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베트남을 상대로 5명의 선수가 5골을 몰아치는 다채로운 공격력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26위)은 17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95위)과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골 넣는 수비수' 김민재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골 퍼레이드와 상대 자책골을 묶어 6-0으로 크게 이겼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 출범 이후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 달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로 첫 승을 신고한 대표팀은 이로써 3연승을 내달렸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수비에 치중하는 팀들을 상대로 득점 루트를 만들고 승리하는 경기 운영에 대한 시험 무대로 펼친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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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의 헤더(사진: 연합뉴스) |
김민재는 이날 전반 5분 오른쪽 구석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차 올린 날카로운 코너킥을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려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낮게 날아온 공이 김민재의 왼쪽 어깨를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의도한 그림은 어니었지만 골은 골이었고, 이 골은 한국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단초가 됐다.
김민재가 A매치에서 득점한 건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결승 골을 넣은 이후 약 4년 만이다.
김민재는 경기 직후 "세트피스 훈련 때부터 맞춰보고 있는데, (이)강인이 킥이 워낙 좋아서 제가 머리에 잘 갖다 대면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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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사진: 연합뉴스) |
지난 13일 튀니지와 평가전(4-0 승리)에서 자신의 A매치 통산 1호 골과 2호 골을 넣은 이강인은 이날 후반 정교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3호 골을 성공시키며 두 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공격포인트를 4개(3골 1도움)를 기록하면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은 "몸 상태는 평소와 비슷하다. 팀에 돌아가서 경기를 많이 뛸 수도 있고 못 뛸 수도 있지만, 아직은 어떤 상황이 올 지 모른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몸 상태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리 근육 이상으로 튀니지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이날 베트남전에서도 출장이 불투명했으나 이내 선발로 출전해 3-0으로 앞선 후반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2골을 넣은 이후 7개월 만에 A매치 골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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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연합뉴스 |
손흥민은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경기를 잘 풀어간 것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많은 기회에서 더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숙제지만, 선수들이 칭찬받을 경기를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몸 상태에 대한 질문에 "축구 선수로 살면서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오늘 경기 출전 여부를 고민했는데, 한국에 와서 팬 여러분 앞에서 경기를 뛰지 않는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줘서 기쁘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집중력을 높이 사고 싶다"며 "많은 골은 넣고, 경기력도 나아졌다. 원하는 결과도 가져왔기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상대할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처럼 수비적으로 탄탄하고 수비에 중점을 두는 전술의 팀을 만나게 될 텐데, 어떤 해법과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지난 2경기 동안 많이 공부했다"고 의미를 뒀다.
구체적으론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측면 공략을 많이 해야 한다. 오늘 선수들에겐 후방에서 볼을 소유했을 때 최대한 빠르게 2선으로 연결해 전개하고 파이널 서드에선 공격 선수들이 저돌적인 일대일 돌파나 드리블로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그런 것들을 다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1월 16일 싱가포르를 상대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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