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을여왕' 김수지, 처서 지나니 우승...'메이저' 한화클래식 제패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7 18: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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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
▲ 김수지(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가을여왕' 김수지(동부건설)가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의 절기 처서(處暑)가 막 지난 시점에 시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수지는 27일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반기 첫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7억원, 우승상금 3억6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공동 2위 아타야 티티쿨(태국), 이예원(KB금융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확정했다.  

2021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수확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로, 올 시즌 첫 승이자 작년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이후 약 10개월 만에 수확한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3억600만원을 받은 김수지는 상금랭킹 6위(5억5천486만원)로 올라섰다.

 생애 첫 우승을 2021년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이룬데 이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도 같은 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거둔 것을 포함해 지난 네차례 우승을 모두 9월과 10월에 따내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수지는 작년에도 9월과 10월에 열린 8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진입한 데 힘입어 시즌 대상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김수지는 직전 대회까지 15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5차례 톱10 진입에 그치며 상금랭킹이 27위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 달 프랑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출전해 9위에 오르며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톱10을 기록, 다가오는 가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바 있다.  그리고 처서가 막 지나 더위가 한풀 꺾인 날씨 속에 치러진 하반기 첫 메이저 대회에서 왕관을 씀으로써 가을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티티쿨은 티띠꾼은 이날 2017년 제시카 코다(미국)와 오지현이 세웠던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1타 넘어서는 새로운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작성하며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LPGA투어 신인왕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하루 버디 6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친 이예원은 상금랭킹 1위(8억9천338만원)를 굳게 지키면서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로 뛰어올랐다.  KLPGA투어 사상 최초의 메이저 4관왕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전날 3라운드에서 많은 타수를 잃은 부담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지만 이날 최종 라운드에 3타를 줄여 공동 8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다음은 김수지의 우승 기자회견 전문(자료제공: 한화클래식 조직위원회) 
▲ 김수지(사진: KLPGA)
 

Q. 시즌 첫 승 이룬 김수지 선수, 메이저 대회 우승이기도 한데 이번 대회 소감 부탁드립니다.


[김수지] 다시 우승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상반기에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해서 기쁩니다.

 

Q. 상반기 힘들었다는 건 성적과 관련된?


[김수지] 네,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신 만큼 저도 기대했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조급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Q. 올해 상반기 3위 2번, 톱10에 5번 오른 기록은 사실 나쁜 성적은 아닌데 많이 힘들어 한 것 같네요. 작년 우승을 2번 하면서 세운 올해 상반기 목표가 있었나요?


[김수지] 상반기 1승이 목표였는데, 샷 감도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조화가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것들 때문에 성적이 덜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조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김수지] 전체적으로 감이 떨어져 있던 것 같아서 연습을 더 많이 했습니다. 전지훈련때도 연습을 많이 했고 시즌 시작하면서도, 시즌 중에도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것저것 다른 시도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Q. 10번홀 클럽 선택 때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어떤 생각을 하면서 드라이버를 선택했나요?


[김수지] 3라운드까지는 제가 올라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도 공격적으로 치기 보단 안전하게 플레이하려고 했어요. 오늘은 9번홀 버디를 놓쳐서, 답답한 마음에 10번홀에서 제 나름의 승부수를 걸었습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10번홀 버디 이후로 좋은 흐름을 탄 것 같습니다.

 

Q.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고 처서가 지나면 김수지 선수가 성적을 낸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이번 대회 때도 선선한 기운을 느끼면서 플레이 했나요? 가을 시즌 첫 대회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있었나요?


[김수지] 처서가 지난 건 얼마 전에 알았고, 주변에서 가을이 시작됐다는 말을 많이 해서 저도 모르게 기대를 했습니다. 이번 경기 땐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서 거기에 힘을 얻었고 제가 가을에 잘 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가을이 오면 기대를 조금 하는 것 같아요.

 

Q. 올해 아무래도 무더위가 일찍 시작됐는데 그런 환경, 즉 더위에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나요?


[김수지]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더운 날씨가 힘든 건 사실입니다.

 
▲ 김수지(사진: 한화클래식 조직위원회)
 

Q.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선선한 시즌에 잘 된다는 뜻도 되지만, 반대로 보면 상반기에 발목이 잡히거나 위축되게 하는 면은 없는지?


[김수지] 그런 이야기도 주변에서 많이 듣기는 했는데 그래서 더욱 상반기에 우승하고 싶다고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전 아무래도 처서가 지나야 힘을 받는 것 같긴 합니다.

 

Q. 에비앙 챔피언십 때 더웠나요? 그 때 자신감을 얻고 왔나요?


[김수지] 에비앙 챔피언십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또 많이 배웠습니다. 새로운 잔디에서 새롭게 적응하려고 하니까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신지애 프로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고 그곳에 있던 선배 선수들도 절 많이 챙겨 주셨어요.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Q. 당시 LPGA 비회원으로서 톱10에 들었는데 그 결과를 통해서 스스로 경쟁력 있는 선수라는 자신감이 생겼나요?


[김수지] 대회 중에는 경기에 집중을 하느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결과를 통해서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자신감도 얻었지만, LPGA에 워낙 훌륭한 선수들, 드라이버 비거리도 많이 나오고, 숏 게임도 저보다 훨씬 잘하고 퍼팅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벽도 느끼고 왔습니다.

 

Q. LPGA 투어 진출에 대한 생각?


[김수지]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긴 한데, 제 여건이 어떨지 잘 몰라서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이번 대회 통틀어 전환점이 된, 기억이 남는 홀이 있는지?


[김수지] 전체적으로 제가 인코스에서 잘 친 기억이 있어서 인코스가 전환점이 된 것 같고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게 큰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Q. 이번 라운드 12번홀 플레이에 대해?


[김수지] 그 때 써드 샷이 왼쪽으로 조금 당겨진 미스 샷이었는데 그래도 그 자리에서 퍼팅 라인이 잘 보였고 자신 있게 스트로크 했는데 그 때부터 좋은 흐름을 탄 것 같아요.

 

Q. 자신 있는 가을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상반기 때 상금왕, 대상 포인트 등 여러 개인 기록에서 조금 쳐져 있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가 그런 타이틀 부문에서도 전환점이 될 것 같나요?


[김수지] 사실 그런 타이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조금 노리면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가 지금 끝났고 아직 확인을 못 했지만, 확인 후에 목표를 조금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2021년, 2022년에도 각각 2승씩을 올렸는데 이 대회를 통해 시즌 첫 승을 했으니, 2승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수지] 2승도 굉장히 값진 기록이고, 물론 3승을 하면 좋겠지만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단 사실에 기쁩니다. 승수에 연연하기 보단 제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고 이 자체가 저에게 값진 의미가 있어요.

 

Q. 타이틀 방어 대회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장 욕심 나는 대회가 있나요?


[김수지] 네, 그 대회를 포함해서 제 스폰서 대회 등 앞으로 많은 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기대가 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전부 다 욕심 납니다.

 

Q. 혹시 가을에 꼭 챙겨 먹는 음식이 있나요?


[김수지] 특별히 없습니다. 그래도 ‘가을이 내 계절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가을에 힘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Q. 앞서 말한 것처럼 상반기가 나쁜 성적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당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그만큼 많이 힘들었는지?


[김수지] 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고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 주셔서 그에 대한 보답을 못하니 부담이 됐습니다. 그래서 나쁘지 않은 성적임에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Q. 힘들 때 누가 가장 많이 응원해줬나요?


[김수지] 매해 많은 분들이 점점 더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제 스폰서 팀도 마찬가지고 코치님, 함께 연습하는 선수들에게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Q. 다음주 타이틀 방어전인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출전 앞두고 있는데 2회 연속 우승 자신 있나요?


[김수지] 제가 써닝포인트CC에서 연습 경기도 많이 했었고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대회입니다.

 

Q. 10번홀 실제적으로 치는 거리가 얼마나 되나요?


[김수지] 그린 초입이 한 230M를 생각해야 넉넉하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탄도가 높은 편이라 같은 거리를 치더라도 조금 더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식 연습일때도 마찬가지고 계속 올라 갔던 거리였어요.

 

Q. 9번홀에 보기를 하면서도 거길 전환점으로 삼은 게 놀랍습니다.


[김수지] 그 때 ‘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10번홀에서 승부수를 걸었습니다. 만약 드라이버가 미스 샷이 나왔어도 버디를 시도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최악의 상황이라도 파 세이브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제이드 팰리스 골프 클럽은 코스가 절묘한 대회장이고 또 매 홀을 잘 넘겨야 하기에 끝까지 방심할 수 없었어요.

 

Q. 1위 결정된 걸 언제 알았는지, 그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김수지] 17번홀에서 티 샷하고 나서 2위와 격차를 알고 있었고, 18번홀에서도 타수를 확인한 채로 그린에 올라갔기 때문에 아무래도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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