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준희 감독 "디피2' 국가의 사과, 절반이라도 받고 싶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6 07: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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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이야기다. 알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었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누군가는 해야하는 이야기 'D.P.'를 한준희 감독이 다시 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시즌2(이하 '디피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28일 공개 후 2주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부문 5위를 기록하며 시즌2도 글로벌 시청자들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며 호평받고 있다.
 

▲넷플릭스 'D.P.' 시즌2 한준희 감독/넷플릭스

'디피'는 지난 시즌 말, 조석봉(조현철) 사건으로 여운을 남기며 충격과 동시 안타까움을 선사한 바 있다. '디피2' 공개 후 만난 한준희 감독은 시즌1 당시 시즌2를 염두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뜨거운 공감과 호응을 입고 시즌2를 제작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2는 다시 1화가 아닌 7화다. "조석봉 사건으로 6화에 끝이 난다. 그 사건을 겪은 주인공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시즌1때는 현실적이지만 답답하고 무력했다면, 이 인물들이 한 발짝이라도 애쓰는 이야기. 뭐라도 해보려고 애쓰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저희가 차용한 소재들은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직, 간접적인 경험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예민한 부분도 있다.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제작진도 스스로 자문을 많이 했다. 이야기를 왜 다시 해야해? 사랑을 받아서? 보고 싶어서? 도 중요했지만, 다시 한다면 이 소재를 쓴 것에 있어서의 책임을 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것들을 고민하는게 저희가 해야하는 태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2의 포인트는 '책임'이다. 눈 앞에서 조석봉 사건을 목격한 이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후유증을 겪는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은 항상 유쾌했던 호열(구교환)과 원칙에 충실한 임지섭(손석구)이다. 임지섭은 박범구(김성균)와 함께 뭐라도 해야한다는 용기를 내며 시즌1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조석봉 사건을 겪은 후의 준호열. 그들이 과연 다시 누군가를 잡으러 다닐 수 있을까 생각했다. 호열은 위트도 있고, 재치도 있고 겉으로 센 척 하지만, 속으로는 유약하고 섬세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가 석봉이의 마지막을 보고 가장 크게 무너질 것 같았다. 무너진 이후에는 본인이 할 수 있는 큰 무언가를 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넷플릭스 'D.P.' 시즌2 메인 포스터/넷플릭스


조석봉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담아낸 '장마'를 시작으로 조석봉의 친구였던 김루리 일병의 총기난사 사건, 성소수자 탈영병, 베일에 감춰진 지피(G.P.) 이야기, 안준호(정해인)의 용기 등의 이야기로 총 6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가장 도드라지는 이야기는 김루리 이야기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인기 유튜버이자 배우 문상훈이 김루리로 분해 열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안국진 감독님 단막극을 같이 작업했고 소개받았다. 희극 배우와 정극 배우의 분리가 아니라 오디션을 보고 미팅 했을 때 유튜브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줬다. 시즌1 때는 짧은 장면들을 찍었었지만, 필연적으로 그 이야기를 썼는데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없었다. 이 배우를 동의할 수 있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문이병 콘텐츠는 캐스팅 후에 봤다. 문쌤을 먼저 봤었다. 문이병 콘텐츠도 되게 위트있고 웃기지만 웃픈, 아이러니나 페이소스가 느껴졌다."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탈영을 택한 성소수자, 5년동안 잡히지 않은 장기 탈영병 장성민의 에피소드 역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장성민 역의 배나라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뮤지컬 배우인 그는 '디피2'를 통해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다. 감독은 "오디션을 진짜 많이 봤다. 매체 연기를 처음하는 배우였다. 의도적으로 모니터를 못보게 한 배우가 문상훈과 배나라였다. 그들은 너무 잘한다. 이미 각자 유튜브나 무대에서 베테랑이다. 본인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하더라. 감정의 극단까지 가야하는 장면들을 찍어야 하는 배우들이다. 신경쓰지 않고 연기하길 바랐다. 사실 두 배우들은 힘들었을 것이다. 회차가 다 끝나고 정리가 된 모습들을 보여주긴 했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사실 '디피' 시리즈는 '징병제'라는 특색이 있다. 장르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성원이자, 한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 세계에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감독이 '디피2'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빌런으로 그려지는 구자훈(지진희)과 오민우(정석용)은 국가의 시스템을 의인화 한 인물이다.

 
▲넷플릭스 'D.P.' 시즌2 한준희 감독/넷플릭스


"극적이라는 반응도 봤고, 드라마틱한 것도 같다는 의견도 봤다. 이야기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한 책임,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실제 항상 있었던 일이다.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절반이라도 이뤄지는게 극이니까 가능했던 결말인 것 같다. 당연히 보시는 분들의 판단은 답답할 수 있다. 그렇게 인물들이 처절하게 애쓰는 모습들, 저는 안준호의 입장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대 초중반의 남자가 자신의 눈앞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고 무력함을 깨닫는다면,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애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이대의 청년들은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기차 시퀀스에서도 맹목적으로 처절하게 싸우는 모습을 구현하려고 했다."

특히 준호는 군의 대대적인 비밀을 알게 된 후 중대한 결심을 한다. 이에 오민우는 이를 막으려고 박범구를 이용하는 등 발버둥을 친다. 감독은 준호에 대해 "과도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준호는 내 옆에 있으면 번거로운 사람이다.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조금씩 바꾼다고 생각한다. 어떤 순간,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내가 편해지기도 한다. 그런 인물이 안준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즌3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한준희 감독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크리에이터로서까지 작품 참여한 것까지만 해도 20여개를 만들어냈다. "솔직히 힘들었다. '디피' 시리즈는 징병제 국가가 아니면 어려운 감정이 많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좋은 반응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시리즈는 처음이었지만, 이어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너무 힘들기도 했다. 이 의문들을 다루고. 한발짝 나아가려고 한 것. 3년동안 12개의 이야기를, 600분을 같이 해준 스태프분들께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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