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김성훈 감독이 7년만에 극장 개봉작 '비공식작전'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를 통해 장르를 확장한 감독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 동안 '비공식작전'을 모로코 로케 촬영을 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2020년부터 영화를 준비했다는 감독은 취재진에 모코로 촬영기를 털어놨다.
지난 8월 2일 개봉한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무비로 한국 최초 외교관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영화 '비공식작전' 연출 김성훈 감독/쇼박스 |
김성훈 감독은 "초반 원안에 바로 밑도 끝도 없이 '납치된다'고 써 있었다. 잊혀졌다가 살아있다는 연락이 온다고 하더라. 그 뒤를 안 봤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하겠다 생각했다. 하우(HOW)에 대해서 궁금했다. 팩트든 창작이든 과정을 통해서 영화적으로 이룩하고 싶은 것들이 꽤 있었다. 여태까지 해온 서스펜스나 유머, 액션 까지 다 해볼 수 있는 도화지지 않을까 싶었다"고 영화를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김성훈 감독은 앞선 일명 중동 탈출극 '모가디슈', '교섭'과 달리 묵직함을 한층 덜어내고, 민준과 판수의 버디 무비에 집중했다. "구하러 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대명제의 이야기지만 보기 편하고 재밌고 받아들이기 쉽게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분이 이 영화를 보면서 힘들지 않길 바랐다. 가치 있는 이야기는 재밌게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 허구다. 실화를 베이스로 했지만 기밀이라 알 수 없다. 상상을 했고, 누군가는 영웅 역할을 했을 것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이지만 가장 장르영화의 쾌감으로 소화하고 싶었다."
이에 '터널'로 호흡했던 하정우, '킹덤' 시리즈에 이어 주지훈과 재회했다. 감독은 재회한 하정우, 주지훈과의 남달랐던 호흡도 전했다."제가 24년차 부부다. 제가 기분 나쁜 것을 아내가 맞추 듯이, 하정우, 주지훈이 정확히 맞춘다. 저는 infj다. 음 좋은데 라고 하면, 지훈씨가 바로 알아채더라. 정말 귀신같이 맞추더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저를 더 크게 만들어주더라. 저를 확장시켜준다. 극한의 체험을 하는 위기상황이었다. 나를 확장시켜주는 사람들임이 분명했다. 어떠한 말을 듣더라도 이 작품은 이 둘이었을 것이다."
▲영화 '비공식작전' 모로코 스틸/쇼박스 |
'비공식작전'은 실제 레바논에서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모로코, 이탈리아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2020년부터 준비, 본격 모로코 촬영을 위해 선발대를 보냈던 당시를 회상했다. "선발대 40명이 먼저 나갔던 상황에 제가 가기 6일전에 셧다운이 됐다. 모로코에서 빨래하던 친구가 그때 라디에이터에 두고 그대로 탈출했다고 하더라. 2년 뒤에 모로코가 오미크론 때문에 또 국경이 폐쇄됐다.몇 년을 준비했는데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집에 가서 콘티를 보는데 너무 억울했다. 제가 한 작품 중에 제일 많이 준비했고 억울했다. 그 일주일 사이에 모로코 정부에서 허락을 해줬다. 현지 프로덕션팀에 전세기를 타고 오라고 하더라. 파리까지는 열려있어서 전세기를 빌려서 허락된 비행기로 들어가서 밤에 활주로를 걸어서 방호복 착용하고 2차에 걸쳐서 들어갔다."
그러면서 김성훈은 감독은 "모로코에는 우리나라 영진위 같은 기관 CCM이 있다. 영화 산업을 키우고자 하는 나라다. 저를 '킹덤' 감독으로 알아주시더라. '킹덤'과,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덕을 봤다. BTS(방탄소년단)에도 감사하다. 덕분에 저희을 반겨주며 사진도 찍었다. 그들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덧붙였다.
촬영을 위해 들어갔으나 보여지는 이미지나 분위기는 낯설었다. 하지만 이국적인 풍광을 영화에 담아내는 것이 감독의 숙제였고, 두려움과 낮섬을 뒤로 한 채, 현지 스태프들과 의기투합했다.250명 정도 스태프들이 세분화되서 각자의 일을 진행했다. '비공식작전'의 매력은 한국에서 본적 없는 스케일의 카체싱 장면을 비롯한 액션 씬이다. 특히 모로코 시내와 외곽을 넘나드는 카체이싱은 박진감이 넘치는 동시, 관객들에 웃음을 선사한다. 감독이 집중적으로 주력한 장면이기도 하다.
▲영화 '비공식작전' 모로코 액션 스틸/쇼박스 |
먼저 손에 땀을 쥐게 한 긴박감과 웃음을 동시 선사한 골목 카체이스 씬에 대해 전했다.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실거주민의 협조 없이는 촬영이 어려웠을 장면이다. "세트에서 찍어야 하나 고민 많았다. 세트에서 찍을 때 타격감이나 실제감이 한국에서 할 수 있을까 문제였다. 사람이 실제 사는 곳이다. 몇 달 전부터 전원 동의를 받고, 그 골목에서 4일을 찍었는데 한번도 컴플레인 없었다. 아이들이 아침에 가고 난 후 촬영을 했다. 출근 시간까지 기다렸가 찍었다. 이동식 계단을 만들어서 이동할 수 있게까지 해줬다. 총을 쏘면 시끄러우니까 모든 분들에 귀마게를 가져다드리고,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놀게 했다. 사람들이 나중에는 박수쳐주고 놀았다. 출연자 필요하면 나 쓰라고 하더라. 너무 감사하더라. 주민들분이 너무 신기했나보더라. 그게 아니었으면 완성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김성훈 감독은 "모로코 분량만 골목길 4회차, 계단 6회차를 촬영했다. 한국에서 날아가는 차 소스촬영을 따로 했다. 계단을 굴리면서 찍을 수 없다. 그건 짐볼에서 세트촬영 3회차를 했다. 25회차 정도를 액션을 찍었다. 계단을 꼭 찍고 싶었다. 근데 턱이 제각각이라서 차가 못가더라. 거기서 차만 4대가 박살났다. 모로코에서 총 8대를 박살냈다. 그래서 주로 촬영 막바지기에 찍었다. 한국에서도 2대로 해서 10대나 썼다. 올드카가 너무 예쁘더라. 모로코에서 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반파가 됐다"고 비회도 전했다.
실제 영화에는 짧게 나오는 황혼이 담긴 카체이스 씬을 찍기 위해 무려 14회차 동안 매일 촬영을 나갔다. "매직아워 시간이 있다. 짧으면 10분이고 길면 30분이다. 밤에 가는 길에 하늘과 땅이 다보이는 시원한 밤 장면을 찍고 싶었다. 그걸 14회차동안 해질무렵에 나갔다. 오후 3시 ,2시부터 연습을 해야한다. 딱 한번 찍으니까. 뉴스 생방송처럼 그 짧은 시간에 2테이크 간다. 밤 장면에 웬만한 영화에서 밖이 보이는 장면이 거의 없다. 저희가 알고 있던 것은 다 해보고 싶었다. 관객들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비공식작전' 연출 김성훈 감독/쇼박스 |
여기에 감독은 "민준과 판수가 재회하는 씬이 터닝포인트다. 설산을 배경으로 찍고 싶었다. 두 사람이 동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씬이다. 배경에 보이는 산이 예전에 헌팅을 갔을 때 너무 치열해보였다. 근데 흐리면 그 느낌이 안나더라. 힘이 빠진 하정우와 굿모닝 하면서 오는 주지훈. 풀샷으로 바라보는데 '이 장면 찍으러 여기왔지'라는 보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우여곡절 끝에 '비공식작전'은 총 154회차 촬영으로 마무리 지었다. 특히 가장 많은 분량은 모로코에서 진행된 바. 짦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했던 현지 스태프들과 눈물의 작별 인사를 했다. "한국에서는 크랭크업하면 한 두명이 울컥하고, 운다. 모로코 동네 사람들이랑 정이 들었다. 마지막 촬영날 그 나라의 음식을 나누면서 축제를 즐겼다. 마지막에는 벤츠에 올라타서 카퍼레이드를 했다. 모로코에서 장시간동안 촬영하는 영화가 별로 없나보더라. 우리가 모로코를 '카사블랑카'로 알았지만, 사실 미국에서 세트 촬영으로 찍은 것이다. 저희는 모로코에서 5개월 정도 있었다. 종교 문화가 다른데 이렇게 친해질 수 있는지 놀라웠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