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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나 윌리엄스(사진: EPA=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세계 랭킹 605위)가 복식에 이어 단식에서도 선수로서의 여정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윌리엄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 테니스(총상금 6천만 달러)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아일라 톰야노비치(호주, 46위)에 세트 스코어 1-2(5-7 7-6 1-6)로 졌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통산 73승(그랜드슬램 23승 포함)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계획임을 내비친 바 있기 때문에 이날 경기가 사실상 현역 은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여자 복식 1회전에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와 한 조로 출전해 루치에 흐라데츠카-린다 노스코바(이상 체코) 조에 0-2(6-7 4-6)로 져 탈락한 윌리엄스는 이로써 길었던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무리 했다.
윌리엄스는 코트 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 생애 가장 놀라운 경험과 여정이었다"고 올해 US오픈에서의 행보를 돌아본 뒤 "살면서 한 번이라도 저를 응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이어 그는 "선수로 뛰면서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고,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고 자신이 지닌 위대함을 끝까지 지키려 했음을 강조했다.
세레나는 특히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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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
그는 그는 언니 비너스에 대해 "비너스가 없었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비너스 역시 관중석에서 눈물로 마음을 전하는 동생의 모습을 애틋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세레나와 비너스는 현역 시절 그랜드슬램 단식 결승에서만 9차례 맞대결을 펼쳐 세레나가 7승 2패로 더 많이 이겼다. 전체적인 상대 전적에서도 31전 19승 12패로 세레나가 더 많이 이겼다. 윌리엄스는 다시 경기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고,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내년 1월 열리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 호주오픈을 의식한 듯 "나는 정말로 호주를 사랑한다"는 농담을 던져 팬들에게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오래도록 모든 인생을 테니스와 함께했다"며 "제가 원하는 대로 (은퇴를)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팬들에게 사실상의 고별 인사를 전했다.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2017년 호주오픈까지 총 23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 이 부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가지도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보유한 그랜드슬램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에 과 도전했지만 결혼과 출산, 코로나19 팬데믹, 부상 등 여러 난관에 직면하며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7년 호주오픈 단식 우승 직후 임신 사실을 공개하고 그해 가을 딸 올림피아를 낳은 윌리엄스는 2018년 코트로 돌아왔고, 엄마의 몸으로 네 차례나 그랜드슬램 단식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테니스 종목에서 흑인 선수로서 그가 걸어온 길은 오롯이 세계 테니스 역사의 새로운 역사였다. 1981년생인 윌리엄스가 1999년 US오픈을 제패한 것은 1958년 알테아 깁슨(미국) 이후 41년 만에 흑인 여자 선수의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우승이었는데 특히 프로 선수들의 그랜드슬램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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