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채용 관련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가 정지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비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대한체육회장 3선 도전 결정은 유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 출장'이라는 논란 곳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행사 참석석을 위한 국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현장에서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된 질문에 "지금은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며 "구성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2016년 통합 체육회 선거에서 회장에 당선된 뒤 올해 두 번째 임기 종료를 앞둔 이 회장은 3선 도전을 앞두고 여러 사안에 대해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최근에는 자신을 둘러싼 비위 의혹이 터져 나오며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 회장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문체부는 이튿날인 11일 이 회장의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이에 이 회장이 12일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이 요청한 3연임 관련 심사를 승인함에 따라 일단 이 회장의 3선 도전 길은 열린 상황이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삶을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강원도 인제에 거주할 곳도 준비해뒀다"고 밝힌 뒤 "그런데 상황이 상황이라, 경기 단체나 시도 체육회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조만간 결정해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부터 지방을 돌며 체육인들과 역대 회장님 등을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공정위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선 "저는 그분들을 존경한다. 제가 지금껏 공정위 개별 사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고 '셀프 심사'라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문체부의 직무 정지 통보와 관련해서는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절차를 밟고 소명을 해봐야 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비위 혐의에 대해서는 "1%도 동의 못 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회장은 주요 비위 혐의로 꼽힌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우리 아이와 연결성을 언급하는데, 전혀 아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라고 항변했다.
이 회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국무조정실 점검단이 수사를 의뢰한 사안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돼 본격적인 수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국외 출장 내용과 관련, 이 회장은 IOC 사무총장과 2036년 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논의하고, 일제 강점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을 비롯한 선수 11명의 국적 회복 관련 논의도 해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에서 논란이 많은 선거나 자율성 문제와 관련해 IOC에서 9월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이번에 가니 우려를 많이 하더라"면서 "IOC에서 미팅을 통해 정부와 협의하는 단계로 가지 않을까"라고 밝혀 자신을 향한 정부의 압박이 IOC의 제재 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