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정아 "'인생은 아름다워' 하현상 노래에 눈물펑펑, 잔나비 노래 가사 시 같아"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1 0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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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염정아가 오랫동안 염원하던 뮤지컬 영화에 첫 도전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공감'을 포인트로 전 세대를 공략했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개봉 이후 일일 최대 관객수 8만 1115명을 기록하며 꾸준한 호평과 SNS 눈물 후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관객들에 눈물을 쏟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염정아다. 그는 '시한부 엄마' 세연으로 분해 희노애락을 전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오세연 役 염정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는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 여행을 떠나는 남편 진봉(류승룡)을 그린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가사가 대사가 되고, 대사가 가사가 되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를 위해 염정아는 안무 연습은 기본, 1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녹음까지 완성했다. 염정아는 "저는 노래도 좋아하고 몸 흔드는 것도 좋아해서 쉽게 생각했다. 근데 연습하는데 몸도 안 따라주고, 내 목소린데도 소리도 원하는대로 안나오더라"라고 고생했던 과정을 전했다.

염정아가 분한 세연은 남편과 아들, 딸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는 갑작스럽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당시를 떠올리고는 남편에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오세연의 가장 찬란한 시설을 떠올리며 난 그 시절 행복하고,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래서 무례한 부탁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 속 염정아는 세연 역을 맡아 고등학교 시절 추억의 첫사랑을 찾고 싶은 이의 모습을 자신의 색으로 그려냈다. 염정아는 첫사랑의 설렘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모습부터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등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오세연 役 염정아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가장 공감갔던 세연의 장면은 평범한 주부의 일상 모습 중 하나다. "세연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생일날 미역국을 끓인다. 아들 수능 때문에 남편 진봉이 뭐라고 하지 않나. 또 현실감이 와서 통장을 정리하는 씬도 공감이 많이 갔다. 일반시사 할 때 맨 뒤에서 관객들을 보는데 많이들 우시더라. 욕도 한다고 하시던데 아직은 못 들어봤다(웃음)."

처음 도전한 뮤지컬 영화를 마친 것에 대해 염정아는 "처음엔 대사 하다가 어느 순간 노래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워지는 지점이 생기더라. 녹음을 1년동안 했다. 안무는 몸이 잘 안따라줘서 하고 싶은 동작들이 있었는데 안되니까 안무 감독님이 넣지 못했던 것들도 있어 아쉽다. 원래는 여성 솔로곡 '찬바람이 불면'이라는 곡이 있었는데 자체가 빠진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촬영하며 새롭게 해석돼 더 좋아진 곡들도 있다. 특히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오는 '세월이 가면'은 영화가 끝난 후 먹먹해진 마음을 더욱 요동치게 만든다.

"이번에 '세월이 가면'과 '알 수 없는 인생'이 너무 좋더라. 작품하면서 애정하게 된 '세월이 가면'이다. 리메이크도 많이 되서 익숙한 곡이다. 영화 완성되고 녹음한 곡이다. 원래는 없었는데 엔딩 크레딧에 붙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영화 보고나서 불렀다. 기타 반주 하나로 불렀다. 애정이 많이 가는 노래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오세연 役 염정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과 토이의 '뜨거운 안녕'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아들 강서진으로 분한 가수 하현상이 불렀다. "현상이의 그 노래는 라이브다. 저희 영화에서 유일한 라이브 곡이다. 녹음도 했는데 라이브가 훨씬 좋았다. 정말 전화기에 대고 부른 노래다. 그 씬을 현상이가 먼저 찍었고, 제가 나중에 찍는데 노래를 듣기만 하면 저절로 눈물이 났다. 그 씬은 노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뜨거운 안녕'은 '인생은 아름다워'의 메시지가 담긴 장면이자,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이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해석 중 염정아는 '미리하는 장례식'으로 이해했다. "'뜨거운 안녕'을 촬영 초반인 11월달에 찍었다. 그때 감정이 확 잡혀서 그 뒤에는 물 흐르듯이 갔다. 3일동안 밤마다 모여서 촬영했다. 모든 조단역 분들까지도 한 마음으로 그림처럼 웃으면서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춤 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그때의 감정은 계산이 없을 정도로 너무 자연스러웠다. 마지막에 진봉을 보는데 눈물이 그쏟아지더라. 류승룡씨도 저에게 많이 도움 받았다고 하셨었다. "

남편 진봉으로 호흡한 류승룡은 '인생은 아름다워'로 처음 만났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찰떡호흡을 선보였다. 염정아는 "류승룡씨와는 늘 안무 연습을 같이 했다. 그러다 서로 못 볼 꼴도 많이 봤다. 관절이 따로 노니까, 웃을 일이 많았다"고 했다.

아들, 딸로 함께한 하현상, 김다인(강예진)에 대해서는 "현상이는 처음 연기를 했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했다. 노랜 워낙 잘한다. 너무 예뻤다. 다인이는 너무 귀엽다. '뜨거운 안녕'에서 눈빛 교환 하는 씬에서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참아야 할 정도로 뭉클했다"고 말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염정아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도전한 염정아에 최국희 감독은 항상 응원을 잃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은 말 수가 적다. 근데 항상 응원과 힘을 주신 분이다. 의견을 물으면 '선배님 얼굴이 그냥 세연'이라고 해주셨다. 사실 앙상블과 호흡할 때는 나 하나가 틀리면 다 다시 해야한다. 중압감 때문에 춤이 더 안춰지고 립싱크도 잘 안됐다. 근데 감독님의 응원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반면, 함께 호흡하지 않았지만 세연의 고교시절을 연기한 후배 박세연은 염정아와 외모부터 분위기까지 놓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염정아는 "정말 너무 연기를 잘하더라. 제가 세연인한테 도움 준 게 없는데 알아서 제 표정도 연구해왔다고 하더라. 고교시절의 그 청춘들이 너무 예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염정아는 "첫사랑 정우 오빠를 옹성우씨가 연기했다. 아마 옹성우는 안 늙고 그 모습 그대로 였을 것 같다. 몇번을 봐도 볼때마다 고교시절 아이들이 너무 눈에 들어오더라. 너무 예뻤다"고 덧붙였다.

염정아는 고교시절을 제외한 20대부터 40대까지 연기하며 또 한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미인'을 부를 때 보여주는 과거, 진봉과 사랑했던 시절의 모습이 제 최애 장면이다. 20대 연기 할 때는 세연의 옷을 너무 예쁘게 만들어주셨다. 예쁜 분장으로 사랑에 빠진 연기를 해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오세연 役 염정아/롯데엔터테인먼트

'인생은 아름다워'가 대중이 생각한 할리우드의 '라라랜드'나 '레미제라블' 등과 색을 달리하며,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한국에서의 새로운 장르 개척의 선봉자가 됐다. 염정아는 "결과물을 봤을 때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저희는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니다. 저는 많은 분들에 자랑하고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그래도 이 정도 했으면 예쁘게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염정아는 평소 '흥부자'이자, 노래를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인생은 아름다워'에 차용된 이문세, 이적, 토이, 최백호 등의 노래처럼 뮤지컬 영화화 하고 싶은 곡이 있냐는 물음에는 잔나비의 곡을 꼽았다. "잔나비의 노래들은 가사가 약간 시 같아서 그런 노래들도 이런 작품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오랜기간 염원을 마침내 이룬 염정아는 "'원하고 바라고 말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이번에 배웠다. 늘 얘기했던 뮤지컬 영화를 이번에 할 수 있게 됐다. 열정은 언제나 가득하다. 좋은 작품이면 언제든지 도전하고, 함께할 수 있는게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지금은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없다"고 했다.

이어 "기회가 되면 다시 또 센 캐릭터, 웃음기 없는 캐릭터의 정극을 하고 싶다. 아마 다음 작품은 '밀수'나 '외계+인' 2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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