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르지만 우정을 쌓아가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함께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며 운명은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으로 두 사람을 이끈다.
‘위키드’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은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의 초연을 올려 현재까지 전 세계 6천만 명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나우 유 씨 미 2’의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신시아 에리보가 녹색 피부와 통제할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 ‘엘파바’를, 아리아나 그란데가 친구들의 부러움과 인기를 독차지하는 금발의 나르시시스트 ‘글린다’를 연기한다.
영화화된 ‘위키드’는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번에 개봉하는 ‘파트 1’은 원작 뮤지컬의 1막을 담고 있다. 2막을 그린 후편은 내년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2편으로 나누어 제작하는 만큼 1막의 모든 넘버를 이번 영화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위키드’는 뮤지컬과 영화라는 형식의 장점을 모아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킨다.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공연의 한계를 넘어 마법이 공존하는 환상적인 세계관을 거대한 규모의 프로덕션으로 스크린 위에 구현해 냈고, 라이브로 펼쳐지는 화려한 노래와 춤으로 뮤지컬만이 지닌 생동감을 전달한다.
1막의 주 무대인 쉬즈 대학교는 화사한 색감에 동서양의 특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미술이 눈에 띄며, 그 속에 포함된 식당, 교실 등은 전교생이 함께하는 대규모 단체 넘버의 무대가 된다. 이외에도 천장 위로 물고기 떼가 헤엄치는 해저 무도회장, 움직이는 원통을 활용한 도서관, 온통 초록빛으로 장식된 에메랄드 시티까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장소들로 다채로운 빛을 더했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위키드’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마냥 반짝이기만 하지는 않는다. 그중에서도 친구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홀대받는 ‘엘파바’는 어두운 백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는 ‘엘파바’의 상처가 깃든 유년시절과 앙숙으로 시작한 두 주인공의 우정,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로 서사를 풀어나가며, 다양성과 공존에 대해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개봉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만큼 ‘위키드’는 배우가 가진 힘이 강한 영화다. 주인공을 맡은 신시아 에리보는 맑고 깨끗한 음색과 힘있는 보컬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엘파바’의 감정선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특히 뮤지컬의 대표 넘버 ‘Defying Gravity’는 신시아 에리보의 놀라운 가창력과 압도적인 연출의 합작품으로 정점을 찍는다. 속도감 있는 고공 액션을 곁들인 훌륭한 음악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해당 장면은 벅차오르는 하이라이트를 완성한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아리아나 그란데는 캐릭터성이 짙은 ‘글린다’ 역을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했다. 기존의 팝스타적인 모습과는 또 다른 클래시컬한 창법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깨알같은 유머 포인트를 사랑스럽게 소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 ‘글린다’의 메인 넘버 ‘Popular’는 재치있는 소품을 십분 활용하며 발랄한 매력을 뽐내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더빙판도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는 캐스팅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뮤지컬 ‘위키드’ 한국어 공연에서 같은 역을 연기한 뮤지컬 배우 박혜나(엘파바), 정선아(글린다), 고은성(피예로), 남경주(마법사)와 더빙 경력이 풍부한 정영주(마담 모리블)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한편 ‘위키드’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