떠올리며 "도기 오빠가 부캐를 워낙 잘 하는 분이라서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 어디까지 과하게 해도 되는지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고 커플룩에 대한 의견도 제시해줬다. 넥타이 색을 정하면, 제가 그걸로 머리를 묶겠다 이런 식으로 했다. 맞추지 않아도 스킨십을 하고 하트를 만드는 등 즐겼다"고 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안고은 役 표예진/시크릿이엔티

 

시즌1에 이어 2까지 '무지개 운수' 팀의 수장 김의성(장성철 역), 이제훈(김도기 역), 장혁진(최주임 역), 배유람(박주임 역), 그리고 홍일점인 표예진(안고은 역)까지 전원이 시즌2까지 함께 했다. 시즌2의 시작을 알리는 지하정비실에서 다시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특별하게 서로 뭔가를 해도 놀라지 않는다. 리허설이 많지 않아도 척하면 척인 느낌이었다. 어떤 애드리브를 해도 서로 받아줄 수 있다. 정말 많이 편해진 게 느껴졌다."

'무지개 운수' 팀의 수장인 김의성에 대해 표예진은 "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어른이다. 저희를 가르쳐서가 아니라 훨씬 더 친근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해주셨다. 저희보다 더 현장에서 먼저 가깝게 다가와주셨다. 요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오히려 더 친구처럼 지내려고 하셨다. 진중할 때는 진중하기고 굉장히 멋있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행동대장 김도기로 분한 이제훈에 대해서도 전했다. "엄청 든든한 선배다. 제훈오빠가 있기만 해도 든든할 정도다. 본인의 몫을 200%, 300% 해주셔서 현장에서 존재가 굉장히 크다. 제일 힘든데도 제일 밝고 파이팅 하는 에너지가 있다. 정말 멋진 리더의 느낌이었다(미소)."

 

▲SBS 드라마 '모범택시2' 표예진 이제훈 스틸/SBS


특히 언니의 일로 상처 받은 고은이 유일하게 마음을 연 인물이 김도기다. 이에 고은은 도기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필사적이었다. 자연스럽게 도기, 고은의 러브라인이 그려졌고 시청자들은 응원했다. "도기와 고은 케미를 너무 좋아해주셔서 놀라울 정도였다. 저는 짝사랑으로 연기를 하지 않았다. 고은한테 도기는 내 아픔을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깊은 이해관계, 일에 대한 신뢰감, 언니를 대신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복합적으로 된 것 같다. 그게 사랑이라기보다는 이상적인 인간관계의 케미라서 그걸 좋아해주지 않았나 싶다. 살면서 그런 사람 하나 얻기 쉽지 않은 것 같다. 고은과 도기만큼 서로의 목숨을 걸어도 될만큼의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저한테는 가족이 있다."

'모범택시' 시즌2가 끝난 후 시즌3도 자연스럽게 논의, 확정됐다. 시즌2에서는 노인을 상대로 한 범죄, 아이들을 이용한 부동산 컨설팅, 사이비 교주의 만행, 독거 노인을 상대로 한 대리 수술하는 의사, 블랙썬 에피소드까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실화를 소재로 매회 두 편씩 그려졌다. 표예진은 "저는 아이들을 이용한 부동산 컨설팅 에피소드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제일 잔인했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즌3도 당연히 함께 하고싶다는 표예진은 "제가 원래 '꼬꼬무'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모범택시' 하면서 내가 사회에 관심이 부족했구나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 싶다'도 보기도 하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저도 연기하는 입장이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통쾌함늘 느끼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당한대로 갚아줄 때 쾌감이 큰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안고은 役 표예진/시크릿이엔티

 

표예진은 '모범택시2'와 함께 자신의 첫 사극인 '청춘월담'도 함께 종영했다. 두번째 만에 기회를 얻어 합류한 '모범택시' 시리즈는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고은이라는 캐릭터에서 보여줄게 많아서 도전한 지점도 많았다. 그걸 잘 쌓아와서 시즌2까지 마무리했을 때 저한테 조금 더 깊이있게 고민할 줄 알게되고 조금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제가 뭘 해도 시청자분들이 싫어할 때가 있었다. '모범택시'에서는 고은이가 뭘 해도 좋아하시더라. 무지개 운수를 우리 편이라면서 무조건 적으로 응원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춘월담'은 제가 환기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제가 나오는 씬들이 재밌다는 반응이 제일 뿌듯했다."

표예진은 데뷔 10년차와 함께 30대를 맞았다. '모범택시2' 촬영이 끝난 후 잠시 휴식차 여행을 다녀왔다. 차기작은 '낮에 뜨는 달' 촬영 준비에 돌입했다. "부모님이 진짜 좋아하셨다. '청춘월담'을 1년 전에 찍었다. 딸이 일은 했는데 안 나와서 오래 기다리기도 했다. 갑자기 동시 방영을 하면서 4일 방송을 하니까 너무 좋아하시고 본방사수를 열심히 했다. 아빠는 회식 하다가도 뛰어고 그랬다고 하더라. 동생들은 잘 챙겨보지 않았는데 '모범택시'를 너무 좋아하면서 봤더라. 30대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저는 연기하는 게 좋다.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 도움될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작품에 도움이 되서 이분들이 다음 일할 때 또 저를 필요로 한다면 그게 제일 기쁘더라. 동료들에 힘이 되고 인정받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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