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전 지시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사진: 연합뉴스) |
한국도로공사의 변칙은 통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매 세트 다른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1세트에선 아웃사이드 히터로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과 전새얀을 기용했고, 2세트에선 전새얀 대신 박정아를 투입했다. 3세트 땐 캣벨이 문정원 대신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왔다.
그러나 노력이 무색하게 결과는 0-3(18-25 15-25 21-25) 완패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선발을) 계속 바꿔서 들어올 것조차 알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 팀이 더 불안하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은 "어떻게 바꿀지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며 "선수들도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여유롭게 말했다.
2승을 챙긴 흥국생명의 우승 확률은 통계적으로는 100%다. 한 팀이 1·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역대 5번 있었는데 모두 우승까지 갔다.
아본단자 감독은 "확률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지난번에도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졌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더 집중해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차전은 내달 2일 도로공사 홈인 김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완패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할 말이 없네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객관적인 전력도 열세이지만 박정아, 배유나, 전새얀 등 주전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인 것이 아쉬웠다.
감기 증세를 겪는 이들은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소화했다. 휴식 시간엔 얼음찜질로 열을 식혔다.
김 감독은 "전력 차를 7대 3으로 봤었는데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로는 그걸 뒤집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공격에서 포인트가 나지 않더라도 상대를 어렵게 해서 블로킹으로 잡는 게임을 많이 해왔었는데, 상대 공격 한 방에 끝나니 경기를 잡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서브가 강하면 (리시브를) 흔들고 블로킹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도 약했다"고 설명했다.
3·4차전은 홈 경기라는 점은 희망적이다. 김 감독은 "김천에서 잘 준비해서 반격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