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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W |
“저는 이제 더 당당하게 세상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심석희가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후 겪어온 삶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데 밝히는 기회를 가졌다. 심석희가 폭행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것은 지난 1월 8일이었다.
당시 심석희를 변호하고 있던 법무법인 세종은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상습적인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라며 “고심 끝에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나가고 있다. 미투 폭로 이후 심석희는 다시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고, 몇몇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올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포기했다. 그 결과 매년 이맘때 세계를 돌며 경기를 치르던 일상 대신 국가대표의 무게를 잠시 벗어던지고 온전히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누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미투 폭로' 이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포성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심석희는 26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계속 병원에 다니고 있다. 최대한 좋아지려고 노력 중"이라며 "여전히 밤마다 불면에 시달리고, 피해 사실과 관련한 악몽을 꾸지만”이라고 밝혔다. 심석희는 그러나 피해 공개를 후회한 적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인데,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라고 권해도 되는 것인지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든 것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이야기하는 게 고통을 더는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제 존재에 대해서는 아주 오랫동안 부정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 거라고 믿고 싶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그 존재도 인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희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후배들에 대해 "우선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그리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수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척 감출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경고한 뒤 "그들도 범죄인 줄 알면서 (범행)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이제 미투 폭로의 후폭풍에서 벗어나 심석희는 요즘 하루 일과에 대해 "오전에 빙상훈련을 하고 낮에는 재활운동을 하거나 병원에 가거나 변호사 미팅을 한다. 그리고 저녁때 다시 지상훈련과 빙상훈련을 한다. 빙상 4시간, 지상 2시간 해서 총 6시간 훈련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한참 많이 훈련할 때는 8시간까지 했는데 조금씩 올리고 있는 단계"라며 "작년 시즌에 워낙 기량이 떨어져 있었는데 차근차근 올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석희는 일단 내년 4월에 있을 국가대표 선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심석희는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고 힘이 되어주시면서 제가 더 용기를 내었고 그동안 부정해오던 피해자로서의 저의 존재도 인정할 수 있었다"며 "저는 이제 더 당당하게 세상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런 제가 혹시 또 다른 피해자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릴 수 있다면, 그분들도 용기를 내셔서 일어서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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