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전여빈 "양조위와 부국제서 디너타임, 우수에 찬 눈빛 기억나"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2 03: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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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글리치'는 공개를 앞두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부문에 초청되며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 시사 및 관객과의 GV를 진행했다. 특히 전여빈은 개막식 사회자로 선정돼 코로나19 여파로 축소 운영됐다가 3년만에 정상화 된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전여빈은 "'글리치' 초청 소식을 듣고 사회자 제안은 그 이후에 받았다. 떨리지만 용기를 내서 하겠다고 했었다. 저는 7년 전에 문소리 선배님과 부국제를 찾았었다. 5년전에는 첫 장편 영화를 들고 갔다. 그 기억이 스치면서 그때 저희를 안내해주셨던 프로그래머분이 7년전에도, 5년전에도 이번에도 계셨다. 그때 장면들이 다 스쳤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작년에 온 스크린 부문이 처음 개설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낙원의 밤'으로 함께 했었다. '지옥'과 '마이네임'이 화제였었다. 그때 나도 또 오고 싶다는 내심 바람이 있었는데 '글리치' 초청 소식을 듣고 노덕 감독님과 나나 배우랑 정말 기뻐했다. 나나는 드라마 두개 동시 촬영중이라 너무너무 오고싶어했는데 못왔다. 드라마 제작사 팀이 쾌재를 부르고 다녀왔다"며 기뻐했다.

전여빈은 5년전 첫 장편영화 '죄 많은 소녀'로 부산국제영화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으며 충무로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글리치' 첫 시사 후 기억에 남는 관객의 반응이 있을지 궁금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죄 많은 소녀' 때는 지금보다 100배 긴장을 해서 몸이 꼿꼿이 얼어있었다. 첫 장편 주연작으로 인사 드린 자리다.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조심했던 기억이 있다. 관객분들이 앉아계신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크게 느껴졌다. 숨죽여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은 마음이지만, 이제는 제가 조금 더 익숙하고 편안해진 얼굴이라 웃음 띤 얼굴로 앉아주신 게 보인다. '죄 많은 소녀' 때는 그걸 볼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미소를 느끼고 받을 수 있다. 이번에도 '글리치' 처음 오픈이라 긴장했었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홍콩 출신 글로벌 스타 양조위를 선정했다. 전여빈은 한예리, 류준열과 함께한 양조위와의 저녁 시사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식사하면서 저희 모두 팬심을 숨기지 않고 마구마구 드러냈다. 디너라서 환복하고 가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모두가 수트 차림으로 오셨더라. 드레스 괜히 벗었다 생각했다. 양선배님의 눈빛이 기억난다. 너무 선하고 우수를 담고 있는데, 입은 한없이 웃고 계셨다. 양선배님이 예전부터 악역을 하고 싶다고 하셨었다. 부산에서도 그 말씀을 하셨더라. 양선배님께서는 '한국 영화의 시기가 너무 좋은 시기를 맞이한 것 같다. 놓치지 않고 잘 즐겼으면 한다'고 덕담해주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또 전여빈은 양조위에 손을 번쩍 들고 질문도 했다고 말했다. "제가 질문 있다고 손을 번쩍 들고 양선배님은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냐고 질문했었다. 양선배님이 본인은 럭키한 사람이었다고. 늘 주변에 사람이 있었고 그들이 항상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 지금은 어떤 것보다 자기 마음을 따르려고 한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이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은지, 그걸 가장 궁극적으로 물어본다고 하더라. 몇 번이고 이야기 하시더라. 어떤 기점에 와 있는 순간이니까 내가 참여하고 싶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이야기에 빠져들자는 용기를 되새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미소)."

전여빈은 양조위의 조언에 "양조위 배우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기점이라는게 지속되는 것이구나. 몇 십 년을 활동하신 분인데 중요하게 느끼는 포인트를 말씀해주시는 느낌이었다. '너의 연기 인생을 봐라'라고 해주셨다. 지금이 아주 중요한 순간이지만 내년도 내 후년도 중요할 것 같다. 편안해지는 순간이, 쉬워지는 순간이 올까 떠올려본 적이 있다. 여전히 쉽지 않다. 선배님들이 옛날에 인터뷰하신 것 중에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말이 이해가 안 갔다. 경력이 쌓이면 노련해지고 팁도 생길 거 같은데 책임감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관객들 혹은 본인의 기대치를 뚫고 나가기 위해서, 어떤 순간에 편안해지는 연기가 있을 수 있다. 그걸 뚫고 나가야하는 순간이 오는 것 같다. 그래서 어렵다고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글리치'는 전여빈에 어떤 존재로 기억될까. 그는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좋은 스파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의 인생을 작품을 통해서 살아보고 나면 진짜 제가 아주 거대한 일을 겪은 것처럼 느껴지는게 있다. 작품 끝내고 다 느껴지는게 아니라, 대중이나 주변 지인, 관계자 등의 반응을 보면서 제 안에서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여빈은 "'글리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글이라기 보다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소수의 분들이 진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글리치' 하면서는 '괜찮아요. 당신 안에 외계인이 있어도. 찾아봐도 되고 안 찾아도 돼요. 하지만 괜찮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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