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그야말로 제대로 폼 미쳤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부터 '불한당','헌트'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걸크러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전혜진이 이제껏 본적 없는 '엄마'를 그려내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전혜진의 트레이드 마크인 '걸크러쉬'와 이제껏 감춰뒀던 러블리한 면모가 한데 어우러지며 폼 미친, 이 시대가 환호하는 엄마가 탄생했다.
전혜진이 출연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극본 민선애, 연출 이민우)은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 22일 최종회가 방송됐다.
▲ENA 드라마 '남남' 김은미 役 전혜진/호두엔터테인먼트 |
최종회에서는 은미가 딸 진희를 위해 결혼을 결심했다가 결국 포기했지만, 갑작스럽게 자신의 친모 같았던 미정(김혜은)의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이후 박진홍(안재욱)과는 연인 관계를 유지, 딸 진희(최수영)가 본사 복직 발령을 받고 독립선언을 하자 이를 반대한다. 하지만 진희는 복직하지 않고 배낭여행 세계일주를 결심했고, 담담한척 했지만 은미는 결국 진희와 함께 세계여행길에 오르며 막을 내렸다.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남과 남을 뜻하는 '남남'은 이 세상 그 어떤 모녀보다 강하고 끈끈한 두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종영에 앞서 강남 모처에서 만난 전혜진은 "기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남남'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 우려도 했지만 잘 받쳐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자신감을 얻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전혜진이 분한 김은미 캐릭터는 고등학교 시절 아이를 낳은 미혼모다. 딸은 있지만 미혼인 그녀는 엄청난 동안의 소유자다. 딸과 함께 있으면 모녀보다 자매로 볼 정도다. 푼수 같기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침없는 성격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모성애를 지닌 인물이다. 전혜진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김은미' 캐릭터에 끌렸다. "은미 안에 제가 생각한 로맨스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이전 작품들 캐릭터가 좋았던 부분들이 있지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사랑스러운 모습도 있고, 코믹한 모습도 은미를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NA 드라마 '남남' 김은미 役 전혜진/방송캡처 |
김은미는 이제 껏 본적없는 엄마였다. 전혜진은 처음 접근할 때부터 '엄마'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은미 아니고는 이럴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중간중간 엄마의 모습이 등장하긴 한다. 엄마로서 딸에 대해 알아야 하는 부분들을 이야기 한다. 근데 제 주변에는 은미, 진희 모녀같은 모녀가 꽤 있다고 하더라.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는 모녀지간. 엄마가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경우에는 어린 시절을 보상받고 싶어한다. 은미의 경우는 특수한 가정사가 있는 인물이다. 그 삶 안에 내포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많이 공감하더라."
'남남'은 첫회부터 화제를 모았다. 엄마인 은미가 자기위안을 하던 모습을 딸 진희에게 들킨다. 전혜진은 "'엄마도 여자'라는 부분까지 건들여서 좋았다. 그런 지점까지 나오는 것과는 별개로 현실적으로는 우려가 됐다"고 말했다. "은미 캐릭터 얘기할 때 감독님께 물어봤었다. 감독님의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 막상 찍기 전에는 그림도 모르겠고, 세트 위치도 몰라서 걱정했다. 근데 오히려 촬영할 때는 제가 더 세게 했다. '엄마도 그럴 수 있다. 너도 여자잖아?' 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은미는 기본적으로 멋진 여성이다. 길을 걷다가도 수상한 낌새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에 드라마에서는 피의자로부터 위협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부터 학대 받는 아이, 길에서 위협받는 여성 등을 구했다. 뿐만 아니라 팬티를 훔쳐간 변태남을 응징하고, 자신의 딸을 '금붕어 똥'으로 치부하는 동네 여자들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걸크러시 면모는 전혜진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ENA 드라마 '남남' 김은미 役 전혜진/호두엔터테인먼트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미는 엄마였다. 누구보다 강하고 든든하기만 했던 딸 진희가 '금붕어 똥'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날 버릴까봐 무서웠다'고 속내를 토로했을 때는 무너졌다. 전혜진은 "그 부분은 울면 안될 것 같았다. 은미가 같이 울면 캐릭터가 무너질거 같아서 조금 울 것 같으면 촬영을 멈췄다. 감독님과 중간에 리허설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딸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쇼킹했다. 숨긴다고 숨기고, 상처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직접적으로 들었을 때는 울 것 같지 않다고 말했었다. 진희의 감정은 터졌지만, 은미는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감정의 수위를 조정하는데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
전혜진은 실제 두 아들의 엄마다. 그는 "확실한 것은 아빠는 이걸 모른다. 여자는 너무 복잡한 것 같다. 저는 엄마랑도 너무 많이 싸웠다. 어떤 친구들은 엄마랑 늘 여행을 다니더라. 제 아이들은 둘 다 성향이 너무 다르다. 여자 대 여자로 만나면 딸과 엄마는 가짓 수가 엄청나지는 것 같다. '남남'에서 그런 부분들이 보여져서 너무 좋았다. 서로 사과를 하고 쿨하게 넘어간다 던지 하는 부분들. 이 드라마는 어린 친구들도 좋아하지만 어머님들도 많이 좋아하더라. 요즘 애들과는 이렇게 해도 관계를 할 수 있구나 알게 돼 신선했다는 반응도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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