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출연한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연출 박원국, 극본 박슬기·이봄·오소호,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미디어캔·일취월장이하 '유세풍')은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유세풍(김민재), 이상하고 아름다운 계수의원에서 반전과부 서은우(김향기), 괴짜 스승 계지한(김성경)을 만나 심의로 거듭나는 성장 스토리를 그린 유쾌한 힐링극이다.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유세엽/유세풍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시즌1이 방영, 올해 1월부터 2월 9일까지 방영된 시즌2가 방영된 시즌제 드라마다. 일년 가까이 한 작품을 함께 했기에 애정도 남달랐다. "드라마에서 보신 것처럼 계수의원에 모이면 다같이 왁자지껄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작업했다. 누구 하나 고를 것 없이 다들 분위기 메이커였다. 마지막 방송을 보는데 마음이 허하더라. 정말 너무 재밌게 찍은 작품이다(미소)."
시즌1에서는 유세엽(유세풍)과 은우가 벼랑 끝에서 서로를 구해줬다. 계수의원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 병자를 돌보며 가까워졌고, 은우는 세엽으로부터 의술을 배웠다. 또 세엽은 계수의원 할망(전국향)의 아들 '유세풍'으로 살게 됐다. 시즌2에서는 유세풍이 계수의원을 이끌어나갔다. 싱크로율은 무려 90% 가까이 된다.
"정말 문경에서 촬영하면서 현대에서 시간을 보낸 기억이 거의 없다. 싱크로율은 90% 정도 되는 것 같다.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배울 점이 많았다. 모든 것이 의원으로서의 모든 자질과 성품까지 완벽한, 괜찮은 사람을 그려내고 싶었다. 따뜻함을 가진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 시즌 1에서 많은 경험을 토대로 전문적인 심의를 표현하고 싶었다. 많이, 깊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만, 두루마리 휴지에 침 놓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근데 정작 침을 못 놓는 의원이라서 왜 연습했나 싶을 정도였다(웃음)."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유세엽/유세풍 役 김민재/tvN |
시즌2에서 유세풍은 동무들의 괴롭힘에 두려워하는 소천(이가은)에게 언제든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용기를 북돋아줬고, 정혼자에 받은 상처가 트리거가 돼 괴로워하는 옹주(우다비)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귀히 여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현령의 압박으로 원치 않은 일을 해야했던 칠성(남현우)에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라고 일깨워줬다. 마지막으로 축복받지 못하는, 금지된 사랑을 하는 일화(박예니)와 설화(이도혜)에는 살아있는 동안 후회하지 않도록 용기내라고 독려했다.
유세풍은 항상 마음 아픈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힐링을 선사했다. 이에 김민재는 유세풍이 꼭 필요한 의원이라 생각했다. "나에게도 그런 의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그려나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너를 치료해주겠다'고 하는 대사가 너무 좋았다. 그게 낭만적인 의원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유세풍은 아픈 자들에겐 따뜻한 처방을, 나쁜 놈들에겐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조선시대 정신과의사들의 행복 처방전을 선사했다. 이에 '유세풍2'에서는 왕따, 동성애, 갑질 피해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유세엽/유세풍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
특히 그 중 3, 4회는 동무들에 괴롭힘을 당해 마음의 병을 얻은 소천의 이야기였다. 소천은 일터인 지소에서 정순을 비롯한 동무들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자진이라 생각했으나, 정순이 꾸며낸 거짓임이 드러났다. 계수의원 식구들은 그 사실에 분노, 소천을 도왔다. 유세풍은 전기수로 변신, 혼자 읽기가 싫다며 소천을 괴롭혔던 정순을 무대로 불렀다. 정순은 자신이 소천에 행했던 그동안의 모든 악행을 자진해서 읊게 됐다. 해당 에피소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로 떠오른 드라마 '더 글로리'를 연상케 했다.
김민재는 "그 시퀀스를 되게 좋아했다. 가장 공들여 찍은 시퀀스이기도 하다. 사극이 가장 매력적인 것이 조선을 배경으로 현 시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과 되갚아주는 해결방식, 전기수(소설 읽어주는 사람) 역할을 통해서 재밌게 풀어낸 것도 좋았다. 그때의 대사들이 너무 좋아서 마음에 와 닿았다"고 회상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씬은 할망과 아들의 에피소드다. 유세엽이 할망으로 인해 '유세풍'으로 변하게 되는 계기다. 하지만 시즌2 말미, 할망은 눈이 펑펑 오는 날 세상을 떠났다. "삶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대본 나왔을 때도 마지막에 식구 중에 한명이 죽을 것을 예상한 분들도 계시더라. 우리 삶은 늘 그렇듯이 삶과 죽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할망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모두 잘 지낸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맞이한다. 그게 삶인 것 같다."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유세엽/유세풍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
할망이 세상을 떠나기 전날 계수의원이 있는 곳에는 흰눈이 펑펑 내렸다. 세풍과 은우는 눈을 맞고 오랜만에 계수의원 식구들과 재회했다. 일반적인 차가운 눈과 달리 따뜻하게 느껴졌다. '유세풍' 감독, 배우, 스태프들은 실제 눈이 오길 기다렸다 촬영하며 진심을 다했다. "할망의 대사에 '눈 온다'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 때문에 모두 촬영 스케줄을 바꿔가면서 눈을 기다렸다. 감독님이 절대 눈을 밟지 말라고 하셨었다(웃음). 다들 눈을 담고 싶은 마음과 하늘의 도움, 노력이 더해져 예쁘게 나왔다."
'유세풍'을 찍으면서 김민재는 심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 역시 극복하고 싶은 트라우마가 있다. "제가 많은 사람들 앞에 서고 무대에 서기도 한다. 대중에 노출되는 직업이다보니 긴장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다. 뭔가를 선보일 때, 그 긴장을 제어하고 싶을 때가 많다. 일을 그르치거나 실수하는 것이 싫다. 근데 아직까지도 순간 순간 문득 긴장될 때가 있다. 언제가는 컨트롤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런 허점은 반듯한 이미지의 김민재 모습과 달리 인간미가 아니냐는 물음에 "인간미라고 보실 수도 있지만 저는 그 감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되게 불안하고 그렇다. 왜 긴장하냐고 스스로에 질문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긴장감이 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유세엽/유세풍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
김민재는 지난 2015년 엠넷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후 올해 8주년을 맞았다. 같은 해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조연을 연기한 후 '처음이라서'와 '마이 리틀 베이비'로 단숨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 또한 '낭만닥터 김사부'에 합류하며 대선배들과의 호흡도 펼쳤다. 현재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를 촬영 중이다.
김민재는 96년생으로 군복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입대 전, 그리고 20대가 가기 전 하고 싶은 것은 많다. "외국가서 자연설에서 스노우 보드타기, 배낭여행가기, 오로라 보기 등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아직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초반부를 촬영 중이다. 중후반이 되면 생각해보려고 한다. 또 배우로서는 담백한 멜로 영화를 해보고 싶다. 여백이 많은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이 조금의 여백이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또 엄청 깊은 감정이 섞여있는 캐릭터를 영화로 담아보고 싶기도 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김민재는 데뷔 이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유세풍'이 종영된 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촬영에 돌입했다. 조선에서 심의로 보낸 후 현대에서는 간호사로 활약 예정이다. "이 일을 너무 사랑하고 너무 재밌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작품이 계속 생긴다. 엄청난 매력으로 자꾸 다가온다(웃음).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는 모든 순간은 놓치고 싶지 않다. 스물 한 살 때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을 하고 성장하고 만났는데도 여전히 배울 점이 너무 많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정말 선배님들이 연기할 때는 늘 집중하고 보게 된다. 한석규 선배님이 가끔 밥도 사주신다. 늘 안무를 묻고 고민에 대해서 진지하게 답변해주시고 조언해주신다. 제 작품까지도 찾아봐주시더라. 그런 모든 순간들이 감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