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상선언' 임시완 "빌런 진석은 신선한 도전, 더 찾아다니고 싶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2 17: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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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임시완이 이토록 서늘할 수 있다니. 여심을 홀리는 꽃미남을 대표하는 배우 임시완이 전에는 본 적 없는 모습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영화 '비상선언' 속 임시완은 첫 등장만으로 소름을 끼치게 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변신이다.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의 사상 초유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그린 이야기다. 개봉 18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오는 9월 7일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주)플럼에이앤씨
 

'비상선언'의 의미는 재난 상황에 직면한 항공기가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 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다. 임시완은 영화 '비상선언'에서 비행기가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는 빌런 진석으로 분했다.

첫 등장부터 진석은 수상하다.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공항의 승무원에 사람이 가장 많이 타는 비행기가 뭐냐고 묻는다. 진석으로 인한 긴장감은 그가 비행기에 탑승하고나서 더욱 증폭된다. 영화는 대놓고 진석이 '빌런'임을 공표하고 시작한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임시완은 진석을 '절대 악'으로 접근했다.

"처음 느낀 진석은 절대 악이었다. 연기하는데 있어서는 다양성을 가질 수 있겠다, 자유롭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악역이 주는 해방감이 있다. 선역은 의례 기대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충족시켜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 있는게 미덕이라 생각한다. 악역은 비교적 선역과 비교했을 때 표현의 폭이 굉장히 넓다고 보여졌다. 연기적으로는 굉장히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빌런의 형태 '어벤져스'의 타노스, '킹스맨'의 사무엘 잭슨 같은 악역을 굉장히 좋아한다. 악역 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진 신념이 명확한게 있다. 저는 그런 악역의 모양을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 스틸/쇼박스
 

호놀룰루행 비행기에 탑승한 진석은 결국 생화학 테러를 일으켜 한 순간에 기내를 발칵 뒤집어놓는다. 그가 사회에 불만을 품고 항공기에 테러를 자행하기까지의 서사는 알 수 없다. 임시완은 직접 서사를 만들어나갔다. "누구한테도 알려줄 필요가 없지만, 개인적으로 류진석의 서사를 만들어봤다. 이러한 피해, 놀림을 받았다는 것들을 증폭해서 필요 이상으로 증오하고 그런 사람들에 악행을 저지르며 본인에게는 논리적인 서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진석의 국적은 미국이다. 임시완은 '비상선언' 제작보고회 때부터 '빌런'이기에 최대한 말 수를 줄이고, 영어 포지션을 담당하며 색다른 홍보를 이어나갔다. 진석은 영어 뿐만 아니라 타인과 여성들에 서스럼없이 욕설을 내뱉는다. "'비상선언'에서는 이전에는 소화하지 않았던 결의 대사들이 있었다. 영어는 일단 굉장히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교포인 것처럼 표현해야되서 영어 연습을 발음 위주로 했다. 늘 쓰던 언어가 아니니까 적어도 그 언어에 있어서 연기에 발목 잡히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영어 발음 연습을 많이 했었다."

임시완의 해석으로 완성된 진석은 '비상선언' 티저 예고편부터 화제가 됐다. 마치 조커를 연상케 하는 그의 웃음은 섬뜩했고 소름끼쳤다. 임시완은 "예고편 공개되고 '눈이 돌아있다'는 표현을 봤었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악역을 맡은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봤다"고 말했다.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주)플럼에이앤씨
 

특히 진석이 재혁(이병헌)의 딸 수민을 겁에 질리게 한 장면은 실제 촬영이 아닌 리허설 장면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화제가 됐다. 이 사실은 한재림 감독이 공개 전까지 임시완 조차도 몰랐던 사실이다. "기억이 나는 게, 리허설 할 때도 비슷하게 의상은 입고 했었다. 귀신같이 그걸 써 주셨기 때문에 그 씬을 잘 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리허설 할 때는 실전이 아니라서 긴장이 덜 되는게 있다. 그래서 저도 긴장이 덜 됐고 다음이 있으니까 되게 툭툭 했던 것 같다. 저 자체도 긴장을 하지 않고 리허설을 하니, 이걸 보는 감독님도 그런 것을 느끼시고 사용하신 것 같다. 연기에 대해 굉장히 정확하신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님의 선구안 덕분에 제가 좋은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 것같다. 악역 중에서도 서사가 아예 없다는 점. 일말의 정서적인 교감의 여지조차 없는 악역이라는 점이 다른 것 같다."

이미 이륙한 항공기 내에 엄청난 테러를 일으키고 그게 어떤 성분인지, 테러 이유와 목적 그 어떤 것도 이야기 하지 않던 진석의 퇴장은 그 누구보다 빠르다. 이에 임시완의 연기를 오래 기다린 팬들은 짧은 분량에 아쉬워한다. 하지만 임시완은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저는 분량에 있어서는 크게 아쉬움은 없었다. 만약에 제가 여기서 더 분량이 많았다면 제가 그 압박감을 버틸 수 있었을까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순수하게 돌은 연기'에 중점을 둔 것은 어떤 방법을 한다는 것이 정상적인 범주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본인의 신념에 따라서 행동을 하고 표정을 지어야겠다 생각하고 접근했다."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주)플럼에이앤씨
 

임시완을 향한 칭찬 릴레이는 언론과 대중 뿐만 아니라 함께 호흡한 대선배들까지도 한 마음이었다. 특히 송강호는 '범죄도시2'에 손석구가 있다면 '비상선언'에는 임시완이 있다'고 극찬했다. 송강호는 임시완의 첫 스크린 데뷔작 '변호인'을 함께 한 선배이기도 하다. 그는 문자 메시지로도 임시완을 칭찬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배님들께 연기에 대해서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일 큰 칭찬인 것 같다. 그게 저로서는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고 뿌듯하다. 그 문자를 받고서 그 감사한 마음에 그게 촬영장에 가는 에너지의 근원이 돼기도 했었다."

극 중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로 분한 송강호는 지상에서 진석에 대해 수사했기에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이병헌과 김남길, 김소진의 경우는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호흡했다. 앞서 이병헌은 임시완이 촬영장에서 자신에게 질문이 끊이질 않았고, 심지어 문자로도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자신도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한 줄 몰랐다며 웃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선배님들이셨기 때문에 그 선배님들의 가치관, 취미생활, 평소 주로 하고 있는 생각들이 정답과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생각이 있었다. 그런 일련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훌륭한 연기를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서 저도 모르게 질문을 많이 드렸다. 제가 그렇게 많이 질문을 드린지 몰랐다(웃음)."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주)플럼에이앤씨
 

호놀룰루행 스카이코리아 501편 부기장 최현수로 분한 김남길과 사무장 김희진으로 분한 김소진과 연기하는 순간에는 진석으로 몰입했다고 느꼈단다. "남길 형이 현장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신다. 되게 재밌게 찍었다. 슛 들어가기 직전 까지는 계속 장난치고 농담하는 게 연속이었다. 그때 만큼은 이게 어떻게 나오던지 같이 수다 떠는게 재밌어서 그 생각이 컸다."

김소진과 장난치던 중 탄생한 장면도 있단다. "현장에서는 소진 누나랑 남길이 형이랑 같이 붙었을 때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면서 촬영했다. 촬영 직전까지 수다 떨면서 장난쳤다. 소진 누나가 저한테 전화기를 대주는 상황인데 장난을 쳤었다. 그때 감독님이 그 장면을 모니터로 보시고 그 리허설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 저는 장난치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그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갔다. 장난치다가 얻어걸린 씬이 있었다. 그런 작업 과정이 재밌었다."

첫 악역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시완. 그에게 '비상선언'은 제안 받은 순간부터 믿을 수 없었던 작품이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을 비롯해 믿고보는 배우 김남길 김소진 박해준까지 함께 한 작품으로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비상선언' 류진석 役 임시완/(주)플럼에이앤씨
 

임시완은 "처음에 미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저한테 큰 선물같은, 꿈만 같은 작품이었다. 저한테 있어서 굉장히 큰 그릇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눈 앞의 류진석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 잘 표현할지, 굉장히 훌륭한 감독님과 선배님들한테 있어서 제가 적어도 피해가 되면 안되니까, 그런 생각만 하기도 벅찼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바라볼 때 있어서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류지석만 집요하게 파헤쳤다. 작품의 메시지나 미덕 같은 것을 미처 파헤치치 못했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시 악역이 들어온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단다. "만약에 또 다른 결의 악역이 들어온다면 저로서는 안 할 이유가 없다. 저한테는 신선한 도전이고 더 찾아다니고 싶다. 선한 캐릭터도 많이 하고 싶기도 하다. 근데 어떠한 비슷한 결보다는 새로운 결의 제가 하지 않았던, 그런 캐릭터라면 이왕이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 것들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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