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의 올해 3월 월드컵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배추 보이' 이상호(24·하이원)가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호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19-2020시즌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평행 대회전 경기에서 출전 선수 67명 중 2위에 올랐다.
이상호가 FIS 월드컵 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17년 3월 터키 대회 은메달, 올해 2월 강원도 평창 대회 동메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한국 스키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이상호는 FIS 월드컵에서도 한국 최초로 시상대에 오른 선수다.
예선을 5위로 통과한 이상호는 16강전에서 홈 코스의 가브리엘 메스너(이탈리아)를 제치고 8강에 안착했다.
준준결승에서 예선 4위였던 라도슬라프 얀코프(불가리아)를 따돌린 이상호는 4강에서 루카스 마티스(오스트리아)를 1.31초 차로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며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 상대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한 롤랑 피슈날러(이탈리아)였다.
이상호는 올해 2월 평창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낼 당시 16강에서 피슈날러를 0.53초 차로 물리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결승에서는 피슈날러에 0.86초 차로 패하는 바람에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피슈날러는 이번 시즌 두 차례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 대회전 경기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상호는 올해 11월 말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평행 대회전에서 우승하며 2019-2020시즌을 시작했고, 지난주 러시아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에서는 평행회전 15위, 평행 대회전 9위의 성적을 냈다.
이번 준우승으로 이상호는 2019-2020시즌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부문 종합 4위, 평행 대회전에서는 종합 2위에 올랐다.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지난주 러시아 대회부터 계속 감이 좋았다"며 "러시아 대회에서 예선 1위를 하고도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오늘 그 아쉬움을 조금 덜어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호는 "시즌 초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부담감이 줄었다"며 "시즌 출발이 좋은 만큼 남은 대회에서도 계속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018-2019시즌 기존에 쓰던 용품보다 4㎝ 긴 보드로 교체했던 이상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다시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장비로 돌아갔다.
그는 "내게 더 맞는 장비를 찾는 과정"이라며 "지금까지 훈련이나 대회 결과를 볼 때 평창 올림픽 때 장비가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상호는 다음 주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월드컵 대회 평행 대회전에서 연속 메달권 진입에 도전한다.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정해림(24)은 출전 선수 52명 중 17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