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강훈은 '작은 아씨들' 촬영이 끝난 후부터는 본격 시청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시청했다. 최종회에서 진화영(추자현)의 재등장은 최고의 반전이었다.
"저도 12화 대본을 받고 소름이 끼쳤다. 정서경 작가님 작품을 처음 해봤는데 시놉이 없는 상태에서 1화부터 3화까지 받아보고 인물을 그려나갔다. 근데 12화에서 죽은 줄 알았던 진화영의 등장은 정말 '우쒸'였다. 선배님은 특별출연처럼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등장하셔서 너무 놀랐다. 그때 제가 법정에서 실제 신기하게 봤었다."
▲tvN '작은 아씨들' 하종호 役 강훈/앤피오엔터테인먼트 |
강훈은 "촬영 중반부터는 시청자 입장에서 봤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돈의 무리들이 이길 것 같았다. 근데 그런 엔딩이 나와서 그 점도 새로웠다. 대본으로만 볼 때, 그리고 제 촬영장면이 아니고는 어떻게 표현될지 몰랐다. 생각했던 결말이긴 하지만, 저는 종호가 죽음으로써 인경이 더 불을 키고 뛰어드는게 아닌가 싶었다"도 덧붙였다.
극 중 종호는 700억원에 관심도 없는 부잣집 아들이다. 만약 드라마처럼 700억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강훈 역시 '한강 뷰 아파트'라고 답했다. "저는 주식도 관심없고 재테크를 못해서 부풀리지는 못할 것 같다. 처음으로 집을 얻을 것 같다. 지금은 자취하고 있으니까 인주처럼 한강뷰 아파트로. 하하. 온 가족이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좋은 집을 구하고 쓰고 싶다. 저는 엄청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물건을 잘 못버린다. 초등학교 때 쓴 스케이트, 당시 야구 경기장에서 아버지가 받아준 볼도 그렇고 교복도 다 가지고 있다. 신발도 잘 안 맞는데 잘 못버린다. 부모님 집에 있어서 엄마가 버리고 싶어하신다(웃음)"
종호로 전작과 달리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 강훈. '작은 아씨들' 중에 탐나는 캐릭터가 있냐는 물음에 위하준이 분한 최도일을 꼽았다. "위하준씨가 너무 표현을 너무 잘해주셔서 탐나기도 했다. 저도 궁금해서 인주랑 둘이 썸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돈인가 사랑인가에 대해서 왔다갔다 하는데, 그래서 더 한번 해보고 싶기도 했다. 성별을 신경 안 쓴다면, 인경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정의감 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다. 종호가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니 그런 매력이 있더라. 그래서 인경에 대한 생각도 해봤다."
▲tvN '작은 아씨들' 하종호 役 강훈/앤피오엔터테인먼트 |
강훈은 지난해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작은 아씨들'까지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 연타. 부담보다는 순간들을 즐기는 편이다. 작품이 사랑받는 것 자체가 좋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제 작품을 보고 있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너무 좋다. 또 다른 나를 보여줘야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작은 아씨들'은 끝까지 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 "저는 거의 드라마를 찍다가 중간에 빠지고 하는게 많았다. 마무리에서 '고생했다'고 인사를 못했다. 많은 인물이 아니라 인경이만 위주로 만났다. 스태프분들 고생많으셨다고 얘기를 드리고 싶다."
특히 강훈은 "김미숙 선배님과 한번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극 중 고모할머니가 인경이와 연결을 시켜주셨는데 한번도 못 마주쳤다. 제가 그 집에 드나들 때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기회가 된다면 선배님과도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tvN '작은 아씨들' 하종호 役 강훈/앤피오엔터테인먼트 |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한 강훈은 데뷔한지 12년만인 지난해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사극에서 현대극으로 옮겨오면서 혹시나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작품과 종호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중에 새로운 매력을 어필했다.
과거를 돌아보는 편이라는 그는 "과거는 힘들었다기보다는 조금 단단해지게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때가 있기에 제가 꿈꿔왔던 지금이 올 수 있는 것 같다. 서사가 있는 캐릭터를 표현해봤고, 신인상도 받았다. 기분 좋은 일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보다는 언제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달려나간다"고 했다.
배우로서 다른 캐릭터를 처음 표현할 때의 '떨림'이 좋다는 그는 "지금도 아침에 촬영 나갈 때 설렌다. 처음에 연기학원 들어갔을 때 선생님이 무대 올라가서 연기해보라고 했다. 그 떨림이 너무 좋아서 가지고 있다. 첫 촬영 때의 떨림이 있다. 이 기회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예전에는 제작사 찾아가서 프로필도 내고 하는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2연타석 홈런을 날린 강훈은 차기작도 이미 정해졌다. 아시아를 사로잡은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리메이크한 '너의 시간 속으로'와 '꽃선비 열애사'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저는 INFJ다. 쉬는 날 잘 나가는 편이 아니다. 인기를 실감할 때는 가끔 저를 알아보시면 사진찍어 드리고 싶고, 좋은 추억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어릴 적 우연히 연예인을 만났던 일이 자신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기에, 자신의 팬들에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저는 군산 출신이다. 어릴 때 동네 마트에서 우연히 전원주 선배님과 여운계 선배님을 뵀었다. 악수를 받은 기억이 너무 좋아 잊지 않고 있다. 저한테 뭘 해주면 엄청난 추억이 된다. 여건이 안될 때는 안타깝지만, 만나면 최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