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이제훈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모범택시2' 종영 후 눈물을 흘렸다. '모범택시2'는 사전제작 됐다. 이제훈은 연기는 물론, 편집점부터 음악, 믹싱, CG까지도 감독에게 의견을 주고 싶어 마음을 쏟았다. 첫 방송 후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더 추가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 그렇게 온 마음을 쏟은 '모범택시2'가 끝나자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모범택시2' 종영 후 만난 이제훈은 '모범택시' 준 제작자 마인드였다. 실제 제작사를 만들고 배우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모범택시' 시리즈에는 제작, 투자를 참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사명감으로 자연스럽게 스스로 경계를 허물었고, '모범택시' 시리즈에 임했다. 시즌3가 확정된 '모범택시' 시리즈는 안방에 한국판 MCU의 탄생을 알렸다.
▲드라마 '모범택시2' 김도기 役 이제훈/컴퍼니온 |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극을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역대 1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제훈을 비롯해 무지개운수 팀 전원은 시즌1과 2까지 함께했다. "시즌2에서도 함께해서 매우 든든했다. 시즌1에서 촬영한 스태프들이 바뀌다보니 손발을 맞추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힘든 걸 승화할 수 있는 웃음이 우리 현장에 있어서 많이 의지가 됐다. 김의성 선배님은 보통 생각하는 어른의 범주를 넘어서 친구같고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분이다. 권위있는 존재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바라보며 삶에 대한 태도를 선사해주셔서 너무 편했다. 선배님이 중심이 되서 장혁진 선배님, 배유람 배우와 표예진 배우도 너무 착하고 편하니까 오히려 김도기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게 힘들었다. 차분하고 말 수도 적고 무겁게 연기한다. 현장에서 즐거우니까 그 톤을 지키는게 어려웠던 것 같다."
이제훈이 분한 김도기는 무지개운수 팀 중에서도 행동대장이다. '모범택시' 시리즈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이제훈은 더 큰 사명감을 갖고 더욱 더 세심해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가해자들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마땅한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그 부분에 대한 해결창구를 드라마로 푼 것이다. 간접경험을 통해서라도 사람들과 기억하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실제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하는게 표현하는게 중요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 또한 중요했다. 사전제작으로 연기자로서 할 일이 끝났지만, 추가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예전에는 연기자로서의 내 몫은 연기로 다 했다고 끝냈다면, 이제는 작품을 참여하는데 있어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촬영 후에도 계속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라는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 평생 박제되는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더 이상 건들 수 없다. 조금이라도 뭔가 더 노력을 해서 시청자들에 좋은 작품을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드라마 '모범택시2' 김도기 役 이제훈/컴퍼니온 |
가장 애착이 가는 에피소드는 부동산 사기로 어린 아이들을 유린, 유괴한 사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 저도 화가 많이 났다. 저도 조카가 둘이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는게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느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인기 요인은 사적 복수로, 답답함을 통쾌하게 해소해 준다는 것이었다. 시즌1과 시즌2가 비슷한 포맷이었지만 차별점은 존재했다. "시즌1은 '모범택시'가 사적 복수라는 키워드로 공권력이 하지 못하는 일을 행하면서 피해자들의 울분을 풀어주고 해소했다. 그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가치를 논하며 무겁고 다크한 느낌도 있었다. 시즌2에서는 재밌고 통쾌하게 악당들을 혼내준다는 콘셉트로 기획했다. 금요일에 나쁜 놈들의 악행으로 고구마를 먹였다면, 토요일에는 사이다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기획했다. 편안하고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시즌2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시즌1에 이어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금사회로 인해 죽음의 위기에 처한 무지개 5인방 앞에 과감한 운전실력을 선보이며 구세주처럼 모범택시1호로 배우 김소연이 깜짝 등장했다. "한국판 MCU라는 반응이 더 재밌게 느껴지고 시청자들이 이해해주시고 받아들여주시니 흥미로웠다. 김소연 선배님이 택시기사 1호로 나왔을 때는 정말 신이 났다. 김도기는 몇호 기사일까 궁금해지더라. 나중에 혹시 혼자 일당 백이 힘들다면, 다른 기사를 뽑아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투캅스'나 '007'시리즈처럼 오래 시즌제가 됐으면 좋겠다. 시리즈로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이 우리 나라에서는 흔하지 않다.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같이 즐기고 이야기로 위로 받고 같이 생각 해보게 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미소)."
▲드라마 '모범택시2' 김도기 役 이제훈/컴퍼니온 |
이제훈에게 '모범택시'는 남다른 의미다. 누구보다 진심이었고, 사명감도 컸기 때문에 종영 후 안도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스스로 경계를 허물고 제작자의 마음가짐으로 임한 드라마이기에 뜻 깊다. "감독, 작가님과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연기하는 재미를 처음 알게 해준 작품은 '시그널'이다. 그때 처음으로 단순히 배우가 아니라 작품에 있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적인 작업으로는 '박열'이 있었다. 이제는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진중해지고 진지해지는 것 같다."
시선이 달라짐에 따라 그가 하고자 하는 영역도 점차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연기자로 시작했지만 그는 제작자 김유경 대표, 양경모 감독과 함께 콘텐츠 제작사 '하드컷'을 설립했다. 하드컷에서는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언프레임드'를 제작했으며, 이제훈은 각본과 연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제훈의 다음 행보는 자신과 함께 꿈을 이뤄나갈 동반자들과 함께 매니지먼트사 컴퍼니온을 설립했다. "공인은 아니지만 영향력을 미치고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책임감, 이 산업에 있어서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생각까지 저는 더 깊고 넓게 저를 움직이게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것과 별개로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콘텐츠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영역에서 보탬이 되는게 있다면 저는 하고싶다. 많이 써주셨으면 한다(웃음)."
하지만 차기작 스케줄만으로도 쉴 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여유는 없지만 그가 틈날 때마다 하는 일은 영화를 비롯한 작품을 보는 것이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배우 일을 시작한 그는 현재 한국영화 시장이 처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영화관에 반드시 간다. 팬데믹으로 근 3년 동안 극장에 가는 것이 소극적 이게 되고 즐길만한 콘텐츠가 적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극장을 찾는 부분이 자유로워졌는데 예전보다 관객 수가 적어진 것을 저도 느낀다.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게 제일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영화인들이 더욱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 같다. OTT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는 디바이스가 준비돼있어 즐길 수 있다.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순간은 시간을 들여서 깜깜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 약속과 계획을 세우는 것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게 최적화라고 생각한다. 방해받는 요소들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극장에서는 스스로는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를 온전하게 즐기면서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나. 그것을 온전하게 지키고 느끼려면 좋은 작품을 극장에서 선보여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더욱 더 신중하게 작품을 보고 연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
▲드라마 '모범택시2' 김도기 役 이제훈/컴퍼니온 |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10년 안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영화관 건립이다. "순간 주목 받지 못하더라도 10년 후에도 그 작품을 꺼냈을 때 가치가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다. 매니지먼트를 혼자 시작한 지 2년이 됐다.시나리오도 써 보고 있는데 개인 시간이 많이 없다. 순식간에 지나는 시간이 야속하기도 하다. 잠을 많이 자는 것도 아닌데 창작에 대한 욕심을 더 내고 싶다. 그래서 더 건강해야 할 것 같다. 10년 안에는 영화관을 건립하고 싶다. 수익성은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다. 평생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연출까지고 이루고 싶다. 이정재, 정우성 선배님들 보면서 그런 꿈을 꾼다. 아직은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빚어나가는 중이다. 내공을 더 많이 쌓아야 할 것 같다(미소)."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