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우석 "'20세기 소녀' 처음이라는 단어로 기억될 작품"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5 04: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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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세기 소녀' 처음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이전의 관심과는 다른 크기라서 그걸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감독 방우리)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17세 소녀 보라(김유정)가 절친 연두(노윤서)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청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로, 지난달 21일 공개 3일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비 영어) 차트 2위를 기록, 공개 3주차에도 꾸준히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사랑받고 있는 청춘 로맨스다.

'20세기 소녀'는 대중에 드라마 '청춘기록'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변우석이 첫 주연을 맡아 풍운호로 열연했다. 변우석은 첫 주연작이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글로벌 차트에서 호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지금 이게 나한테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흐르고 있는 느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풍운호 役 변우석/넷플릭스
 

변우석이 분한 풍운호는 보라와 같은 학교 다니는 동급생이자 보라가 연두의 부탁을 받고 관찰해야 하는 백현진(박정우)의 절친이다. 카메라를 좋아해 방송반이 된 그는 보라와 함께 얽히면서 보라를 좋아하게 된다.

'20세기 소녀'는 연출을 맡은 방우리 감독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회상해 직접 썼다. 이에 배경은 자연스럽게 1999년, 세기말 감성이다. 지금은 사라진 비디오 가게가 등장하고, 전국민의 전화번호가 담긴 두꺼운 전화번호부, 공중전화, 삐삐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 채워졌다.

"저는 5살 많은 누나가 있다. 어릴 때 누나 어깨너머로 봐왔던 부분도 영화에 녹여진 것 같다. 비디오는 어릴 때 빌려봤었다. 잘 나가는 비디오는 항상 대여가 된 상태였던걸로 기억한다. 다른 배우들보다 공감하면서 촬영했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풍운호 役 변우석 스틸/넷플릭스


변우석은 1991년생으로 MZ세대의 시작점이지만, 주연 배우진 중 가장 연장자이자 유일한 30대였다. 30대에 교복을 입는 것은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피팅하는 날 괜찮냐고 의상팀에 계속 물어보고 그랬다. 영한 모습을 위해서 2~3kg 감량하고 촬영했었다. 어려보이면 어떨까 고민해서 덩치가 있고 몸에 근육이 있으면 안되서 근육 위주로 감량했다. 그래도 촬영은 30대에 했다. 하하."


변우석과 호흡을 맞춘 상대는 '국민 여동생' 김유정이다. 나이는자신보다 어리지만, 아역 때부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쳐온 19년차 대선배다. 또래에 비해 연기를 26살에,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한 변우석은 "엄청난 대선배라서 약간 무섭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다. 근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호칭은 김선배님 변우배님이었다. 대본 리딩하면서 제작사 측에서 따로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지금은 극 중 친구로 나와서 말 편하게 한다"고 말했다.

대선배 김유정은 현장에서 어떤 모습이었을까. 변우석은 "누구보다 대본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는 배우님이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배웠다. 활발하고 쾌활하신데 연기할 때는 진중하고 그걸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배우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선배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풍운호 役 변우석/넷플릭스
 

변우석이 분한 풍운호는 겉으로는 훈남이지만 진중한 매력을 지녔다. 그는 보라를 좋아하면서도 감정을 잘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자신은 표현하는 스타일이었기에 운호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운호의 말투나 행동은 정제돼 있고 응축돼 있었다. 운호의 감정을 따라가다보니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비슷했다."

첫사랑은 중학교 때라는 그는 "엄청 좋아한 친구가 있다. 친한 친구였지만 고백하지 못한 짝사랑이었다. 인기는 많이 없었다. 주변에서는 버스에서 아름다운 일들이 이뤄지고 한다지만, 저는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짝사랑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운호는 보라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담아뒀다가 롤러코스터 타면서 표현한다. 이 장면은 변우석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한 씬이기도 하다. "몸적이나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복합적으로 표현하는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표현해햐한다는 생각이 확실해서 말을 뱉을 때는 힘들지는 않았다. 저는 놀이기구를 잘 탄다. 고소공포증을 표현하려고 탈때 힘들어하고 눈을 감고 쭉 탔다. 2~3번을. 그러니까 너무 힘들더라. 그게 담긴 것 같다. 잘 타지만 그 순간의 힘듦이 잘 담긴 것 같다.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들의 습관이나 모습들을 영상을 찾아봤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변우석 박정우 스틸/넷플릭스
 

극 중 절친 백현진으로 호흡을 맞춘 박정우와는 같은 소속사다. 각자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고 강조하며 "오랫동안 같이 했던 친구"라고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원래 저랑 오랫동안 회사에서 같이 했던 친구다. 그때부터 너무 친한 친군데 우연치 않게 한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 테스트 촬영할 때 너무 반가워서 오랫동안 포옹했었다. 서로 오랫동안 열심히 했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서 현진이랑은 촬영 끝날 때 서로 안고 '고생했어'라고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했다. 너무 그 친구가 현진이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보라는 친구 연두를 위해 짝사랑을 대신 관찰해주지만, 사소한 오해로 인해 두 사람은 우정과 사랑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운호 역시 현진이가 보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묵묵히 자신의 감정을 담아뒀지만, 결국엔 든든한 응원을 받는다. 변우석은 "저는 우정인 현진이를 택할 것 같다. 저를 더 많이 알았고, 더 가까운 사람을 생각하면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고 속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다. 현진이가 우정을 택해줘 보라랑 연결되지만 저라면 우정을 택했을 것이다"고 답했다.

변우석은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연기자로 데뷔했다. 당시 윤여정과 짧은 호흡을 맞추며 눈도장을 찍었다. "일을 하다보면 힘든 순간이 있다. 이 일을 그만둬야하는지, 정말 맞는지 그런 순간도 있었다. 그 순간들을 잘 버텨온 스스로에 칭찬해주고 싶다. 행복한 순간도 물론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그때의 촬영 경험은 저한테 큰 도움이 돼 준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풍운호 役 변우석/넷플릭스
 

차기작은 촬영은 '20세기 소녀'보다 먼저 끝났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소울메이트'와 '힘쎈여자 강남순'이다. "현재 촬영중인 드라마에서는 악역이다. 로맨스와 로코를 너무 좋아하는데 악역도 기회가 되면 너무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와서 좋은 작품에 악역으로 표현하게 됐다. 계속 다른 것을 도전할 것 같다. 하나의 모습보다는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부분때문에 이번에 선택하게 됐다."

변우석은 '청춘기록'에 이어 첫 주연작인 영화 '20세기 소녀'로 '청춘의 아이콘'에 이어 '글로벌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사실 전작들에서는 주로 서브남주로서 애틋한 짝사랑 로맨스를 그려왔던 바. '20세기 소녀' 속 풍운호는 첫 주연작이자 남자 주인공으로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캐릭터였다.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관심을 주신 작품이다. 연기하면서 이정도의 관심을 받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첫 영화이고, 첫 주연작인데 처음으로 부국제 초청까지 받았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이전의 관심과는 다른 크기라서 그걸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첫사랑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나에게 와도 되는 수식어인가, 감히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수식어를 주신다면 너무 감사하다. 이런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노트북'이다. 노아 캐릭터를 좋아한다. 모든 것을 받치지 않나. 운호도 그런 캐릭터라 생각했다. 보라를 생각할 때 진심으로, 모든 것을 대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사람들이 봤을 때 진심으로 보라를 사랑했구나 하고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어서 노력했다."

한 작품 한 작품 필모를 쌓아가면서 팬들과의 만남도 기대한다. 팬미팅을 꼭 해보고 싶다는 변우석은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 GV 할 때 플래카드나 팻말, 편지에 꽃까지 준비해주신 분들도 처음 봤다. 넷플릭스 를 통해 보시고 팔로우를 많이 해주시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저를 좋아해주는시는 그렇게 분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춤은 좀 어렵지만 노래나 이벤트는 다 하고 싶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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