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민은 지난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데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슈룹'은 그의 첫 TV드라마 데뷔작이다.
문상민은 "초반부가 조금 아쉬웠다. 성남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에 각인이 되고 궁금해져야 한다. 대사가 없으니까 눈빛으로 보여줘야 한다. 긴장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3회로 넘어가면서 성남이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저는 1회의 성남이가 너무 아쉽다. 스스로를 너무 조여가면서 했던 것 같다. 경직된 게 보이더라. 그 이후부터는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라마 '슈룹' 성남대군 役 문상민/어썸이엔티 |
앞서 문상민은 만나는 상대에 따른 성남대군의 변화를 신경썼다고 밝힌 바. 첫 TV 데뷔작부터 문상민이 가장 많은 호흡을 한 사람은 어머니이자 중전 화령으로 분한 김혜수다. "현장에서 김혜수 선배님의 아우라는 항상 느낀다. '슈룹' 본방을 오랜만에 챙겨볼 기회가 있었다. 형이 죽은 후 중전이 오열하는 씬이었다. 그 장면에서 어머니의 울음이 보이더라. 그래서 느낌이 좀 이상했다. 슬픈 것을 넘어선 감정이었다. 우리 엄마 화령이 오열하고 형은 세상을 떠났다. 시청자 입장인데 성남이 입장으로 보이더라. 기분이 너무 안 좋았던 밤이다.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촬영장에서 분량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스태프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김혜수에 '리스펙'했다. "혜수 선배님은 어떻게 저렇게까지 하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태프 하나하나를 챙기셨다. 분량도 많고, 스케줄이 많은데도 항상 남을 먼저 챙기셨다. 정말 많이 배웠다. 다들 헌신하는 것은 똑같은데 선배님을 보면서 믿고 많이 따랐다. 배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도 기둥같은 분이셨다. 정말 리스펙한다. 화령이라는 기둥, 선배님께 많이 의지하면서 마지막까지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김혜수와 촬영 중 NG가 났던 상황도 회상했다. 메이킹을 통해 공개됐던 세자빈 청하의 회임 소식을 알게 된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화령이 성남은 화자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때 저한테 '화자 문상민'이라고 하셨었다. 그 장면이 청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진 씬이었다. 근데 회임이라고 하니 너무 웃기더라. 계속 화자라고 했으니까. 그게 포인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배님이 먼저 웃음이 터졌고, 저도 같이 웃으면서 울었다. 웃음이 터지면 허벅지를 꼬집는 편인데, 그때는 그것도 안 통했다. 시선을 돌리고 촬영했는데도 안돼서 결국 쉬어갔었다(웃음)."
또 문상민은 김혜수가 자신의 사인을 완성시켜줬다고도 전했다. "최근에 사인을 만들었다. 첫 사인을 '화령 선배님♥' 이라고 적어서 촬영하실 때 분장실에 몰래 두고 나왔다. 선배님께서 나중에 보시고는 사인 고맙다고 하시면서 연예인 사인을 처음 받아본다고 하셨다(하하). 그리고서는 사인을 교정하는게 좋다고 하셨다. 문상민인데 문상만으로 보인다고. 그래서 교정해주신 사인을 사용하고 있다."
▲라마 '슈룹' 성남대군 役 문상민/어썸이엔티 |
문상민은 "형이 떠나고 제가 큰형이었다. 선배님이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우리 포함해서 젊은 신인 배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가슴이 뜨거웠다고 하셨다.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하셨다. 선배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저를 비롯한 신인들에 굉장히 힘이 되고,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주셨다. 마지막까지 저희를 격려해주시며 칭찬해주시는 것을 보고 큰 아들로서 선배님에 대한 리스펙을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선배님이 너무 살이 많이 빠지셔서 걱정도 됐었다. 그래서 '오늘도 아름다우셨습니다'하고 마무리 했다"고 말했다.
대비로 분한 김해숙과는 세자가 된 후 첫 독대한다. 해당 장면은 할마마마 앞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했다. 문상민은 "세자가 된 후 김해숙 선배님과 씬이니까 자신 있었다. 근데 선배님 앞에 가면 바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당연히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지만 아우라가 느껴졌다. 제가 마치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웃음). 선배님께서 촬영이 끝나면 '나는 너를 왜 그렇게 미워하지는 몰라' 라고 하시는데 러블리하셨다."
그러면서 문상민은 "선배님들과 연기를 할 때면 주시는 에너지를 받으면서 했다. 정말 놀라울 정도다. 제가 생각해 온 연기를 다 잊어버린다. 굉장히 좋있던 점은 느끼는대로 받으면서 리액션도 새롭게 나왔다. 준비한 것 다 잊고 몰입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하면 리얼하게 나온 것 같았다. 너무 영광이었다"고 호흡 소감을 밝혔다.
문상민은 촬영장에서 김혜수와 김해숙이 대립하는 장면을 직관했다며 "단독으로 할 때도 저는 모니터로 많이 본다. 두분이 기 싸움 하는 장면은 정말 세트가 우렁차게 울린다. 소리를 크게 안내시는데도, 그 에너지가 현장의 공기를 잡아준다. 스태프들도 숨멎 하고 집중하게 된다. 초집중해서 빠져들었다. 현장에서는 그걸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라마 '슈룹' 성남대군 役 문상민/어썸이엔티 |
짧은 분량이었지만 누가봐도 세자의 정석이었던 어진 성품을 가진 장남 세자로 분한 배인혁은 문상민에 너무 좋은 형이 됐다. "형과는 케미가 좋았다. 듬직한 세자의 모습이 의지할 수 있는 그런 형이었다. 그 모습 자체가 진짜 형 같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자연스럽게 의지하고 싶었다. 촬영 초반에는 의지하기도 했다. 굉장히 짧게 촬영했는데 인상 깊었다. 형 보면서 배우로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형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동감'은 촬영 중이라서 시사회를 못 가서 아쉬웠다. 이제 끝났으니 꼭 챙겨보려고 한다."
형제로 호흡한 대군 역할의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특히 문상민은 전작 '인어공주: 더 비기닝'에서 SF9의 휘영과 함께 했던 바. '슈룹'에서는 같은 그룹의 강찬희와 호흡했다. "인혁 형이 가고 찬희랑 제가 맏형이 됐다. 항상 막내였는데 여기서는 처음으로 맡형이었다. 동생들이 잘 따라줬다. 저를 많이 편애해줘서 고맙게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슈룹' 6회에서 대군들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한 왕실교육법인 사신 수련법을 위해 냉탕에 입수한다. 문상민은 "그 장면 찍고 나서 대군들이랑 진짜 친해졌다. 진짜 서로 안고 있는데 진짜 동생들 같더라. 또 마지막에 계성대군(유선호)이 떠나는 장면에서는 정말 글썽거렸다. 선호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정말 간다고 하니 서운하고 짠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성남대군은 청하에 저잣거리에서 처음 도움을 받고, 세자와 세자빈으로 부부의 연까지 맺었다. 문상민은 "청하는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오빠이기도 하니 먼저 말을 많이 걸었다. 근데 무슨 스무고개 하는 느낌으로 청하는 답변만 했다. 청하는 어리고 부끄러울 수 있으니 제가 거의 질문 폭격을 했다. 나중에는 청하가 편해졌는지, 먼저 다가와서 물어보고 하더라. 첫날밤 씬도 어색했던 느낌이 풋풋한 느낌으로 잘 나온 것 같다"고 오예주와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라마 '슈룹' 성남대군 役 문상민/어썸이엔티 |
'슈룹'은 캐릭터의 성장만큼, 배우 문상민에도 배움의 장이었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준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배우 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신 모든 스태프들과 함께 해나가는 작업이다. 제가 배우로서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 많이 배운 곳이다. 함께하는 작업인만큼 긍정적으로 해내가는 방법들을 배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끝났으니 보내줘야 하는데, 훌훌 털어버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계속 생가나고 성남이 계속 생각난다. 마음에 준비가 안됐는데 계속 떠밀리는 느낌이라서 앞으로도 많이 찾아볼 것 같다. 제 인생에 있어서도, 배우 문상민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문상민은 '슈룹'의 김형식 PD와 박바라 작가에 감사함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이었는데 되게 감독님, 작가님이 믿어주셨다. 성남을 멋있게 그려주셨는데 이렇게 인터뷰 하면서 굉장히 많이 생각난다. 생각날 때마다 감독님께는 전화를 드리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슈룹'은 퓨전사극으로서 고증을 중요시했다는 말과 달리, 당대와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 시청자들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상민은 "우리 드라마는 퓨전사극이다. 대사적인 부분도 그렇고, 의성군이랑 이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촬영 때는 찬희가 너무 잘해줘서 몰입할 수 있었다. 불편한게 없었는데 방송 보고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고나니 저도 배우로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한국사 러버였다. 고등학교 때는 예고를 가면서 실기에 집중했었다. 지금이라도 연기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도 공부를 해야겠다 느꼈다"고 말했다.
문상민은 당초 모델학과를 진학했었다. 그런 중 뮤지컬과 친구들이 공연하는 모습이 재밌게 보였고, 열정과 땀이 느껴져서 같이 하고 싶었다. 그 길로 바로 연기학원에 등록해 연기를 시작했다. '슈룹'으로 더욱 더 연기자로서 집중하게 됐다. "저희 부모님은 응원을 해주시는 편이다. 저희 아버지는 '슈룹'을 8~9번째 보신다. 엄마랑 형이 제발 그만 보라고 할 정도다. 하하. 아버지는 감성적이고, 어머니는 이성적이다. 어머니는 촌철살인 스타일이다. 칭찬하고 메시지를 꼭 주신다. 목소리가 너무 좋다고 하고 코칭도 해주신다.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연기자로서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
차기작은 이미 올해 5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이다. 밀리터리 SF, 스릴러 장르인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현재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 미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문상민은 "'슈룹'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배우 문상민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시청자들과 한층 가까워진게 있어서 감사하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테니 계속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