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격투기 단체 '로드 FC'(ROAD FC)를 대표하는 여성 파이터 가운데 한 명인 '우슈 공주' 임소희(남원 정무문)에게 최근 몇 개월은 결코 견뎌내기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임소희는 지난해 11월 대전에서 열린 '로드 FC 050' 대회에서 ‘타격 지니어스’ 심유리(팀 지니어스)와의 라이벌전 성격의 맞대결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사진: 로드FC |
이날 경기는 심유리의 치밀한 그라운드 전략에 임소희가 허를 찔리면서 내용 면에서나 결과적인 면에서 모두 심유리의 완승이었다.
임소희는 “심유리 선수와 시합할 때 조금 당황했던 것 같다. 그런 전략으로 나올 줄 몰랐다. 여러 방면을 준비해야 함을 실감했다."고 털어 놓은 뒤 "스스로 레슬링이나 그라운드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그걸 더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유리와의 라이벌전 완패 이후 심기일전한 임소희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CKF 대회에 출전, 류샤오니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팔꿈치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이 임소희의 발목을 잡았다.
임소희는 “부모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셨지만, 운동하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다 나았고, 다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임소희는 고향 전라북도 남원이 아닌 강원도 원주에서 생활하며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로드FC |
임소희는 부모님 품을 떠나 홀로 서는 것이 힘들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어느 순간 외로울 때가 있기는 한데, 그때마다 다르다."며 "어떨 땐 그저 운동하고 훈련하는 게 재밌다가도 또 갑자기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이겨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아지들과 함께 살면서 외로움도 많이 덜어졌다. 운동하고 일할 때 말고는 대부분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낸다."며 "강아지들 덕분에 삶이 더 행복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우슈 수련을 시작한 임소희는 학창시절 선수 생활과 학업을 병행한 탓에 방과 후는 물론 방학 때도 훈련을 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종합격투기 파이터로서 운동에만 몰두, 아직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 대부분을 운동과 함께 해왔다.
그러는 사이 임소희는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방황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임소희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다 보니 추억이 없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타지에 와서 운동만 계속하니 다른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몇 개월 운동을 쉬었었다.”며 “근데 막상 쉬고 나니까 시합이 나가고 싶어졌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와 시합에 나섰더니 너무 좋았다. 계속해서 다음 시합을 뛰고 싶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극복했다.”고 말했다.
▲중국 CKF 대회에서 류샤오니에 판정승을 거둔 임소희(사진: 임소희 인스타그램) |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임소희는 “선수로서 당연히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 보고 싶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사람들에게 열심히 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시합들을 만들고 싶다. 그게 내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소희는 “로드 FC 여성 선수들과 언젠간 다 싸워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 번씩 싸울 때마다 더 강해져서, 결국엔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