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스 출신 이준영, '너의 밤이 되어 줄게'서 아이돌 밴드 리더 윤태인 연기
-겉으론 완벽하지만 어릴 적 트라우마로 몽유병 앓고 있는 내면의 상처를 가진 인물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아이돌 경험은 제겐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전 세계를 홀린 K-POP 아이돌의 인기에 비해 아이돌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늘 홀대를 받는다. '내 오빠의 연애'를 달갑게 여기는 팬들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 이준영은 연이어 아이돌 소재의 드라마 '이미테이션'과 '너의 밤이 되어 줄게'에 출연했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이준영은 "어떻게든 아이돌이 비춰지는 것이 좋다"며 아이돌 소재의 작품에 참여하는 이유를 전했다.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 줄게' 윤태인 役 이준영/제이플랙스 |
이준영이 출연한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 줄게'(극본 서정은, 연출 안지숙/이하 '너의 밤')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신분 위장 입주주치의의 달콤 살벌한, 멘탈 치유 로맨스다. 매주 일요일 밤 11시 5분에 편성, 최고 시청률이 2.1%, 평균 1.5%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종영 후 스포츠W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준영은 "제 인생에 제가 밴드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밴드 메인보컬 역할이라서 굉장히 설렜어요. 즐거웠던던 현장이었고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어요"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준영은 '너의 밤'에서 월드스타 밴드 루나의 리더 윤태인으로 분했다. '엄친아'인 윤태인은 루나의 모든 곡을 직접 만들고 쓰는 프로듀서이자 메인 보컬로, 음악 천재 아이돌이다. 하지만 그의 전작은 아이돌 소재의 '이미테이션'. 이준영의 생각과 달리 시청자의 입장에서 '또 아이돌 드라마'였다.
이준영은 "전작도 아이돌 관련 작품인데 둘다 너무 결이 다른 작품이었어요. 역할도 달랐죠.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전작에서는 감정적이었다면, '너의 밤'에서는 차가운 친구에서 변화하는 과정이 차이점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차별점을 전했다.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 줄게' 윤태인 役 이준영/제이플랙스 |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윤태인은 어릴 적 트라우마로 몽유병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이준영은 스타가 아닌 '인간 윤태인'에 끌렸다. "윤태인 인생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어요. 상당 부분 저와 닮아 있는 친구였어요"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보이고 남들이 볼 때는 까칠할 수 있지만 이면에는 어릴 때 받은 트라우마와 아픔 때문에 병에 걸리고 혼자 아파해요. 혼자 이겨내려고 하죠. 남들의 도움 안 받고요. 그런 것들이 짠해보이기도 했어요. 윤태인이라는 가수를 아는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죠. 그런 윤태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면서 좋았어요. 상처가 많고 가시가 되게 많이 돋혀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시들이 점점 잘려나가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준영은 윤태인과 자신이 노력형이라는 점과 잘하고 싶은 마음가짐이 닮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부담이 된 것은 밴드 연주와 몽유병 증상 연기다.
"몽유병을 갖고 있지 않아서 텍스트로만 연구했어요. 실제 모습들을 못봐서 그게 좀 아쉬웠죠. 상상속에서 만들어야해서 안타까웠어요. 처음에는 눈 감았을 때 세트장 구조를 외운다거나 실눈을 뜨거나 한 곳만 응시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노력을 했었어요."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 줄게' 윤태인 役 이준영/제이플랙스 |
루나는 글로벌 밴드 그룹이기에 콘서트 연주 씬은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춤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고 연주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밴드여서 좋았던 부분은 무대 위에서 사방을 보면서 멤버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던 것 같아요. 반대로 고충은 악기가 처음이다보니 이걸 어떻게 해야 소리가 잘 날지가 고민이었어요. 저는 무식하게 열심히 하는 타입이라 물집이 많이 생겼죠. 아프기도 하고 코드 외우느라 기타 솔로 부분도 배워야 하고 외워서 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집중하려고 했어요.
콘서트 씬에서 실제 두 곡을 현장에서 연주했어요. 그때가 진짜 멋있게 퍼포먼스도 해야해서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천재 아이돌'이라는게 대체 뭘까, 고민을 하던 중에 태인이의 성격을 파악해보니까 조금씩 그려졌어요. 약간 내 모습을 끌어와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준영과 함께 루나로 호흡한 이들은 뉴이스트 종현, ab6ix 동현, 윤지성, 장동주다. 특히 종현, 동현, 윤지성은 가수 후배이기에 공감대가 컸을 터. 이준영은 "조언은 안했고 주로 칭찬을 했어요"라고 했다.
"제가 선배라고 특별한 조언은 안했어요. 제가 만났던 선배들은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는데 연기적인 것들보다 제가 이 상황에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셨거든요. 그게 너무 감사해서 그때의 기억들을 많이 떠올려서 받은 만큼 돌려주고자 생각했어요. 그때 나의 감정과 비슷할테니, 정말 좋게 느꼈던 선배님들이 했던대로, 의견을 내달라고 하기도 하고 질문을 저도 많이 했어요. 서로의 캐릭터에 대한 대화도 많이 했고 대사할 때 템포만 당기자고만 얘기했죠. 주로 칭찬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 줄게' 윤태인 役 이준영/제이플랙스 |
이준영은 촬영 현장 분위기를 묻자 "웃음이 많았어요"라고 회상했다. "사실 동현이는 저랑 어릴 때 사석에서 본 적 있어요. 나머지 멤버들은 본 적 없어서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어요. 덕분에 정말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작품 통해서 이만큼 친해질 수 있다는게 신기했어요. '우리가 실제 그룹 멤버면 매니저가 엄청 힘들겠지'라는 말도 했었어요. 힘들다는게 까탈스럽고 예민해서가 아니라 저희가 웃음이 너무 많아서 웃겨서, 힘들다는 의미였죠. "
그 중 장동주는 아이돌 경험이 없는 신예 배우다. 이준영은 "제일 몰입을 많이 한 배우에요. '형이 되게 힘들겠구나' 싶었다어요 저희는 경험이 있지만 형은 못 해봤잖아요. 근데 제일 멋있게 나온 멤버라고 생각해요."
아이돌 그룹에 이어 아이돌 밴드까지, 이준영의 연이은 선택은 많은 궁금증을 모았다. 아이돌 그룹으로 오래 활동하지 않은 탓에 미련이 남는 것일까. 이준영은 "미련은 없어요"라고 했다. "미련이 남은 것은 아니에요. 무대에 서는 순간이 설레는 것은 있어요. 이번에는 밴드라는 특별한 소재 때문에 좋았어요. 사실 음악은 항상 너무 좋아요. 무대도 너무 좋다고요. 제가 연기에 집중한다고 해서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죠. 저한테 아이돌 경험은 제겐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전보다는 많이 발전해서 음악 방송이든 가수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가 많아지고 세분화 되서 클릭 한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잖아요. 얼마만큼 연습을 하고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이런 모습들만 안 보이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아이돌의 모습에 대해서 아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좋아요. 제가 아이돌 출신 배우고, 제가 시작한 일이 어떠한 방식이던지 비춰지는 게 결과와 상관없이 좋아요. 아이돌 작품 또 제의 들어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어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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