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훈련과 대회 출전 등을 돕기 위해 만든 연맹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해 전국에 컬링열풍을 불러온 ‘팀 킴’이 그동안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이하 직무대행) 및 김민정 감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 '팀 킴'(사진: SBS뉴스 캡쳐) |
'팀 킴'은 8일 “김 직무대행으로부터 종종 폭언과 욕설을 들었으며, 은메달 획득 이후 언론 인터뷰 때는 김 권한대행 등의 공적만을 칭송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4용지 14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대한컬링경기연맹, 경상북도, 의성군 등에 발송했다.
이 호소문에는 김경두 직무대행과 그의 딸 김민정 감독이 그간 저질렀던 폭언과 인권 침해 등이 적혀있었다.
‘팀 킴’은 “김민정 감독이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날이 많았고, 훈련은 선수들이 알아서 했다. 이를 문제 삼는 선수들을 향해 김경두 전 직무대행은 욕을 내뱉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김영미 선수는 “(김경두가) 정확히 X같은 것이라고 욕을 했다. 제 앞에서 같은 선수를 욕했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증언했다.
‘팀 킴’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국내경기나 국제대회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도 호소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김경두 직무대행이 경기출전에는 관심없고 개인적 행사에 참석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김경두 직무대행과 김민정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도 없었다. 김 감독의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에 불려가기도 한 팀킴은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못 나갈 뻔 했다.”며 “김경두 교수님께서 선발전이 임박했는데도 선발전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다. 하루 전날 신청서를 내야 하는데 지금껏 힘들었으니 올해는 쉬어가는 게 어떻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결국 ‘팀 킴’은 스폰서와의 계약 문제 때문에 출전 신청 마감 날 급하게 출전을 결정해야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컬링 대회인 월드컬링투어 그랜드 슬램 대회에 초청됐지만 ‘팀 킴’은 참가하지 않았다. ‘팀 킴’은 잇따른 경기 불참으로 1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부상을 입은 김초희 선수를 대신해 김민정 감독을 팀에 합류시키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선수들은 김초희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자, 김민정 감독이 "지금까지 연봉을 받으면서 뭘 한 게 있냐"며 자신이 직접 선수로 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경애 선수는 "컬링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문제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팀 킴’은 상금이 얼마인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본 적도 들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두 전 직무대행과 김민정 감독은 선수들이 받은 행사비, 상금 등은 배분하지 않고 일체 언급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은 오직 김경두 직무대행의 개인 계좌를 통해 돈이 들어오고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팀 킴’은 국가대표 선발전 준우승 팀으로 다음 달에 개최되는 월드컵 2차 대회에는 나설 수 있었으나 대한컬링연맹의 예산 문제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팀 킴’은 “운동에만 열중하고 싶다”며 대한체육회에 지도부 교체를 호소했고, 이 같은 폭로에 김경두 직무대행은 "폭언을 한 일 없다. 그런 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