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독전'에 탐나던 역할 있었어요"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8-07 15: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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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여자] '만능 스포테이너' 강소연 인터뷰
사진: 강소연 인스타그램
배우이자 방송인, 피트니스 모델이자 인스트럭터, 그리고 스포츠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능 스포츠 우먼’이자 ‘만능 스포테이너’ 강소연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출신으로 지난 2011년 아이돌 그룹 'WE' 멤버로 데뷔해 가수 활동한 경험이 있는 강소연은 이후 연기자로서 활동을 펼쳤고, 방송인으로서 MBC 스포츠의 ‘야구 읽어주는 남자’, SBS스포츠의 ‘야구 앤 더 시티’, MBC ‘스포츠 매거진’ 등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에서 패널로서, 또는 MC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최근 당구 예능 프로그램인 ‘7전8큐’ 시즌1에 출연해 전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 등을 물리치고 우승까지 차지한 강소연은 복싱 선수 출신으로 현재 복싱 인스트럭터 겸 심판으로 활동중인 동생 강소진과 함께 복싱 체육관인 ‘히트핏’을 운영하는 한편, 복싱 용품 브랜드 ‘코리안 비트’를 프로모션 하고 있다.
강소연과 인터뷰를 가진 장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의 복싱 체육관 ‘히트핏’이었다.
히트핏의 문을 연지는 약 6개월이 됐다. 운영 초기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는 어느 정도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복싱 피트니스 체육관을 열게 된 이유는 역시 복싱인인 아버지와 동생의 영향이 컸다. 강소연의 아버지는 복싱협회 이사를 역임했고, 동생인 강소진은 현재 복싱 인스트럭터로서 히트핏에서 회원들을 지도하는 한편, 복싱 심판으로도 활동 중이다.
“아버지께서 복싱선수셨고, 여동생도 복서고, 저도 복싱을 하고 있고, 그리고 제가 복싱용품을 만들고, 복싱 사업을 운영하고 대회 운영도 하고….그래서 저희는 복싱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고 싶어서 오랫동안 준비했어요. 그래서 체육관을 다른 운동으로 차리는 것보다는 저희가 가장 코어로 생각하는 복싱을 시작으로 해서 좀 다양한 분들이 재미있게,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고 싶어서 하게 됐죠.”
복싱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업가로서 강소연은 벌써 8년째 생활체육 복싱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 복싱 문화 전반을 새롭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고 자신이 운영중인 복싱용품 브랜드 코리안 비트를 홍보하기 위함이다.
대회의 주최자로서 ‘일인다역’을 수행하고 있지만 직접 선수로서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저는 주최이기 때문에 제가 상을 드리고 있습니다.(웃음) 제가 주최를 1, 2년 했을 때는 나가려고 생각을 해봤었는데 지금 8년째 되니까 나가기가 애매해졌어요.”
곧바로 유치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선수출신인 동생과 스파링을 해 본적은 없는 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강소연은 그에 관한 질문을 평소에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같은 거 하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겨요?’ 이런 거 진짜 많이 물어보세요. 그걸 정말 많이 물어들 보시는데요 동생이랑 저랑 어렸을 때 싸우면 제가 이겼죠. 근데 지금은 두려워요. 언니라는 걸 잊고 때릴까 봐서요.(웃음)”
왼쪽부터 강소연, 강소진 자매(사진: 강소연 인스타그램)
만능 스포츠 우먼으로서 다른 종목들과 비교할 때 복싱만이 갖는 매력은 무언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자못 철학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일단 때리고 맞는 일이 쉽게 일상생활에서 쉽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잖아요. 복싱을 하다 보면 많은 주먹이 왔다 갔다 하는데 버티다 보면 공격할 기회가 있지만 ‘난 여기서 포기할래’ 하면 기회는 없죠. 복싱은 3분 운동인데 ‘내가 이 3분도 못 버텨냈어?’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좌절감이 들어요. 복싱은 견디는 방법을 알게 해줘요. 어떻게 3분을 버티고 견디고 어려움을 풀어나가는지를 알려주죠. 그렇게 3분을 버텨내고 나면 ‘내가 살아있네. 버텨보니까 또 버텨지네?’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죠. 다른 한편으로 보면 복싱은 농구 같은 단체 스포츠와는 달리 자기 자신밖에 믿을 사람이 없고 누구한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기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본능적이고, 자기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이전에 그 어떤 복싱 해설가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멋진 ‘복싱예찬’이었다.
“이 브랜드(코리안 비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재미 있는 일들은 다 시도를 할 예정이에요. 예를 들면 제가 입는 옷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세요. 운동할 때 입는 옷이나 운동 끝나고 입는 옷, 친구들 만났을 때도 편한 사복 같은데 트레이닝 같은 옷에 대해 너무 많이 물어봐 주셔서 코리안 비트를 통해서 그런 옷들도 선보일 예정이고, 지금 하고 있는 행사들 규모를 더 키우고 싶어요.”
강소연은 코리안 비트를 통한 패션 사업 외에도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를 통한 커스텀 글러브나 헤드기어를 만드는 일, 복싱짐을 활용한 파티, 공연, 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문화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복싱 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일단 오는 11일 경기도 평택에서는 강소연의 코리안 비트가 8년째 주최하는 생활체육 복싱대회가 개최된다.
사진: 레벤스아트
잠시 화제를 그가 출연했던 당구 예능 ‘7전8큐’로 돌려봤다. 평소 당구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강소연에게 ‘7전8큐’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평소에 당구를 치는 여자는 못 본 거 같아요. 당구를 쳐도 포켓볼 정도지. 3쿠션 치러가자고 하는 여자는 없었거든요. 복싱도 ‘무슨 여자가 복싱을 해’ 이런 시선들이 있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맛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생각으로 처음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한번 해 보지 뭐.” 이러고 했는데 시즌1에서 개인전 우승까지 했어요. 재미있게 마무리 했죠.”
‘7전8기’에 출연 당시 프로그램 제작진은 강소연과 신수지의 라이벌 구도를 연출,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형성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강소연은 프로 당구 선수처럼 매주 승패가 갈리는 미션을 받았다. 적당히 할 수도 있었지만 강소연의 승부욕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겨울 내내 강소연은 당구장에 살다시피 했다.
“수지는 워낙 운동선수로 유명한 친구고, 저는 프로 운동선수가 아닌데 자꾸 저한테 사람들이 수지를 이기길 바라는 거예요.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사진: 강소연 인스타그램
지금까지 경험해 본 스포츠 말고 최근에 호기심을 갖게 된 스포츠 종목이 있는지를 묻자 강소연은 주저 없이 ‘서핑’을 꼽았다. 그런데 그의 SNS를 보다 보면 현재 그가 서핑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심의 수준은 단순한 호기심의 수준을 넘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서핑에) 사람들이 삶을 자꾸 내려놔요, 저도 한 번 내려놓을 뻔 했다가 정신차렸죠.(웃음) 이거(복싱짐)차리면서….사실은 이걸 양양에 차릴까 생각도 했었죠.(웃음) 서핑을 잘하고 싶은데 저는 진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최근 강소연은 비키니 화보 한 컷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며 화제가 됐다. 174cm의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미 넘치는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난 자태가 단연 돋보이는 화보였다. 여기저기서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그림’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동안제가 스포츠모델로 촬영하면서 핏한 운동복을 입고 촬영한적은 있었지만 비키니를 입고 촬영한건 처음이에요. 이번 화보는 개인소장용 화보를 찍은 거예요. 좀 의미 있게…남성 잡지에서도 제의가 왔었는데 그런 데서 찍은 게 이슈가 되면 그 동안 열심히 해온 게 (무시되고)섹시함을 어필해서 이런 이슈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런 느낌으로 갈까 싶어 조심스러웠어요.”
돌이켜 보면 배우로 활동하면서 ‘노출’에 대해 강소연은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가져왔다. 매우 보수적인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지만 섹시한 이미지가 자신의 노력을 가리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은 제목만 대면 모두 알 수 있는 흥행 영화 출연 제의도 배드신 장면 때문에 고사했었다.
사진: 레벤스아트
하지만 서른 한 살이 된 지금은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이제 벗어서 뜰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보다는 이젠 좀 자신 있게, 그런 말(섹시함을 어필해서 이슈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안 듣고도 당당하고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프로야구 선수인 동생의 영향으로 강소연은 프로야구 관련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약을 했었다. 이 시절 강소연은 ‘노출’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줬다.
“2년 정도 MBC 스포츠의 ‘야구 읽어 주는 남자’를 했었어요. 근데 제 코디 언니가 교통사고가 나서 못 오게 된 거예요. 그 전까지는 옷을 매번 아나운서처럼 정말 단정하게 입고, 공부도 열심히 해가서 하루 종일 달달 외워서 좀 더 전문적인 얘길 하고 싶어하고 그랬는데 코디 언니가 못 오는 바람에 방송국에 하나 남은 의상을 입어야 하는 거예요. 근데 그게 가슴골이 엄청 파인 옷이었어요. 옷이 그거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걸 입었는데 그게 검색어 1위 찍고 사진이 엄청 많이 돌아다니고 했죠. 좀 허탈했죠. ‘2년 동안 난 뭘 한 거지? 사람들은 내가 섹시한 걸 되게 좋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좀 했죠”
그땐 그런 생각에 자괴감도 들고 허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때 겪은 그런 경험에서 스스로 섹시한 매력이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여러 무기 가운데 하나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소연의 생각이다. 최근 비키니 화보 촬영에 임했던 것도 그와 같은 생각에서 비롯됐다.
사진: 강소연 인스타그램
강소연은 앞으로 본업인 배우로서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양한 스포츠로 단련된 배우인 만큼 일단 액션 연기를 펼치는 배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운동을 잘 하는 게 장점이니까. 영화에서도 그런 캐릭터들 있잖아요. 여자 분인데 굉장히 몸 잘 쓰는 장면들 나오면 “아 내가 저걸 했었어야 하는데”하는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곳에 제가 오디션을 봐야겠죠. 영화 '독전'에서 경찰 쪽에 있었던 모델 여자분(강승현 분)이 있었어요. 그런 역할은 정말 탐나는 역할이더라고요”
그 동안 스포츠 매거진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강소연을 방송인으로 알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TV드라마나 영화에서 강소연의 본업인 연기로서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인 또는 MC가 아닌 배우로서 TV 또는 스크린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게 될 강소연은 또 어떤 매력으로 자신을 어필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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