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해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바키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WTA투어 1000시리즈 인테르나치오날리 BNL 디탈리아(총상금 3,572,618 달러) 단식 결승에서 안겔리나 칼리니나(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첫 세트를 6-4로 선취한 이후 2세트에서 게임스코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칼리니나가 부상으로 인한 기권을 선언함에 따라 우승자가 됐다. 지난 3월 WTA투어 1000시리즈 BNP파리바 오픈 단식 결승에서 '천적'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리바키나는 이로써 약 2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WTA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리바키나는 이번 우승으로 5월 22일자 WTA 세계랭킹에서 전주(6위)보다 2계단 오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4위는 리바키나의 '커리어 하이' 랭킹이다. 지난 달 열린 또 하나의 WTA투어 1000시리즈 대회인 마이애미 오픈에서도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리바키나는 WTA투어 왕중왕전인 WTA파이널스와 그랜드슬램 다음으로 많은 랭킹 포인트가 걸린 WTA투어 1000시리즈에서 올 시즌에만 세 차례 결승에 올라 2승 1패를 기록하는 등 19승 2패의 강세를 과시하고 있다.
▲ 결승 직후 리바키나(오른쪽)의 위로를 받는 칼리니나(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자신의 커리어 처음으로 WTA투어 1000시리즈 결승에 올랐던 칼리니나는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끝내 기권을 선언한 뒤 코트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앞서 칼리니나는 대회 준결승에서 러시아 선수인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내게는 매 경기가 소중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아주 작은 희망, 작은 즐거움이라도 안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날 칼리니나는 쿠데르메토바와 악수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있는 칼리니나의 집은 지난해 러시아 군의 폭격을 받아 파괴됐으며, 칼리니나의 부모는 우크라이나에서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데 최근 근처에 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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