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나 자기토바 [사진: AP=연합뉴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자기토바(러시아)가 돌연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인터내셔널 피겨스케이팅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자기토바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러시아 방송 '채널1'과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등 올 시즌 남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기토바는 "당분간 실전 대회에 나서진 않겠지만 훈련은 계속할 예정"이라며 은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2002년 5월생인 자기토바는 주니어 시절 이렇다 할 두각이 없던 그는 지난 2016-2017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러시아 피겨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이후 딱 한 달 차이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제한 나이(2002년 6월생 이전)를 통과하며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총점 239.57점을 받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같은 러시아 대표팀의 '선배'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자기토바 [사진: 연합뉴스] |
그러나 자기토바는 올림픽 직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격한 신체 변화에 따른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탓이었다.
자기토바는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열린 아이스쇼를 앞두고 "평창올림픽 이후 3개월 만에 키가 약 5㎝ 자랐다"며 "이런 변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기간에 키가 빠르게 자라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점프 기계'로까지 불렸던 자기토바의 완벽한 점프에 문제가 발생했고, 다른 연기 요소도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
▲ 알리나 자기토바 [사진: AP=연합뉴스] |
자기토바가 신체적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사이 세계 여자 싱글 무대에는 트리플 악셀(전진 세 바퀴 반 회전), 쿼드러플(4회전) 점프 등 남자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속속 출현했고, 이같은 변화를 따라가는 데 있어 자기토바는 한계를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토바는 꿋꿋이 포디움을 지켰다.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무대에서 은메달 한 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그랑프리 파이널에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그랑프리파이널에선 205.23점으로 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인 6위에 그치며 뚜렷한 한계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