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24년 상반기에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4' 같은 액션물이 도파민을 자극했다. OTT 작품에서는 액션 여전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마동석과 넷플릭스가 처음 만난 영화 '황야'의 안지혜와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금해나가 바로 그 주역이다.
금해나는 오는 7월 19일 저녁 8시 30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되는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조연상 부문에 '무빙'의 곽선영, '마스크걸'의 염혜란, '더 에이트 쇼' 이주영, '삼식이 삼촌' 과 티파니 영과 함께 후보로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소민혜 역 금해나/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올해 1월 17일부터 2월 7일까지 디즈니+에서 공개된 시리즈로,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이다.
금해나가 연기한 소민혜는 맨몸 격투, 총, 칼, 모든 것에 특화된 S급 킬러다. 소민혜는 14년 전 진만이 작전 수행 도중 우연히 만난 사이로, 진만이 사망한 뒤 지안에게 접근한 인물이다. 다른 킬러들도 두려워하는 최상위 레벨의 킬러인 민혜는 유일하게 지안을 구해야 하는 그린 코드를 지닌 인물이다. 공개 후 금해나의 액션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액션 씬으로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운동 수저'였던 금해나는 평소에도 스턴트 하는 친구들과 운동으로 기본적인 동작들을 익힌 상태였다. 독립영화 하면서 현대무용까지 배웠기에 그의 움직임은 유려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키가 크다는 이유로 선수로 차출되고 그랬다. 대회 나가서 적당히만 했는데 2등을 했다. 그때부터 겁을 먹고 발목을 잘못 접질러서 운동을 못하게 됐을 때 내가 운동신경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키가 162cm였다. 대학교 때는 아크로바틱 동아리를, 20대때부터 스턴트 하는 친구들과 운동을 같이 해왔다. 낙법할 때 잘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욕심이 생겨서 전방 낙법까지 했다. 어려운 것이라고 하던데 저는 겁이 조금 있어서 오히려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구르기만 했다."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소민혜 역 금해나/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특히 '킬러들의 쇼핑몰' 5화에서 민혜는 20대 1 액션 씬으로 화제를 모았다. 혼자 남성들을 상대로 바닥을 구르는 것은 기본, 맨몸 액션과 단도 액션, 격투기 기술인 그래플링까지 다채로운 기술로 걸크러시 면모를 과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민혜 캐릭터 자체가 '액션'이라고 생각했다. "촬영 준비하면서 무술감독님께 깔려본 적이 있다. 고난이도 액션 동작을 계속 연습하니까 숙련된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제가 한 사람을 잡고 해야하는 동작이다 보니 어느 정도 힘이 필요하겠더라. 무게나 근량 차이가 다르니 압박감도 달랐다. 촬영 기간 내내 버티려면 근육량이 중요했다. 그래플링 기술은 바닥에 구르는 동작이 많았다. 액션 스쿨 다닐 때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서로 끙끙 앓던 기억밖에 없었다."
액션 만큼이나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 것은 금해나의 연기다. 첫 등장부터 어눌한 한국어 연기로 국적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첫 장면이 중국어 대사가 제일 긴 장면이었다. 킬러 이전의 전사를 봤을 때, 중국인이면서 국경지역이나 환경에 놓여진 인물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다큐를 볼 때 아이들이 흘린 총을 갖고 놀더라. 자료를 찾아보면서 중국의 둥베이 지역 즈음을 생각했다. 그래서 둥베이에서 온 친구한테 중국어를 배웠다. 친구가 정말 24시간 대기조로 함께 해줬다(웃음)."
하지만 금해나는 토종 한국인이다. 민혜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액션 만큼이나 많이 연구하고 준비한 것이 중국어 발음 연습이었다. "이전에 중국어를 배운 경험이 있다. 중국인들 특유의 어려운 발음들을 고민해서 연기해 본 적이 있었다, 조선족이나 북한 역할이 워낙 많았던 시기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중국어 발음 체계를 엄청 연구했다. 친한 중국인 친구가 한국인인데, 둥베이 지방에서 오래 살아서 20대 때 한국 온 친구한테도 많이 부탁했다. 입 모양을 많이 보고, 혀 위치를 많이 연습했다."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소민혜 역 금해나/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금해나는 연습하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안되는 한국어 발음을 캐치해 낸 후 '유레카'를 외쳤다. "언어를 표현할 때 그 나라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하니까 체계적으로 더 공부하고 싶었다. 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했다. '한국말을 잘 하시는데 활동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봤다(웃음). 정말 용기를 얻은 댓글이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도 함께 했다. 남다른 큰 신장 때문에 연기에 제약을 많이 받았던 금해나는 '킬러들의 쇼핑몰'로 다시 한번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20대 때는 방황을 많이 했다. 30대가 되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 저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고 저라는 사람을 많이 관찰했는데 저는 제 성격이 좋은 것 같지는 않더라. 너무 예민하거나 극단적인 모습들이 있다. 자아실현 하는데 연기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연기하면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저를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도구로 너무 좋은 것 같다."
금해나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 팀장 역으로 스크린 관객들에게 인사한 후 대작은 '킬러들의 쇼핑몰'이 처음이다. "대작에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감독님이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제가 걸리거나 어색한 대사가 있으면 감독님이 먼저 제안을 주셨다. 3안까지 생각해가는데 그걸 다 적극 수용해주셨다. 민혜 캐릭터가 액션 장르의 캐릭터라서 액션이 제일 중요했는데 음악 레퍼런스를 많이 보여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배우로서 존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다. 아이디어를 주고 받아서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민혜 캐릭터를 연기한 덕분에 내면도 한 층 강해졌다. "현장에서 '액션!' 외치는 순간 시간이 단절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칫 놓치면 부상을 입는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이성적으로 되는 것 같다. 쓸데 없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견디는 과정을 통해서 내면도 더 강인해 진 것 같다. 앞으로도 저라는 배우를 찾아주신다면 액션 연기는 더 하고 싶다. 이렇게까지 운동했으니 2, 3 작품을 더 하면 좋을 것 같다. 타격기를 더 많이 해왔어서 우슈같은 아름다운 동작이 많은 시대극도 도전해보고 싶다. 요즘은 양궁도 배우고 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