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넷플릭스 '기생수' 연상호 감독 "최애 작품, 성덕된 기분"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6 12: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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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이번 작품은 제가 최애 작품의 성덕이 된 느낌이라 남다른 것 같다."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넷플리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원작 이와아키 히토시 '기생수') 제작발표회가 개최,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감독 연상호, 작가 류용재가 참석, 유튜버 이승국이 진행을 맡았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연합뉴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천 5백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바이블 같은 존재다. 저도 원작의 팬이었다. 이 만화 외에 다른 세계가 어떨까 상상을 하게 됐다.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했었다. 그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원작 작가에 편지를 보냈다. 다행이도 작가님이 그 아이디어를 재밌어하시고 마음대로 해봐라라는 메시지를 받아서 거기서부터 기획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는 4월 5일 공개를 앞두고 있는 한국판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옥' '선산'에 이어 넷플릭스와 세번째 협업이다.연상호 감독은 "글로벌하면서 동시에 매니악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를 좋아했던 마니아로서 넷플릭스라는 매체로 '기생수'를 선보인다는 것은 제 덕질 끝판왕 같은 느낌이 있다. 작품을 하게 되는 계기도 작품을 좋아하고, 나도 만들고 싶다는 연속인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제가 최애 작품의 성덕이 된 느낌이라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더 그레이'라는 부제에 대해 감독은 "원작에 블랙과 화이트 요원이 있는데 이를 합한 느낌이다. 이 작품은 공존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인간과 기생생물 사이에 있는 수인이라는 인물이 회색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서 부제를 그레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연상호 감독, 류용재 작가/연합뉴스

원작 '기생수'는 인간 외의 다른 생물이 공존이 가능한가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이 작품도 공존에 관한 메시지라는 연 감독은 "수인과 하이디라는 이물이 공존해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고, 조직과 개인은 어떤 관계인가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 나오는 많은 인물들이 한국 사회에 있는 조직 속에서의 개인 모습과 수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조직은 어떤 의미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배우의 얼굴에서 크리처로 변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도전 같은 것이 있었다. 기존 작품에서 크리처들이 형태가 일정했다면 여기서는 시시각각 변화해야해서 작업 난이도가 높았다. 그리고 사실적으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만약 끝까지 다 보신다면, 원작을 보고 오시는게 훨씬 더 큰 충격일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은 원작 팬들의 기대감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시나리오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는 '괴이', 영화 '반도'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세번째 호흡이다. 그는 "원작에서는 기생생물의 존재가 천천히 알려진다. 근데 한국은 SNS가 발달해 있다. 대중들 앞에서 출현하면서 시작한다면 더 그레이 같은 대응 팀도 일찍 조직되고, 기생생물들도 인간이 저런 조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이해하고 대응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썼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과 같은 애니메이터 감독 출신이라는 류 작가는 "'기생수'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싶다고 했을 때 원작을 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원작자님께 편지를 쓰시고, 오히려 원작자님이 연 감독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빨리 도장을 찍으라고 하셨다고 해서 놀랐다. 재밌는 상상을 펼칠 수 있다는 면에서 돈을 내면서 해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다"고 세번째 협업 소감을 전했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배우 전소니 구교환/연합뉴스

기생수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하게 되는 ‘수인’ 역 전소니는 "익숙하게 알던 작품이라 한국을 배경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했다"며"제가 기생생물과 공존할 수 있다고 하니 어려울 것 같지만 알 수없이 흥분됐다. 당연히 욕심이 나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수인과 하이디, 두 개의 인격을 연기한다. 그는 "수인은 하이디를 만나기 전에는 외롭고 책임감에 버티는 방식으로의 삶을 살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렇게까지 의욕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자기 몸의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고, 강우를 만나면서 인간의 유대감이 생긴다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하이디가 출연했을 때의 모습은 온전히 제가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수인을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수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현실에 발붙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수인을 잘 그려낸다면 하이디와의 격자가 자연히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이디가 등장할 때는 전소니가 목근육을 이용해 고개를 돌리며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바디 스태처 VFX 작업을 해야 했다. 전소니는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다. 제 상상력과 결과물이 얼마나 일치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있었다. 그래도 마음 먹은이상 몸을 쓰고 싸우는 부분과는 또 다른 액션이다. 서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부딪히다보니까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웠다. 같이 싸우는 상대방과 서로 의지하면서 싸웠다"고 했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배우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연합뉴스

구교환은 사라진 여동생과 어딘가 낯선 누나의 행적을 쫓으며 기생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수인’과 동행을 시작하는 ‘강우’로 분했다. 좋아했던 작품의 일원이 된다면 거절할 수 없었다는 구교환은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때는 적당한 긴장과 즐거움이 있어서 다시 함께했다"고 말했다. 또 교혼은 "강우가 얻는 정보가 많아서 수인에게도 시청자들에도 알려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인간 중에서는 가장 전투력이 높아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연기 포인를 전했다.

 

이정현은 기생수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이자 기생생물에게 남편을 잃고 오직 기생수 전멸을 위해 살아가는 ‘준경’ 역이다. 이정현은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 감독님께서 새롭게 세계관만 가지고 와서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새로웠다"고 했다. 준경 역은 원작에 없는 새로운 인물이다. 그는 "평범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처음ㄷ에 콘셉트 잡을 때 너무 힘들었다. 평범하게 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 목소리 톤이나 억양을 다르게 하려고 했다. 게임처럼 죽이는 여자다. 촬영 끝나면 감독님께 항상 물어보면서 연기 변신을 했다"고 설명했다.

 

준경은 전담반 팀장으로서 장총 액션이 필수였다. 출산 3개월 후 촬영에 돌입했다는 이정현은 "장총이 되게 무거웠다. 제가 팔근육이 너무 없었다. 촬영할 때 3kg짜리 아령을 항상 들고 다녔다. 액션 하기 전에 먼저 들면 장총이 가볍더라. 준경이 액션이 간결해야 멋있어 보여서 그렇게 준비했다"고 액션 촬영 준비과정을 전했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연합뉴스

이어 "감독님이 배우들한테 인기가 많다. 빨리 끝내주셔서. 저도 다음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나이 때문에 빨리 출산을 해야해서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도 마침 시나리오를 초반만 쓰셨던 것 같다.  항상 '임신 됐나요?'라고 문자가 왔었다. 그래서 저도 임신 되자마자 문자를 드렸다. 그 이후에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완성하셨다. 감독님과 가족 계획을 함께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수인’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남일경찰서의 고참 형사 ‘철민’ 역에 권해효는 유일하게 원작을 보지 않은 배우다. 그는 "원작의 가치가 있겠지만 이 작품안에서 만났고, 이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난 후에 원작을 찾아볼까 한다. 작가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은 언제나 즐거움이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현실적인, 우리 주변에 있을만한 사람이라고 인식했다. 어떠한 조직 안에서 외로운 사람들, 혼자 독립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연대하는 이야기다. 캐스팅 된 이유를 생각햇었다. 시청자들에게 안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해효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로 꼽혔다. 그는 "저희 현장은 액션도 많고 규모가 컸다. 촬영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같이 이야기하고 떠들다 에너지를 충전해서 카메라 앞에 서는 느낌이었다. 저도 소니씨와 첫 촬영하면서 '아 좋다'라는 느낌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4월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연합뉴스

‘철민’의 후배이자 기생수 소탕 작전에서 한몫 하려는 형사 ‘원석’ 역을 연기한 김인권은 "원작이 만화라서 현실에 발을 딛어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제 생활 모습이나 습관 등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인권은 '방법' 드라마와 '방법: 재차의' 에 연이어 출연한 인연이 있다. 그는 "감독님 현장이 워낙 재밌다. 원작에서는 머리 속에 뭔가가 들어온다는 공포감을 자아내는 충격적인 이미지가 좋았다. 놀이터처럼 재밌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는 연상호 감독이 촬영에 앞서 기생생물로서의 액션을 시연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소니는 "현장에서 왜 감독님이 움직일 때는 무안하지 않지가 제 궁금증이었다. 그 포인트는 확신이 있더라. 하는 사람이 확신이 있으면 보는 사람도 그렇게 보이더라. 나도 당당하게 해야겠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여기에 구교환은 "'반도'라는 작업을 같이 했다. 짐벌 카체이싱 장면에서도 감독님이 먼저 타 보시더라. 안전하다고 하더라. 안전 테스트를 먼저 해보시는 것 같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오는 4월 5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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