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지난 2021년 독립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쥔 공승연이 첫 상업영화 '핸섬 가이즈'로 합격점을 받았다. 공승연은 이성민, 이희준.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두 기둥 사이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공승연의 첫 상업영화 '핸섬가이즈'는 올여름 개봉 한국영화 중 첫번째로 손익분기점(110만명)을 돌파한 작품으로, 누적 관객수 164만이다.(이하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재필(이성민), 상구(이희준)가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이사왔지만,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친구들과 놀러온 대학생 김미나(공승연)를 만나게 된다.
▲영화 '핸섬가이즈' 김미나 役 공승연/바로엔터테인먼트 |
공승연이 연기한 미나는 골프 유망주이자 친구인 이성빈(장동주)을 좋아하지만, 자신을 가지고 놀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아 별장에서 무작정 뛰쳐 나온다. 그는 한밤중에 강가에서 소리치며 속풀이를 하던 중 재필과 상구 일행과 얽힌다. 그리고 미나의 친구들은 재필과 상구로부터 미나를 구출하기 위해 이들의 집을 찾는다.
'핸섬가이즈'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이지만, 미나는 재필, 상구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재필, 상구와 얽혔지만 그들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되려 보살핌을 받는 캐릭터다. 공승연은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처음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웃겼다. 코미디인데 관객들이 웃지 않으면 어쩌나 부담감은 있었다. 근데 미나 캐릭터를 되게 강단있게 만들어 주셨다. 저는 두 선배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역할이라 그게 어려웠다."
재필과 상구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남다른 비주얼을 자랑한다. 가장 가까이서 그 모습을 본 공승연은 "저도 처음에 두 분이 하신다고 하셨을 때 상상을 못했다. 원작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제가 생각하는 선배님들의 얼굴이 매치가 안되서 어떻게 표현하실지 궁금했다. 분장팀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오히려 분장을 지운 얼굴이 더 낮설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핸섬가이즈' 스틸/NEW |
미나는 자신을 구해준 이들을 오해하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기절했다 깨어난 미나가 홀로 소란을 떠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공승연의 원맨쇼다. "대본에 '이러지 마세요 x새끼들아 악~' 이라고만 써 있었다. 살을 많이 붙였어야 했다. 감독님이 컷을 늦게 해주시더라. 테이크도 많이 갔던 것 같다. 해내야 하는 장면이었다. 촬영하면서 제가 기댈 곳이 없어서 기둥을 잡았는데 카메라 감독님이 기둥 잡는 샷을 촬영해 주셔서 나올 수 있었다(웃음)."
재필, 상구와 오해를 푼 미나는 두 사람의 집에서 머무르면서 설거지 등을 돕는다. 특히 상구와 화기애애한 모습은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안긴다. "현장에서 제일 경계한 부분이 웃음을 찾는 것이다. 상구의 모든 장면이 미나 입장에서는 귀여워보였을 것이다. 그렇게 귀엽게 춤을 추시는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더라. 희준 선배님이 진지하게 노력해주셔서 저도 진지하게 임할 수 있었다. 오빠는 현장에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뭔가 찾았다 싶으면 저를 불러서 얘기도 해주신다. 미나에게 상구는 좋은 사람, 좋은 친구, 좋은 오빠였다. 러브라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면, 미나로 인해 오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친구들은 미나를 구출(?)하기 위해 재필, 상구의 집을 찾았다가 뜻밖에 일들을 겪는다. 관객들에게는 오싹한 공포로 다가오지만, 미나의 입장에서는 복잡한 심경이다. 공승연은 "연기하는데 크게 무리가 되지도 않았다. 미나 때문에 오해가 눈덩이로 불어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도 강렬하게, 강심장 캐릭터를 너무 좋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영화 '핸섬가이즈' 김미나 役 공승연/바로엔터테인먼트 |
말이 필요 없는 이성민, 이희준의 연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호흡한 소감도 궁금했다. "차키를 달라고 요청하는 씬에서는 멘붕에 빠졌었다. 그때 두 선배님이 도와주셨다. 모니터룸까지 직접 확인 시켜주시고, 조언도 해주셨다. 이성민 선배님은 연기하다 길을 잃었을 때 같이 고민해주셨다. 이희준 선배님은 엄마 같은 느낌이었다. 책도 선물해주셨었다. 연기적인 것보다 한 사람으로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 배우로서 마음 가짐이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앞서 이성민, 이희준은 공승연의 연기를 칭찬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연기신'인 두 배우 사이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공승연은 "저는 제 원맨쇼 장면을 눈뜨고 똑바로 볼 수 가 없었다. 그 장면이 너무 보기 힘들었다. 제 목표는 두 선배님들 사이에서 중심있게 잘했다는 말만 들었으면 했다. 공승연이라는 배우가 영화에도 나온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했다"고 말했다.
데뷔 13년차를 맞이한 공승연. 그는 2021년 데뷔 10년차에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로 마침내 연기력을 인정받고, 청룡영화상 신인상 등을 거머쥐었다. 또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로 2022년에는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30대로 접어든 후 한 단계 나아가 첫 상업영화를 내놓는 소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영화 '핸섬가이즈' 김미나 役 공승연/바로엔터테인먼트 |
특히 '핸섬가이즈'라는 제목은 외모적인 오해가 있지만, 맑은 눈으로 보면 누구나 핸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에게 외모는 때로는 득보다 실이 되는 경우가 있다. 화려한 외모로 인해 연기력이 가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공승연도 공감했다. "저도 외모 때문에 연기를 더 잘해야 돋보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데뷔 전에도 항상 '너는 주인공을 해야하는 얼굴'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제 외모때문에 오히려 힘들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저도 뭔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상업영화로도 호평받은 공승연. 앞으로 30대도 지금처럼 묵묵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매번 30대 청사진을 그려보지만 답을 내리지 못했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드라마틱한 일들이 많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마음적으로는 옛날과는 다르게 여유로워지고 차분해진 느낌이다. 제가 했던 것들을 보면 너무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그렇게 잘 해내가고 싶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