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UFC 연승 도전' 김지연 "이번엔 진짜로 싸울 겁니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1 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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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사진: UFC)
오는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32'에 출전, TUF 출신의 파이터 멜린다 파비안(헝가리)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하는 김지연을 지난 달 31일 만나 경기 준비 상황과 각오를 들어봤다.
이번 경기는 김지연에게 있어 UFC에서 치르는 세 번째 경기이자 밴텀급에서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내린 이후 두 번째 경기.
우선 김지연에게 UFC 첫 승을 안긴 경기이자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내린 이후 첫 경기였던 저스틴 키시(미국)전에 대해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지연은 지난 1월 2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스펙트럼 센터에서 개최된 'UFC 온 폭스 27' 대회에 출전, 키시에 2-1(29-28, 28-29, 30-27) 판정승을 거뒀다.
백중세의 경기였지만 마지막 3라운드에서 김지연의 공격적인 움직임과 몇 차례의 정타가 김지연에게 승리를 안긴 경기였다.
UFC 첫 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김지연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우선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김지연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봉착했다. 17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비행의 여독을 푸는 일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김지연을 괴롭혔던 문제는 시차적응.
“좀 서툴렀던 것 같아요. 미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시차적응 문제로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가기 전에는 시차적응이 문제라고 말은 했지만 막상 현지에서 저 스스로 시차적응을 그렇게 못할지 몰랐어요. 제대로 못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경기 시간에 맞춰 훈련을 진행하다 보니 너무 힘들었어요.”
사진: UFC
경기 내용도 승패를 떠나 김지연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단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
“밴텀급에서 플라이급으로 내린 이후 첫 경기였기 때문에 제가 더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체중 감량은 잘 됐어요. 그런데 ‘내가 잘 싸울 수 있을까, 체력이 갑자기 떨어지면 어쩌지’ 뭐 이런 부분들이 하나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김지연에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UFC 첫 승이라는 일차적인 목표가 너무나 간절했던 나머지 자신의 스타일대로 싸우지 못한 부분이다.
“1패가 있다 보니 승수에 대한 바람이 간절했어요. 그러다 보니 적극적으로 들어간다거나 한 방을 노린다거나 하지 못하고 조금 약게 경기운영을 한 게 아닌가…사실 그런 게 제일 아쉬운 부분이에요. 마음은 좋은 경기를 하고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것 같아요. 좀 약게 경기를 하고 싶고, 안 맞고 경기를 하고 싶고…마음과 몸이 따로 놀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
김지연이 연승에 도전하는 곳은 작년 6월 김지연이 UFC 데뷔전에서 패배를 맛봤던 싱가포르로 경기가 치러지는 경기장(인도어 스타디움) 역시 같은 경기장이다.
“징크스 같은 데 연연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플라이급으로 내리고 나서 그 경기장에서 갖는 첫 경기니까 다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김지연이 파비안과의 경기에 대해 오퍼를 받은 것은 지난 달 23일.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에 대한 파악을 할 겨를도 없이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무조건 오퍼를 수락했다. 경기 장소도 장시간 비행이 필요 없는 싱가포르란 점도 빠른 결정을 내리는 데 역할을 했다.
헝가리 태생의 파비안은 UFC의 스타 양성 프로그램인 TUF 시리즈 가운데 여성 플라이급(-57㎏) 챔피언을 가리는 프로그램이었던 TUF 26 출신이다. 종합 격투기 전적은 4승 3패 2무.
멜린다 파비안(사진: UFC)
나이는 파비안이 김지연보다 두 살 많은 30세이며, 키는 김지연이 170cm로 파비안에 비해 3cm 크다. 리치는 김지연이 183cm로 160cm의 파비안보다 13cm길다.
경기가 확정된 이후 김지연은 비로소 파비안의 경기 영상을 하나씩 찾아봤다.
“일단 (파비안의) 경기가 져도 이겨도 다 1라운드 피니시더라고요. 그런데 또 5라운드까지 타이틀매치까지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저와 경험은 비슷한 것 같아요. 초반 화력이 좋고 화끈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단 상대 선수가 저보다 두 살 정도 많으니 체력적인 부분에서 나이 탓을 한다면 안될 것 같아요(웃음)”
김지연은 이번 파바안과의 경기에 대해 승패를 떠나 한 가지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김지연의 스타일로 화끈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것.
“상대가 타격전을 피하지 않는 선수인만큼 이번 경기만큼은 무조건 시원하게 싸우고 싶어요”
김지연은 앞서 데뷔전이었던 루시에 푸딜로바(체코)전이나 첫 승 경기였던 키시와의 경기 모두 승패를 떠나 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고 나오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진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UFC에서 두 경기를 했는데 아쉬웠던 것 중에 하나가 모두 이기지 못했다거나 KO로 이기지 못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5분 3라운드를 싸우면서 제 체력을 모두 소진시키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무척 컸어요. 3라운드 경기에서 모든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소진시켜야 하는데 체력이 남아 있었어요. ‘이렇게 체력이 남아있을 바에야 더 적극적으로 할 걸’ 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 김지연 인스타그램
그런 이유에서 이번 파비안과의 경기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파비안의 경기 영상을 보는 내내 코치와 나눈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였다.
“(코치님이) 이번엔 진짜로 싸우라고 하셨어요. 빼지 말고 들어가서 묵직하게 싸우자고…이번엔 지난 키시전과의 다른 스타일로 가보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도 이번 만큼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경기를 보여 드려야 하지 않을까…지던 이기던 화끈하게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김지연이 지닌 절박한 마음만큼이나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크다. UFC에서 두 차례 경기를 치렀지만 김지연의 별명인 ‘파이어 피스트’에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파비안과의 경기는 김지연이 UFC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상위 랭커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반드시 어필해야 하는 경기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화끈한 경기를 펼쳐 상대를 넉아웃 시키는 시나리오겠지만 화끈한 경기 끝에 패해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또 다른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김지연은 이번 파비안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김지연 역시 이와 같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만큼은 ‘대한민국에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팬들의 뇌리에 남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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