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인터뷰] '이재 곧' 하병훈 감독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다면 좋겠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8 15: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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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아쉬웠던 지난해를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에 새로운 인생 계획을 세우기 좋은 시기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금연 다짐부터 재테크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멘탈 상태를 재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OTT 서비스와 스크린을 통해 셀프 자가진단을 도와줄 작품들이 호평받고 있다. 이에 스포츠W에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작품을, 각각 감독과 배우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작품은 12번의 죽음과 삶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긴 작품 '이재, 곧 죽습니다'(연출/각본 하병훈, 제작 SLL, 스튜디오N,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티빙(TVING)이다. 하병훈 감독이 무려 10개월을 걸쳐 캐스팅을 완성한 작품은 지난 5일 파트2가 티빙, 글로벌은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됐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이재(서인국)가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하병훈 감독


원작 웹툰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 각 에피소드가 촘촘히 연결돼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하게 되는 드라마다. 특히 평범하게 스쳐지나갔던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고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최이재의 내레이션은 인생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뭉클함을 선사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어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지, 자신이 그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큰 응원을 받고 있었는지 보여주며 다시 살아갈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에 연출과 각본, 배우들의 연기까지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호평과 동시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너무 좋다", "결말까지 완벽", "힘들었는데 드라마 보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또 작품은 7일(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는 프라임비디오에서 영미권을 포함한 TV쇼 글로벌 종합 순위 TOP 2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이재, 곧 죽습니다'는 약 71개 국가에서 TOP 10에 랭크되어 있고, 동남아시아 외에도 프랑스, 멕시코 등 대륙을 아우르는 다양한 국가에 신규 진입하며 흥행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환승연애3'와 더불어 티빙 유료가입자 유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티빙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2주동안, 직전 2주 대비 신규 유료가입자수가 60% 늘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매 작품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드라마화한 하병훈 감독이 원작을 가장 덜 바꾼 작품이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거대한 세계관의 탄생을 예고한 가운데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하병훈 감독은 타임슬립이나 코믹이 아닌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를 해보고 싶어 본인이 직접 쓰던 중 원작 웹툰을 보게 됐다.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포스터
 

"사후 세계관에 대한 오리지널 대본을 4-5회까지 썼다. 그러다가 막혔다. 그러던 중 일요일에 원작 웹툰을 보고 재밌다는 생각에 다음날 회사에 전화해서 원작 판권을 사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팔렸다고 하더라. 판권 구입 회사 대표님을 만나 설득해서 결국 판권을 가지고 왔다."

'이재 곧, 죽습니다'의 원작명은 '이제 곧 죽습니다'이다. 감독은 제목을 '이제'를 '최이재' 이름으로 바꾸고 13번의 죽음을 12번으로 각색했다. 각색하면서 이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을 넣었다. 웹툰에는 없는 오리지널이다. "제가 한 웹툰 작품 중 가장 많이 안 바꾼 유일한 작품이다. '인간은 죽은 뒤에 살려고 발버둥 친다'라는 신(박소담)의 대사가 있다. 살아있는 지금 조금 더 노력하자는 메시지다. 여기에 뭔가 울림이 있을 것 같았다. 실패해도 좋으니 끝까지 나아가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걸 최이재가 느끼는 이야기다. 오리지널로 이 대대를 쓰면서 희열을 느꼈다. 최이재가 하나만 따진다면 돈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쫓다가 죽었고 파트2에서는 오정세(안지형 역/최이재) 선배님이 돈이 필요없다고 한다. 돈 때문에 죽은 최이재가 돈이 필요없다고 하는 과정을 쓴 것 같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멀티 캐스팅 중에서도 '역대급 조합'으로 불린다. 대세 배우들이 분량과 무관하게 각자의 '최이재'로 함께했다. 최이재가 지옥에 떨어지기 전 그에게 12번의 삶과 죽음의 형벌을 주는 신 역 박소담부터 서인국과 함께 최이재 역을 연기한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 그리고 고윤정, 김지훈, 김미경이 출연했다. 감독은 "업계에서 '하병훈 감독이 드라마 3개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며 웃었다.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하병훈 감독


"캐스팅만 10개월을 했다. 대중보다 업계에서 더 주목한 유일한 드라마라고 하더라. 스케줄이 꼬일까봐 우리 드라마가 언제 끝나는지도 기다린다고 하더라. 초반에 5명을 캐스팅했는데, 아직도 6명이 남았더라. 캐스팅 할때마다 원작자와 상의했다. '이제'를 '이재'로 바꿔서 모두를 주연배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첫 캐스팅이 이도현 배우였다. '18어게인' 이후 가끔 연락했는데 안부 전화를 주고 받았다. 군대 가기 전에 2주만 달라고 했다. 너를 생각하면서 쓰고 있다고. 이도현 생각하면서 일주일만에 4부를 다 썼다."

캐스팅 과정에서 거절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오정세 선배님과 이재욱은 6개월동안 거절을 너무 많이 받았다. 짧고, 죽는다는 이유다. 직접 썼다고 하니 소속사 측에서 더 싫어하더라. 근데 포기가 안됐다. 계속해서 제안하던 중 두 배우가 대본을 보자마자 한다고 했다. 너무 좋아해 줘서 '이게 되네?' 싶었다."

극의 시작인 '최이재'는 서인국이 연기했다. 파트1만 봤다면, 서인국이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분량이 크지 않다. 하지만 파트2에서는 12번의 삶과 죽음 속 악연을 알아채고 죽음을 통제하면서 복수전을 펼친다. 파트2의 서인국은 파트1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약한다. 서인국의 캐스팅은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10인의 배우 스틸


"처음에는 서인국 배우에게 파트2 특별출연을 제안했다. 근데 흔쾌히 한다고 해서 너무 고맙고 예뻐보였다. 원작을 저만큼이나 좋아했고, 무조건 어떤 역할이든 하고싶다고 했다. 서인국씨 소속사가 저보다 먼저 원작을 보고 판권을 샀던 곳이다. 대표님과 연이 생겨서 대본을 줬다. 근데 스케줄 때문에 주연배우가 빠지게됐다. 그때 서인국의 말이 너무 생각났다. 서운해할 것 같았다. 주연배우 제의를 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특히 하병훈 감독은 "10명의 주연 캐스팅이라 위험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내상이 크게 없었다. 미리 캐스팅된 배우들은 먼저 찍으면서 기다려줄 수 있다. 서인국 배우와 4부에 김지훈 배우가 짧게 만나는 장면 한 씬 때문에 많이 나오셨다. 김미경 선배님이 스케줄을 많이 맞춰주셨다. 싫은 소리 한번도 안하셨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하루만 촬영하는 날에는 이도현에서 서인국으로 디졸브가 되는 씬을 찍었다. 그 한 씬을 위해서 서인국씨는 전주에서 한번 울고 집에 가기도 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정말 배우들에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병훈 감독은 해냈다. 그는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하며 공을 들인만큼 '이재, 곧 죽습니다'가 누군가에 희망이 되길 바랐다.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내일을 살만한 희망을 얻게 됐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꺼내보고 싶은 인생 드라마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으면 좋겠다. 이 드라마에 아이를 학대하는 씬이 나온다. 저는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태상(이재욱 분)을 찌르는 인물도 피해자의 아버지인 것이다. 자료 조사를 좀 많이 했다. 남은 유가족들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다. 그들의 편지를 보고 대본에 많이 대사로 넣었다. 그 어떤 아주 멋있는 대사를 넣어도 그분들의 마음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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