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 '허무 실점' 없어야 월드컵 16강 넘볼 수 있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0 09: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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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 1무1패로 마감...공수 불균형 보완 과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FIFA 랭킹 14위)이 아이슬란드(FIFA 랭킹 22위)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이번 평가전은 오는 6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축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성격의 경기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게 될 프랑스(FIFA 랭킹 4위), 노르웨이(FIFA 랭킹 12위), 나이지리아(FIFA 랭킹 38위) 가운데 한국과 16강 진출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르웨이와의 경기를 대비한 실전 스파링의 성격을 갖는 평가전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은 지난 6일 용인에서 열린 1차전에서 전반전에 두 골을 먼저 내주고 후반전 들어 두 골을 만회, 2-2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경기 막판 상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2-3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사흘 후인 9일 춘천으로 자리를 옮겨 치른 2차전에서는 아이슬란드와 한 골씩 주고 받은 끝에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들 두 경기에서 한국은 3골 4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여민지(수원도시공사), 이금민(경주한수원), 지소연(첼시레이디스)였다.

한국의 상대였던 아이슬란드는 FIFA랭킹에서 한국보다 8계단 아래에 있고, 이번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는 못했으나 유럽 예선에서 독일에 이어 조 2위에 오른 만만치 않은 전력의 팀이었다.

따라서 한국이 안방에서 열린 평가전이었음에도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무1패라는 전적으로 평가전을 마친 부분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나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아이슬란드 선수들의 우월한 피지컬이나 팀 전체적인 실질 전력을 감안하면 한국 대표팀이 부진한 경기를 펼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한국의 전력이 공격과 수비에 있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 공격적인 부분은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모습이었지만 수비는 불안하기 그지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이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에서 한국이 기록한 세 골은 모두 팀 전술과 개인 기량이 어우러진 득점의 정석을 보여준 골들이었다.

장슬기(인천현대제철), 이금민, 지소연, 전가을(화천KSPO), 이민아(아이낙고베) 등 공격진을 구성하고 있는 자원들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수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그 과정 역시 대단히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또한 수비수 정영아(경주한수원)의 장쾌한 장거리 슈팅 역시 인상적이었다.

 

▲지소연(사진: 대한축구협회)


앞으로 남은 기간 문전에서의 침착성과 집중력을 더 발휘한다면 월드컵 본선에서도 충분히 다득점을 기대할 만한 공격력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욘 헉쏜 감독은 특히 이금민에 대해서는 ‘월드클래스’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문제는 수비다. 한국이 평가전에서 아이슬란드에게 허용한 네 골은 거의 전부 한국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나 골키퍼의 미숙한 플레이로 비롯된 골들이었다.

특히 주전 골키퍼였던 윤영글(경주한수원)이 불의의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한 가운데 김정미(인천현대제철)와 강가애(구미 스포츠토토)가 번갈아 한국의 골문을 지켰지만 두 골키퍼 모두 두 차례 평가전에서 실점과 직결되는 실책성 플레이를 보여줌으로써 수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한 두 명의 선수에게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수비조직이 흔들렸을 때 상대 공격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상황 대처능력은 월드컵과 같은 단기전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수비진이 보여준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은 기대 이하였다.

월드컵 본선을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에서 상당한 불안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평가전에서 특히 경기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이후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날려버리고 곧바로 실책으로 허무하게 먼저 실점한 뒤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던 부분은 남자 축구가 오랜 세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보여준 악순환을 여자 대표팀이 그대로 재현하는 듯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윤덕여호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노르웨이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원하는 내용의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골도 골이지만 그에 앞서 허무한 선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결국 이런 점일 것이다.

대표팀은 오는 6월 1일 스웨덴과의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갖는 최종 실전 모의고사인 셈이다. FIFA 랭킹 9위의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대표팀이 얼마나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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