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신예 이종혁은 지난해 안방에 캠퍼스 로망과 열정을 전해준 드라마 '치얼업'에 깜짝 등장만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이종석을 연상케 하는 첫 인상. 초롱초롱하고 사슴 같은 눈은 깔끔한 마스크와 부드러운 이미지를 더 돋보이게 한다. 그는 외모만큼이나 섬세한 연기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매력의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의 이완을 소화해내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우연시'/극본 이윤슬,연출 임현희 /제작 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은 고등학교 졸업 후 게임회사에서 재회한 신기태(이승규)와 이완(이종혁)이 학창 시절, 서툴게 매듭지은 사랑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30일 최종회가 공개, 네이버 시리즈온과 헤븐리에 어플에 이어 쿠팡플레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웰메이드 BL 드라마'로, 네이버 시리즈온 실시간 1위, 일간 1위, 주간 1위, 월간 1위 모두 달성하였고, 일본 라쿠텐 TV에서는 월간 2위를 달성하였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이완 役 이종혁/워크하우스 컴퍼니 |
이종혁은 '우연시' 종영 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모처에서 스포츠W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작년 8월 촬영을 마치고 공개되기까기 걱정에 젖어 살았어요. 혹평이 없을 줄은 몰랐거든요. 굉장히 도전적인 작품이었고, 정말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열정을 쏟은 작품인데 주변에서도 호평만 해주셔서 요즘은 감사함에 젖어 살아요"라며 미소지었다.
이종혁은 전작 웹드라마 '@계정을 삭제하였습니다'를 눈여겨 본 임현희 감독으로부터 오디션 요청을 받았다. 대본을 받았을 때 당연히 자신이 기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 평소 모습이 전반적으로 기태랑 비슷해요. 완이 모습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해요. 리딩 때 감독님도 다르다고 하셨었어요. 제가 그린 완이는 저랑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종혁은 이완으로 낙점됐다. 오디션에 붙어 반은 설레고 행복했지만, 반은 걱정이었다. 그럼에도 이완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포인트를 찾았다. "잘못해서 혹평을 들을 바에는 아예 건들지 말아야 하나 걱정도 있었어요. 저랑 너무 달라서요. 근데 완이를 해야한다고 하니 욕심이 생겼어요.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초반 완이는 위축돼 있어요. 그리고 기태와 재회하면서 혼란스러운 감정을 갖죠. 후반부에는 이미 사랑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죠. 제가 막힐 때마다 감독님이 힌트를 잘 주셨어요. 목소리부터 억양,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작은 부분을 신경쓰려고 노력했어요. 기태가 혼란스럽게 할때는 불안에 젖어버리는 시선 처리를 많이 신경썼어요. 촬영장에서는 카메라 앵글에 안 걸려도 정말 완이로 있었던 것 같아요. 애드리브 하나 없이 기태로 인한 감정 변화에 집중하자 생각했어요."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
'우연시'를 보면 항상 불안해하는 시선, 위축된 모습까지 완벽하게 완을 소화해 낸 이종혁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감독이 디렉션을 줬다고는 하지만, 그 디렉션을 소화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이종혁은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디렉션을 찰떡같이 소화해내며 호평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어려운 지점은 있었다. "제일 어려웠던 지점은 중후반의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혼란에서 사랑으로 변화하는 감정이요. 확신을 갖게 되는거죠. 그 부분을 개연성이 없이 갈 수 없었어요. 기태의 고백이 포인트였어요. '나 좀 그만 괴롭혀라'라고 못 받아들였는데, 기태가 울먹이면서 증명할 때, 그때 흔들렸다고 생각했어요."
기태가 울먹이면서 7년을 묵힌 고백을 털어놓은 4회 운동장 고백씬은 이종혁과 이승규의 욕심의 시너지(?)로 탄생한 장면이다. 완이만의 짝사랑인줄 알았으나, 사실 기태도 7년동안 짝사랑하고 있었음이 밝혀지는 중요한 씬이었다. 하지만 이종혁은 완성된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 감정 해석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사실 대본에는 '내놔' '싫어' 이게 여러번 나오는 대사가 아니었어요. 승규랑 둘이 얘기하면서 욕심 있는 씬은 서로 밀어줬거든요. 승규가 욕심 낸 장면이에요. 기태의 감정이 올라와야 서로 묵혀뒀던 감정이 터지면서 고백하게 되죠. 그러다보니 가까워지면서 어깨도 자연스럽게 치게 됐어요. 사실 저는 처음 리허설 할 때는 완이한테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생각해서 울분을 터뜨렸어요. 누구나 그런 상황이면 소리치는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아니라고 하셨어요. 메이킹에만 나왔고 완성된 드라마에는 감독님의 디렉션 테이크가 나왔더라고요. 저는 완성되기 전까지도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테이크를 쓰실 지 궁금했는데, 본편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그 감정으로 나오니 캐릭터와 작품이 깨지지 않는구나 이해하게 됐어요."
이종혁이 욕심을 낸 장면은 이완과 기태의 서사가 시작되는 졸업식날 옥상 고백씬이다. 이완은 그 당시와 그때의 기태를 '업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옥상 고백 씬은 제가 욕심을 많이 냈어요. 뚜렷하게 완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좋아해' 한마디 하는 것에 인생을 걸고 뛰어온 느낌이었어요. 모든 혼란 속에서 엄청난 용기를 내뱉는다고 생각했어요. 기태는 대답도 안했는데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 아니라서 도망치는 모습이 완이를 설명해준다고 생각했어요."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
졸업식날 옥상 고백씬은 무더운 8월 한 가운데 동복을 입고 촬영했다.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이종혁에게는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촬영이다. 메이킹 영상 속에서 이종혁은 손풍기를 두개씩 들고 있는 모습이 항상 포착됐다. "땀을 흘리는 저도 쉽지 않았지만 컷 하면 의상 팀, 스태프들도 다들 선풍기 들고 뛰어오고 그러셨어요. 제가 촬영 전에 열흘 정도 입원을 했었어서 컨디션이 최상의 조건은 아니었거든요. 발바닥 수술을 하고 나오자마자 리딩하고 2~3일만에 촬영을 들어갔었거든요. 발에 붕대를 감고 있어서 땀이 바로 찼었어요. 촬영장에서 '완데렐라'라고 불렸어요(웃음)."
메이킹과 스틸 사진 속 이종혁의 신발이 크록스인 이유도 붕대 때문이었다. 과거 나사를 잘못 밟아서 찢어진 부분이 계속해서 눌리고, 감염이 돼 결국은 고름까지 차서 수술했다는 설명이다. '우연시'에서 더위 만큼이나 이종혁을 괴롭힌 것이 달리는 씬이었다. "첫 등장부터 버스를 잡잖아요. 완이가 잡으려고 하는데 버스가 완이를 태우고 가지 않죠. 근데 실제 촬영 때는 버스가 다 서서 촬영이 의도치 않게 지연됐어요. 기사님들이 너무 감사하게 다 기다려주신거에요. 그럼 버스에 타서는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서 쓰고 한 정거장 가서 내려요. 그럼 무전기로 다시 연락해서 저는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오고를 반복했죠. 버스 정류장에 촬영 때문에 마스크 안 쓰고 있었더니 지나가던 행인 분한테 혼나기도 했어요(웃음)."
또 이종혁은 "면접 보려고 엘리베이터 잡는 씬도 정말 힘들었어요. 반복적으로 뛰는 것에 더해 저는 정장을 입고 있었으니까요. 신발도 그날 처음 신는 구두였어요. 원래 처음에 단련시켰어야 했는데 빳빳했어요. 촬영 2주동안 뛰면서 발바닥 재활(?)이 저절로 됐어요.하하.지금은 다 나았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