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방과 후 전쟁활동' 신현수, 진심을 쏟아 완성한 인생캐 '이춘호'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1 2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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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춘호를 시작할 때 죽음을 각오하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내가 죽는 건 상관없다. 나의 희생은 문제가 안 된다. 아이들만 살릴 수 있다면."

 

오늘(21일) 오후 4시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연출 성용일, 크리에이터 이남규, 극본 윤수, 제공 티빙,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지티스트, 원작 네이버웹툰 ‘방과 후 전쟁활동’(글/그림 하일권)) 파트2(7~10화)가 공개됐다. 이춘호 소대장을 잃은 3학년 2소대는 '괴생명체'와 또 다른 공포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는다.


파트2 공개를 앞두고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1에서 3학년 2소대를 이끌면서 그 누구보다 믿음직한 어어른의 본보기를 보여줬던 이춘호 소대장으로 분한 신현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신현수 "혼자 정주행을 4번이나 했다. 첫번째 볼 때는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사진첩을 둘러보는 느낌으로 봤다. n차 관람을 하면서는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생겼다"고 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이춘호 役 신현수/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은 지난 2021년 촬영을 시작해 2023년에야 대중에 선보이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촬영 현장도 쉽지 않았지만, '구체'라는 괴생명체와의 CG 작업 등으로 후반작업 기간이 오래 걸렸다. 신현수는 후반작업 중간 과정에서 편집본들을 봐왔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감정의 이야기 서사가 이어지다보니 더 감정들이 커졌다고 했다.

데뷔 후 신현수는 대부분은 코미디 장르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주로 출연했다. 이춘호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에 욕심을 냈다. 신현수의 도전에 정다형 PD가 응답했다. "감독님이 촬영 중반쯤에 말씀하시더라. 니가 왜 춘호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다고. 너한테 오히려 밝았던 면보다 춘호같은 면이 많은데 그동안 밝은 에너지로 소비됐었다고 히시더라. 춘호랑 접점이 많은 친구라고 느끼셨더라. 춘호 표현하면서 감정을 다루는 방법과 표현법을 색다르게 해봤다."

신현수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등장부터 단단하고 강인한 군인 비주얼의 춘호가 구체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극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또한 춘호가 성진고등학교 2소대 소대장으로 부임한 후 훈련을 지휘할 때 모자 밑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과 귀에 꽂히는 힘찬 목소리는 시청자들까지 훈련 상황에 놓인 것처럼 과몰입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사실 신현수는 대학생 때 아크로바틱을 하다가 떨어져서 큰 부상을 입었다. 휴학 후 재활을 통해 건강이 호전되자 지역자활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했다. 그는 훈련소에 있었던 3주간의 경험을 되새기며 이춘호의 군인 면모를 만들어나갔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이춘호 役 신현수/티빙

"훈련소 3주를 경험하면서 그때 뵀던 조교 분들을 베이스로 깔고 있었다. 모든 연기가 그렇지만 실제로 의사가 아닌데 연기하는 것이다. 많은 레퍼런스를 참고했다. 영화나 다큐를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식으로 워딩하는지 훈련소에서 느꼈던 것들을 비롯해 상대를 긁어내는 끝까지 몰아부치는 그런 모습 등 저는 그때 작품에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그래야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간은 한 달 정해져있다. 영화처럼 재밌게 하자 싶었다. 그런 순간들이 춘호에 녹일 수 있었던 시간이다. 현장에 장교 출신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에 워딩에 대해 여쭤보고 채집해서 몽타주씬 찍을 때 툭툭 뱉었다."

소대장은 상공에 떠 있던 구체가 지상에 추락, 공격하자 '학생들 보호해'라고 소리친다. 이춘호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상부의 명령도 거슬렀다. 그는 사실상 가산점 제도 때문에 전쟁의 현실에 내몰린 3학년 2소대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희생도 감내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소대장 앓이'를 시작했고, 신현수는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많은 친구들한테 연락을 받았다"며 미소지었다.

"활동한 지 10년이 되다보니 작품을 해도 뭐 하나보다 하고 넘어가는데 '방과 후 전쟁활동'은 계속 너무 재밌다 너무 잘어울린다고 연락이 많이 오더라. 오랜만에 그런 이야기 들으니까 처음 데뷔할 때 친구들에 연락받는 기분이었다. 그런 지점에서 실감했다. SNS에서 느껴지는 온도도 뜨거워지고 안타까워하는 마음들, 춘호의 희생에 대한 반응 같은 것들이 감사하더라. 감독님과도 자주 통화하는데 인기를 독차지해서 좋겠다고 하시더라. 반증이 아니냐고 장난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이춘호 役 신현수/티빙
 

'이춘호 앓이', '소대장 앓이'를 유발한 신현수는 이춘호 캐릭터에 접근부터 진심이었다. 춘호는 파트1을 홀로 끌고가며, 6회에서 정점을 찍는다. 신현수는 "죽음을 각오하는 느낌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이 작품을 선택하면서 좋았던 이유가 명확하게 파트 색깔이 나눠져있다. 파트1은 춘호로 인해 구체의 위험성을 인지시킨다. 부대원들을 잃으면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이미 중요한 사람을 잃었던 마음을 가지고 이 아이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춘호를 시작했다. 애잔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춘호라는 인물이 택한 방법은 현실적으로 구체와 맞서 싸우는데 내가 다 구해줄 수 없으니 하나하나 스스로 생존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다. 때로는 워딩이 강해서 갈등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사무치는 안타까움이었다. 춘호를 시작할 때 죽음을 각오하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내가 죽는 건 상관없다. 나의 희생은 문제가 안 된다. 아이들만 살릴 수 있다면. 그래서 본인의 생명에 대한 걱정없이 3회 운동장씬에서도 학생들을 챙기라고 하는게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런 대사들은 제 애드리브였다. '학생들 보호해'. 군인들이 구체하고만 싸우고 있더라. 춘호로서 말을 하고 싶어서 감독님께 제의했다. '학생들 보호해'는 제 진심이었다."

6회 후반부는 신현수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촬영장에서 항상 모니터를 해왔지만, 6회만큼은 스스로 계산할 것 같다는 생각에 모니터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6회의 마지막 이춘호 대사는 신현수가 직접 쓴 것이다. "마지막 춘호가 하는 말이 저한테 되게 귀한 경험이었던게 촬영 몇 달 전에 그 대사를 '니가 한번 써볼래'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제가 쓴 것이다. 1년동안 아이들이랑 있었으니까 춘호의 마음일 것 같았다. 그래서 작성하고 작가님께서 수정을 해주신 것이다. 그래서 더 계산하기 싫었고 모니터를 안 한 것이었다. 나오는대로 해보자. 나를 더 생각하지 말고 느껴지는대로 해보자 생각하고 6회를 봤다. 너무 제 진짜 감정이라서 약간 이상하더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지막 대사는 소대장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결심한 후 아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제가 아이들한테 보내는 편지였다. 아이들은 이걸 모른다. 아이들 씬 찍을 때 저는 촬영이 없었다. 감독님이랑 얘기해서 제가 현장에서 직접 읽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하면서 대사를 그 앞에서 읽어줬다. 처음 풀샷 때 저도 너무 눈물이 나고 아이들도 주체를 못할 정도로 울음이 나는데 감독님도 컷 하고 울고 계시더라. 모니터를 하다가 운 적이 처음이라더라. 편집이 어떻게 되던지 진심은 시청자들에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 씬은 아이들도 저도 감독, 스태프들도 진짜 감정을 담아놓은 씬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이춘호 役 신현수/티빙

앞서 '방과 후 전쟁활동' 제작보고회 당시 학생들은 '구체가 보이는 증상'이 3단계가 있다고 밝혔던 바. 6회에서 춘호가 홀로 구체의 공격에 맞서 고군분투 하는 장면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실 구체는 후반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신현수의 원맨쇼 타임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의 존재와 맞서 싸우고 그 친구의 경로에 맞춰 액션을 해야했다. 처음에는 이게 맞아? 그런 지점이 있었다. 처음 구체랑 촬영하는데 구체가 저에게 달려오고 3회 운동장 씬이었다. 애설이를 구하고 구체를 쳐내면서 총을 쏘는 장면이다. 갑자기 현타가 오더라. 근데 진행될수록 굉장히 편해졌다. 구체가 보이는 증상 3단계가 있다. 점점 애들이 호흡이 맞더라. 이게 앙상블이구나 느꼈다. 6회 엔딩은 굉장히 익숙해지고 능숙해진 상태다. 인물 감정에 중점을 둘 수 있었다. 촬영은 순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 아이들에 무전하는 것을 제일 먼저 찍고 뒤죽박죽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진행했다. 춘호가 무릎을 다치고, 홀로 고군분투하는 힘든 감정들을 계산하면서 해야했다. 좀 더 감정적으로 인물에 집중하면서 촬영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고3 학생들이 전쟁활동에 뛰어든다는 소재를 중심으로 고정 출연진도 30여명 가까이 된다. 감독은 촬영을 앞두고 몇 개월간 학생 배우들의 캐릭터를 잡고 익숙해지기 위해 프리기간을 거쳤다. 연극작업을 하듯,각 캐릭터 하나하나 MBTI부터 습관까지 상의해서 학생들과 만들었다.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게 더 돈독해졌다. 신현수는 28명의 학생들의 사진을 SNS 아이디 캐그와 함께 피드로 올리며 애정을 드러냈다.

"1대 다수로 모든 씬을 소화하는게 처음이었다. 처음 방과후로서 경험하는 배우분들도 계셨다. 제가 조금 더 경험을 갖고 있는 측면에서 최대한 도움 주고 싶었다. 풀샷일 때는 얼굴이 잘 잡히는 방법이나 어깨 걸때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아이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면서 담임 선생님 마음이 됐던 것 같다. 현장에서 춘호이자 신현수로서 아이들을 케어하는게 재밌었다. 오지랖일 수 있는데 사람을 챙기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퀄리티가 나왔으면 해서 좀 더 좋은 작품의 방향성을 생각했다. 3학년 2반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잘 녹이고 잘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최대한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면서 실제 성장해가는 모습에 뿌듯했다. 순원 형이랑 저랑 세미 누나랑 흐뭇하게 바라봤다. 본인의 역할들을 만들어가는것을 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했다. 현장 자체가 성장 스토리였다. 저희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김덕중 役 우민규/티빙
 

특히 신현수는 극 중 밀리터리 덕후 덕중으로 분한 우민규 배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민규가 회사가 없이 활동하는 배우다. 저희가 지방 촬영도 있고 이동이 힘들어서 저희 집에서 같이 살았다. 저희 매니저님은 두 배우를 케어했다. 그런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민규가 집에 같이 있다보니 항상 질문한다.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졌다. 둘이서 상황극하고 아이들 역할 해주면서 그런 추억들이 많아서 민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신현수에게 '방과 후 전쟁활동'은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다. "'방과 후 전쟁활동'처럼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작품 출연은 처음이다. 이 장르도 매리트가 상당하다. 저는 제가 잘 이입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죽음을 직면하고 괴생명체와 싸우면서 진심을 투영할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또 다른 측면에서의 연기적인 재미가 있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서 느껴서 예전에는 멜로를 주로 좋아했다면, 이번에는 개방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감사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춘호는 파트1 최종회에서 희생했기에 더 이상의 분량은 없어 아쉽다. 신현수는 "파트2에 선물같은 장면으로 나오기는 한다. 팬분들에도 그렇고 모든 배우들에 선물같은 장면이 있다. 그렇게 등장하기 때문에 그것도 기대했으면 감사하겠다. 파트2의 분량은 우민규 배우 덕분에 다 알고 있다. 현장에 데려다주고 매니저 역할까지 자처했다. 대본은 10회까지 다 받았었다"고 귀띔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이춘호 役 신현수/티빙


그가 생각한 파트2의 관전 포인트는 춘호가 떠난 후 남겨진 아이들의 성장이다. "춘호의 희생으로 인해서 어떤식으로 성장해나가는지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성장이 그려진다. 그 안에서의 갈등들이 생긴다.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 없어서, 그런 재미가 굉장하다. 우리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파트2에 다 녹아들었다. 성장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구체와 싸워야하는지, 소대장이 하나로 있으라고 당부했으니 지켜야하는지 갈등이 심화된다. 편집본 보는데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고 이걸 꼭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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