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싱가포르, 홍콩, 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연간 20회이상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원 챔피언십은 국내 TV 채널을 통해서도 주요 경기들이 생중계 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MMA 파이터들이 출전하는 원 챔피언십 무대지만 한국인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하지만 원 챔피언십의 공식 라운드걸인 '링걸' 만큼은 전원이 한국인 모델들로 구성되어 있다.
원 챔피언십에서 링걸은 단순히 라운드를 알리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보조자가 아니다. 원 챔피언십의 각종 콘텐츠에 출연해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원 챔피언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이지나 인스타그램 |
국내에서 피팅 모델과 레이싱 모델 활동을 펼쳤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원 챔피언십 링걸 도전을 제의 받고 원 챔피언십의 링걸로 합류, 아담하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탄력 넘치는 몸매와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간판 링걸로 자리매김했다.
"(원 챔피언십 관련) 에이젼시에서 제의를 했어요. 한 번 지원해 보지 않겠냐고...그쪽 선수들이 키가 작은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시상 때 그들의 옆에 서야 하는 링걸의 키가 작아야 선수들이 돋보이니까 그쪽에서 키가 작은 모델을 선호했어요. 그래서 다른 모델분들보다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제가 약간 더 돋보였던 것 같아요."
원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다국적인 반면 링걸진은 모두 한국인 모델들로 구성된 이유가 궁금했다.
"1년 6개월 전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외국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분들만 있어요. 특별히 주최측에서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그쪽에서도 K뷰티나 한류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닌가 생각해요."
원 챔피언십 합류 이후 달라진 점은 역시 격투기와 원 챔피언십에 대해 공부하게 된 점이다.
"원 챔피언십에 참여하기 전에는 UFC 정도가 있다는 것만 알았던 수준인데요 원 챔피언십에 합류하게 된 이후부터 기사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지금은 주요 선수들도 알게 됐죠. 원 챔피언십에 안젤라 리라고 여성 챔피언이 있는데 그 선수하고는 많이 보고 하다보니 친해졌어요. 안젤라 리 선수가 경기 하는 것을 보고 '아 나도 복싱을 배워야 겠다'하고 생각하고 한 3개월 킥복싱을 했는데 재미 있더라고요. 조금만 어렸으면 도전해보지 않읐을까 생각해요(웃음)"
원 챔피언십 아톰급 챔피언 안젤라 리(왼쪽)와 함께 포즈를 취한 이지나 씨 |
대회를 열흘이나 앞둔 상황에서 미리 출국해야 하는 이유는 경기에서 관중들에게 다음 라운드를 알리고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에 대한 시상을 보조하는 역할 외에도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회 스폰서가 추최하는 행사나 원 챔피언십 주최 측이 마련하는 비즈니스 관련 컨퍼런스에도 참여하고 선수들과 촬영을 하기도 하죠. 저희 원 챔피언십에 유튜브 채널이 따로 있어요. 그래서 선수들과 운동하는 촬영을 많이 하죠. 격투기를 배운다든지, 복싱을 한다든지 래프팅 같은...최근엔 요가를 하고 왔어요."
경북 안동의 보수적인 가정의 2남1녀 가운데 막내인 이지나 씨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은행에서 3년 6개월 가량 '행원'으로 일하다 모델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잘 다니던 은행에 사표를 던지고 모델의 길로 들어섰다.
집안의 반대도 많았고, 모델 업계의 텃세도 심했지만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가진 원 챔피언십의 링걸이 됐다.
"여고를 다니면서 댄싱팀 활동을 했어요. 저는 이미 저 스스로 끼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TV를 보면서 '나도 서울에 가야지, 외국에 나가보고 싶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은행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힘들었겠죠"
"외국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엄청 좋죠. 길에 다니면 '어! 너 지나 아니냐'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경기 때는 먹을 것부터 인형까지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들을 많이 주세요."
이처럼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지나 씨는 그 사랑을 아시아의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대회에 갔다가 그 지역 불우 어린이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주고 왔다.
"대회 때문에 아시아 여러 국가의 도시들을 방문하는데 그 때마다 빈민촌 어린이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저한테 만원은 별거 아니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1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대회 때문에 외국에 갈 일이 있으면 그 지역의 팬들에게 정보를 얻어서 그 지역의 어린이 보호시설이나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기부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렇게 하려고 해요"
"경기를 다니다 보면 올림픽 챔피언 같은 굉장히 유명한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실 때가 있는데요 그런 분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최근에는 프로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 씨를 만났는데요 복싱 챔피언이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체구가 마르고 작아서 옆집 오빠 같은 느낌? 암튼 파퀴아오 씨와 사진을 찍고 했었는데...짜릿했죠. (웃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지나 씨의 주무대는 한국이었지만 지금은 외국이 주무대이고 한국은 재충전과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전초 기지가 됐다. 일년 가운데 절반은 외국에서 보내는 것이 요즘의 생활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가운데서도 링걸로서 몸매 관리는 필수지만 이를 유지하기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지나 씨는 나름대로 관리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식단은 관리 안해요. 운동으로만 몸매를 관리하고 있어요. 외국에 경기를 가서 체육관에 가지 못하더라도 꼭 하루에 30~1시간 정도는 걸어요. 제 몸매관리 비법이에요."
이지나 씨와 같은 모델이나 라운드걸들에게는 언제는 성상품화라는 지적이 따라다니고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이어진다. 이지나 씨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그의 입장은 '쿨'하다.
이런 인터뷰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개인적인 질문을 몇 가지 던졌다. 링걸 활동 중 구애의 손길을 받은 적은 없는지, 이상형은 어찌 되는지 등등이었다.
"대쉬요? 촬영이나 리허설 빼고 만날 기회가 없어요. 가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메시지가 오기도 하고 제가 올린 사진에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는데 만날 기회는 없어요(웃음). 사실 경기 때문에 나가면 정말 바빠요. 스케쥴이 빡빡해서 누굴 만나고 할 여유가 없어요. 이상형은 돈이 없어도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결혼 상대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음이 트인 사람이면 괜찮아요. 나이도 상관은 없는데 (그 동안 만난 사람중에) 생각이 트인 사람은 동갑이거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더라고요."
이지나 씨는 원 챔피언십의 링걸로서 롱런하겠다는 꿈과 함께 세계적인 DJ가 되겠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
원 챔피언십은 현재 매 대회가 끝나면 대회 개최지역에서 가장 좋은 클럽에서 애프터 파티를 연다. 이지나 씨는 파티에서 'DJ 지나'라는 닉네임으로 메인 DJ로서 파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DJ로서의 경력은 아직 얼마 되지 않지만 자신이 트는 음악에 수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고 환호하는 것을 볼 때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머지 않은 장래에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같은 대규모 무대에서 'DJ 지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그 전에 오는 23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원 챔피언십 대회에서 이지나 씨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스포츠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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