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함서희, "UFC 시절 입으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8-12-22 16: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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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서희(사진: 스포츠W)
"함서희다운 시합을 하겠습니다"
오는 2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개최되는 '샤오미 로드FC 045 더블 엑스(XIAOMI ROAD FC 045 XX)'에서 한국계 미국 선수인 진 유 프레이(GENESIS JIU JITSU HQ)와 아톰급 타이틀 매치를 갖는 함서희(팀매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서희는 경기 하루 전인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대회 공식 계체량 행사에 참석, '스포츠W'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번 경기에 대한 준비 과정과 UFC 무대에서 로드FC로 오면서 겪은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이번 타이틀전에 대비한 준비과정에 대해 함서희는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전에는 근력과 지구력 훈련, 낮에는 기술 연습과 스파링 위주로 훈련해 왔어요. 요일을 나눠서 월, 수 금요일은 주로 그라운드 훈련, 화요일 목요일은 ‘파이트 캠프’라고 해서 실전 위주의 스파링 훈련을 위주로 훈련해 왔어요"
아톰급 경기를 위해 함서희는 10kg 정도의 감량을 했다. 체급을 올려 시합에 나섰던 UFC 시절과는 달리 체중감량이 많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타이틀 1차 방어 상대인 진 유 프레이에 대해서는 크게 적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비디오 분석에서 최근 경기가 굉장히 짧아서 많이 얻어내지는 못했고, 그 이전의 경기를 보고 분석을 좀 했어요. 전 스탠딩 상황을 약간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라운드도 상관 없고, 스탠딩이어도 상관 없어요. 그라운드로 간다고 해서 특별히 걱정하진 않아요"
사진: 로드FC
함서희는 지난 6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39' 메인 이벤트로 치러진 여성 아톰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본의 쿠로베 미나(일본)에 3라운드 4분12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두고 로드FC 아톰급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6개월 만에 치르게 된 1차 방어전을 앞두고 앞선 타이틀 결정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 물었다.
"시합은 항상 똑같은 의미에요. 지난 시합 때와 달라진 것은 지난 번에는 운동을 많이 할 수 없었던 상태여서 약간 불안한 마음이 컸다면, 이번에는 부상도 없고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와서 자신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이죠."
사실 함서희가 아톰급 챔피언 오를 당시 몸상태는 좋지 않은 상태였다. 부상도 있었고, 심적 부담이 너무 컸다.
"당시는 무릎 부상도 심했고, 시합은 잡아놨는데 타이틀 매치에다가 꼭 이기기는 해야겠고, 상대는 연승중인 상대였고, 대부분 선수들이 나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는 편이어서 무릎이 너무 걱정이 됐죠. 시합을 끝까지 소화해내지 못 할까봐 심적으로 불안했던 마음이 커서 시합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게 한스러웠어요"
워낙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에 챔피언 벨트가 허리에 감기는 순간 함서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타이틀매치를 준비하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아 힘들었어요. 올해 일년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힘들었는데 그 순간 로드FC에 오게 된 과정, 타이틀 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이 스쳐가면서...서러웠나봐요(웃음)"
진 유 프레이는 아톰급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이번 시합은 아톰급 세계랭킹 1,2위 선수간 맞대결인 셈이다. 부담이 될 법도 한데 함서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상대가 셀수록 더 좋죠. 아마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그래도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있을 터. 하지만 함서희는 기량을 연마하는 것 자체보다는 정신력을 잘 컨트롤 해야 하는 것이 과제였다.
"심적인 부분에 굉장히 많이 영향을 받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엔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마음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합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집중했어요"
함서희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UFC에서 겪은 마음고생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UFC 에서 시합을 준비하거나 시합을 할 때는 항상 입으로는 ‘아니야. 난 기분 좋아 괜찮아 상대도 세고 괜찮지’라고 했지만 속에서 '버겁다. 힘들다.' 이런 마음을 저도 모르게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스트레스가 많았죠."
이같은 스트레스는 함서희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겼다. 바로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체급을 올려서 UFC에 갔기 때문에 살도 더 찌고 했어야 하는데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살도 찌지 않았어요. 빨리 체중을 키워서 뭔가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그런 와중에도 체급 탓을 하고 싶지는 않아서 내 몸을 탓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더 심했고 압박감도 컸죠."
그런 스트레스와의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다행히 UFC와 계약한 4경기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로드FC. 체급에 관한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UFC 시절과는 반대 양상이 벌어졌다.
"로드FC로 온 다음으로는 마음의 안정을 찾으니까 찌지 말아야 할 살도 너무 잘 찌더라고요.(웃음). UFC에서 4경기를 치르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져서 온 것 같아요. 이제는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아요."
최근 국내 격투 스포츠계도 여성부 경기도 많이 늘어났고, 선수들도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적인 팽창 속도를 질적인 성장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함서희는 일단 양적인 성장 자체가 반갑다는 입장이었다.
함서희(사진: 로드FC)
"솔직히 저를 포함해서 현재 여자 선수들의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랭킹에 속해 있고, 전적이 많을 뿐이죠. 기술의 디테일이나 기량의 차이보다는 조금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들이 이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양적인 성장은 질적인 면을 떠나 분명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시작할 때는 선수도 없고 시합도 없었어요. 지금 이대로만 가준다면 여자 선수들도 더 많아질 것이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더 발전할 겁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수가 있는지를 묻자 함서희는 30줄에 접어든 나이 때문에 어린 선수들과는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는 선수들과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천선유나 홍윤하와 그나마 좀 친한데, 홍윤하와는 가끔 카톡도 하고 해요. 나이대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친구들이 좀 친한 것 같아요. 이예지 같은 선수들은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대화를 하거나 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여자 선수들끼지 훈련도 하고 싶고 같이 밥도 먹고 싶어요. '질적인 향상'을 위해...(웃음)"
진 유 프레이와의 시합을 앞둔 함서희의 각오는 심플하면서 강했다.
"함서희 다운 시합을 할거에요. 앞서 타이틀 매치 때는 너무 우울했어요. 사람들은 당시 내 눈빛이나 표정에 대해 ‘상대를 깔보는 것 같다’거나 ‘좀 거만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 표정이 나에게는 진지하고 힘들고 고된 표정이었어요. 이번 시합에는 원래 함서희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한 것처럼 ‘업’된 느낌으로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왼쪽부터 함서희, 김대환 로드FC 대표, 진 유 프레이(사진: 스포츠W)
함서희의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경기장으로 등장할 때 보여주는 에너지 넘치고 발랄한 쇼맨십이다. 이번에도 뭔가 특별한 등장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던졌다.
"사실 이번 시합에서 등장할 때 등장 음악을 원래는 활발함의 끝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골랐는데 언니가 ‘이제 나이도 먹었는데 좀 얌전하게 하라’고 극구 말려서 이번에는 차분하게 근엄하고 진중하게 등장할 예정이에요."
잠시후 열린 계체량에서 무난히 '통과' 사인을 받은 함서희는 진 유 프레이를 향해 "한국에 와서 여행을 할 수 있겠지만 챔피언 벨트는 가지고 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승리를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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