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글리치' 전여빈 "누구나 마음 속에 '외계인' 하나쯤은 있을 것"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2 03: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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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에서 엔딩 단 5분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전여빈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SF 미스터리 코미디 스릴러 시리즈 '글리치'로 또 한번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난다. 전여빈은 외계인 목격자로 등장, 예측불가 전개 속에서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달리며 시청자들을 새로운 세계관으로 안내했다.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감독 노덕)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 시국(이동휘)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을 그렸다. '인간수업'의 진한새 작가와 '연애의 온도'를 연출한 노덕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전여빈이 분한 홍지효는 텐션은 떨어지지만 4년 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이별을 통보한다. 이후 남자친구 이시국(이동휘)은 갑자기 사라지고, 지효는 사라진 그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어릴 적 친구 보라를 만나게 된다.

전여빈은 처음 '글리치'를 제안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매 작품들 치열하게 고민하는데, 고민의 온도가 왜 이 작품에 끌리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이 사람을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대본 받았을 때는 초고 4부까지 받아봤다. 지효와 보라, 갤러들이 어떻게 나아갈지, 이 거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귀결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함께 달려나가고 싶었다."

지효는 시국이 사라지기 전 행적을 쫓으며 외계인에 납치됐다는 강한 의구심을 갖는다. 이에 본업은 뒷전, 외계인을 쫓는 이들을 찾아다니는 일에 집중한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쫄깃한 전개가 펼쳐진다. "촬영하는 중간중간 대본을 받아볼 때도 어디로 나아갈지 모르는 불안감이 원동력이 됐다. 홍지효라는 인물이 가장 많은 인물을 만난다. 누구보다 다 더 생생하게 만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나나 전여빈 스틸/넷플릭스


전여빈은 "5화부터 8회까지 할 때는 저도 롤러 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감독님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물으셨다. 보라의 마음도 같이 체크를 해주셨다. 나같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실제 10화 엔딩에서 보라와 둘이 공터로 걸어나오는 장면은 실제로도 막바지 촬영이었다. 우리의 모험이 정말 이렇게 끝났구나. 우리는 또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덕 감독은 제작보고회 당시 '글리치'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믿음'이라고 했다. 외계인이라는 존재는 믿는 사람이 있고,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 지효는 외계인 목격자로서 추리 과정 속에서 외계인을 팔로업하는 보라를 만나게 된다. "저 자체가 지효가 된 것처럼 이 글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그 자체를 믿고 내가 어떻게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흡수하겠다는 마음으로 달려나갔다. 저는 보라와 함께 떠나는 버디 무비라고 생각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떠났을 때 그 끝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마지막에는 좋은 여행을 다녀왔구나 생각하게 했다."

그렇다면 실제 지효는 외계인을 보는 것이 맞을까. 전여빈은 "지효를 보면서 느낀 것은 '외계인이라는 존재는 누구나 마음 속에 하나는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도저히 풀리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존재다. 짜여진 일상을 살아가던 지효에게 그 존재가 너무 크게 다가와서 모른 척하지 않고 뚫고 나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극 중 지효가 외계인을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장면 역시 특정할 수 없다는 전여빈은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보면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누구나 슬픔을 하나씩 지고 산다고 한다. 꼭 슬픔이 아니어도 남에게는 확실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그런 부분일 것 같다. 외계인을 보냐 안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지효는 외모에는 관심도 없는 듯,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안경을 끼고 수더분한 모습, 항상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었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정확하게 보고싶을 때 안경을 쓰고, 보기 싫을 때는 안경을 벗으라고. 처음 외계인을 만났을 때는 쓰고 있다가 이후에는 벗어버린다. 감독님이 그 팁을 주셨다. 나중에는 안경과 상관없이 달려간다. 그 외계인은 내 시력과는 상관없이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또 매번 입고 등장한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다 다르다고 강조하며 "저도 감독님께 물어봤었다. 감독님과 의상 실장님이 내면의 글리치를 표현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셨다고 한다. 매화마다 다른 줄무늬의 티셔츠를 입고 있다. 지효는 굉장한 집념과 취향이 확실한 것 같다고 했다. 계속 고집하는게 쉽지 않은데"라며 웃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홍지효 役 전여빈/넷플릭스


시국을 찾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지효는 중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보라와 재회한다. 당시의 기억을 잃어버린 지효를 마주한 보라는 중학교 시절 지효가 만든 외계 전자파 탐지기 등을 지금까지도 사용하며 외계인을 쫓았다. 전여빈은 보라 역에 나나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정말 나나와 저는 다른 그림체의 사람이다. 나나는 처음 보면 차가운 고양이상이다. 나나가 저한테도 처음보면 말 걸기 어렵게 차갑게 생겼다고 하더라. 근데 뭔지 알 것 같았다. 어렸을 때 무표정을 하고 있으면 오해를 많이 받았다. 나나는 대본 리딩 때 처음 만났다. 정말 잘하더라. 그 친구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굿 와이프' 때도 아이돌로 알고 있던 모습과는 달라서 감탄했다. 이번에는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리딩 장에 보라로 와있었다. 나나가 더 이상 뭘 하지 않아도 보라같았다. 그 친구의 그 준비성으로 나도 더 열심히 해서 지효다워지고 싶었다. 둘이 어울리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그림, 즐거운 확신을 얻은 느낌이었다. 그 그림이 될 것 같다는 즐거운 기대감이 있었다."

극 중 위험한 순간에도 서로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서로를 구해내는 지효와 보라. 중학교 당시의 기억을 잃고 오해가 쌓였지만, 결국은 오해를 푼다. 하지만 보라는 이와 무관하게 위험에 처한 지효를 구하러 뛰어든다. 우정 그 이상의 의미를 보이는 두 캐릭터는 감동을 안기는 동시 흥미롭다.



"감독님께서 무한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보라랑 지효는 서로가 서로였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감독님이 해주셨다. 혼자 있을 때도 온전한 사람이지만, 둘이 있으면 좀 더 온전해지고 두려움이 많은 세상에서 그 친구와 함께 했을 때 두려움을 가진 채로도 두려움에 당당하게 용기내고 맞이할 수 있는 것 같다."

외계인에 납치된, 연인 시국으로는 이동휘와 호흡했다. 사실 이동휘는 틀별출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을 과시, '글리치' 공개 후 전여빈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전여빈은 "전작에서 짧게 만났다. 오빠가 '죄 많은 소녀'를 너무 좋아해주셨다. 노덕 감독님과의 인연이 있어서 흔쾌히 특별한 출연으로 함께 해줬다. 만나는 시간이 짧은데 너무 잘 맞았다. 오빠가 삼행시로 센스를 발휘하셨다. '글리치' 촬영 때가 NSG워너비 활동하실 때였다. 그때 뮤비 제안을 제가 먼저 했다. 제가 '글리치'에서 쁘디홍지라서 류야호(유재석)님께 말해서 쁘띠 뮤비로 촬영하게 됐다. 장난으로 말했던 것이 이뤄졌었다"며 깜짝 비화도 공개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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