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머레이 전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사진: 스포츠W)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 5전 전패라는 초라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감동을 안겼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올림픽 이후 집단 항명 사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 16일 김상준 18세 이하 여자 대표팀 감독을 신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1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감독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집단 항명 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을 이끈 사라 머레이 감독(캐나다)은 올림픽이 끝난 후 국민들과 언론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고,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또 올림픽 직후에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팀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머레이 감독은 “최근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2년 재계약 제안을 듣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머레이 감독에 대한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최근 김상준 감독의 선임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머레이 감독의 재계약이 무산된 배경에는 선수들의 집단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4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머리 감독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협회에 전달했다.
선수들은 머레이 감독이 코치 경력이 부족하며,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재계약을 할 경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 23명 중 대다수가 머리 감독의 재계약을 반대했다.
이후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에 출전한 한국은 김도윤 코치의 지휘 아래 선전을 거듭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이스하키협회는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선수들의 거듭된 반대 속에 머레이 감독은 재계약을 포기하고 모국 캐나다로 돌아갔다.
아이스하키협회는 집단 항명 사태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선수만도 20명가량에 이른다. 이 선수들은 8∼9월 열린 여자 리그 등에 참가했지만 한 번도 국가대표로 소집되지 못했다.
귀화 선수들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10년 넘게 골문을 지켰던 골리 신소정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은퇴했다.
아이스하키협회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머리 감독이 이끈 단일팀이 큰 화제가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장기적으로 국내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모를 통해 새 감독을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조만간 선수들의 징계가 풀리는 대로 선수 선발을 거쳐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징계가 풀린 선수들의 대표팀 재발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아이스하키협회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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