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MZ 세대의 아이콘' 주현영이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SNL 코리아'(이하 'SNL')에서 희극 연기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믿고 보는 톡톡 튀는 연기력으로 안방에 '동그라미'의 매력을 전파시켰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원, /이하 '우영우')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렸다. 종영 후에도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비영어권 TV작품 기준)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총 7주, 5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동그라미 役 주현영/AIMC |
주현영은 극 중 우영우의 친구 동그라미로 분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찰떡같은 캐스팅이었다. 하지만 주현영에게는 그라미는 '숙제'투성이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동그라미 역을 원하시는지 몰랐어요. 작품 자체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우영우는 아닐거고, 저는 최수연을 준비해갔어요. 수연이의 마음이 이해됐거든요. 연기를 보시는데 웃으시더라고요. 그리고는 동그라미를 해 볼 수 있냐고 하셨어요. 너무 감사하지만 동그라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죠. 저랑 너무 다르다고 했어요. 근데 주기자의 눈빛에서 똘기를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앞서 '우영우' 간담회에서 문지원 작가는 동그라미 캐릭터에 대해 '우영우보다 이상한 구석이 있는 애'라고 밝힌 바. 유인식 감독은 주기자 캐릭터를 보고 캐스팅을 했다고 전했다. "동그라미에 주기자를 입힐 수 있다는 확신이 드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고, 저한테 제안해주셨다고요. 사실 저는 신인이고 제가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자신없는 저를 신뢰해 주시기 때문에 믿고 가야겠다 싶었어요."
그라미가 어려웠던 이유는 범상치 못한, 결코 평범하지 않은 대사와 행동 때문이다. "대본을 봤을 때 행동이 정말 경악스러웠어요. 아마 제 주변에 있다면 골치 아플만한 일을 만들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라미에는 털보 사장님(임성재)과 영우, 가족들이 있어요. 저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출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그라미는 단순하게 내뱉어요. 그런 부분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라미 연기를 하면 '척' 할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신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동그라미를 만들기 위해 모티브를 찾았다. 고민 끝에 주현영은 안영미가 연기했던 '강꽃두레'와 댄서 '아이키'를 떠올렸다. "비슷한 사람을 생각해보니 주변에는 아무리봐도 없었어요. 아이키 선배님의 팬이거든요. 같은 여자가 볼 때도 멋있다고 느끼는, 미련없고 단순한 모습만으로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김꽃두레는 어렵지만 가만히 있을 때는 어떤 표정을 짓는지, 충동이 일으면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고 흉내 냈어요. 몸짓도 따라하고 따라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어떤 말투가 나오는지 접근하면서 시작했어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동그라미 役 주현영 스틸 |
'우영우'에서 동그라미는 털보사장(임성재) 가게 점원으로서, 장사를 마친 후 가게 청소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헤드셋낀 채 비의 '깡'을 부르며 "사장님 10만원 주세요"를 외쳤다. 주현영은 "나는 미쳤다 또라이다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깡' 부르면서 등장할 때 털보사장과 단 둘이 있는 공간에서 텐션을 높이면서 나만의 콘서트 하는 느낌을 내야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했으니 '나는 미쳤다 또라이다'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원래는 작가님이 20대 때 많이 들으셨다면서 리쌍 노래를 추천해주셨어요. 근데 제가 만끽하면서 즐길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비의 '깡'을 제가 제안했어요. 그 가사에 '헌드레드 달러 빌'이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10만원을 위해 춤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공연을 보여줬으니 털보사장님한테 10만원을 달라고 한거죠. 그 촬영때 감독님 입이 귀에 걸리셨다고 하더라고요."
주현영은 동그라미와 우영우의 인사법 '동 to the 그 to the 라니'를 빅뱅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었다. 이 외에도 그라미가 '계산이 안되는 친구'이기 때문에 주현영은 애드리브로 그라미 캐릭터를 채워나갔다.
"상대와 대사를 주고 받는 분량이 한 페이지가 된다면 그 중에 3~4개 정도는 애드리브를 넣었어요. 그라미는 그때 그때마다 떠오르는 생각도 다르고, 계산되지 않는 친구거든요. 그걸 계산해가는 것도 저 스스로를 경직되게 만들었어요. 제가 봐도 생생한 느낌으로 연기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애드리브도 준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뱉어내는 식이었어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동그라미 役 주현영/AIMC |
주현영은 그라미의 단순함에 집중했다. 그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이고 방구, 똥, 이야기 같은 것을 좋아하는 그라미가 웃겼어요. 사장님이 수연(하윤경)과 소개팅 후 차이고 전화 받는 씬에서 '방구 뀌었어요?' '트림했어요?' 같은 대사도 일부러 진지하게 물어보는 애드리브가 좋았어요"라고 했다.
주현영은 '우영우' 속 동그라미의 세계관을 '선명하다'는 말로 정의했다. "그라미는 보고 느끼는 것들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요. 내뱉는 말들이 다 선명해요. 본인이 어떤것을 느낄 때 확실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라미의 행동들이 가장 솔직하고 또렷해서 선명한 것 같아요(미소)."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