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종영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드 '3인칭 복수'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찬미(신예은)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수헌(로몬)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高자극 하이틴 복수 스릴러다. 지난 11월 9일 첫 공개 후 매 회 긴장감 넘치는 예측불가 전개와 박원석을 죽인 범인을 추리하며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옥찬미 役 신예은/앤피오엔터테인먼트 |
최종회에서는 기억을 잃었던 석재범(서지훈)이 이중인격이라는 사실과 함께 기오성(채상우)이 가스라이팅을 해서 박원석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종영에 앞서 스포츠W와 인터뷰를 진행한 신예은은 "'3인칭 복수'는 저에게 자신감을 준 작품이다. 저는 늘 연기하면서 틀에 갇힐까봐 걱정을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절제하거나 틀에 갇히지 않았다. 어떤 표현을 하던지, 소리를 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작품에 임할 때 뻔한 리액션보다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스스로에 생겼다"며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신예은이 연기한 옥찬미는 전국 탑3안에 드는 고등학교 사격 선수다. 어릴 적 헤어졌지만 연락하고 지내던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좇기 위해 용탄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 그곳에서 지수헌과 석재범, 태소연(정수빈), 국지현(이수민) 등과 얽히게 된다. "제가 이제껏 해왔던 캐릭터들은 밝은 성향의 MBTI 'E'였다. 찬미는 'I'라고 생각했다. 저랑 가장 많이 닮았다. 유독 편했던 캐릭터다.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데 상상속에 있던 것들이 잘 표현할 수 있을만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저는 찬미처럼 강인하고 적극적이고 돌진하는 성격은 아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옥찬미 役 신예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신예은은 캐릭터를 위해 촬영 전부터 사격을 배워야 했다.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팔의 근력 또한 중요하다. 신예은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평했다. "작품 시작 1~2달 전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휴차 때마다 가서 연습했다. 배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총 드는 것도 못했다. 그 이후에 아령도 항상 들고 다니고, 운동도 많이 했다. 제가 쏘면 실제 검은 원 안에 다 들어가기는 한다. 연속 10점을 쏜 적도 있다. 못하면 7점, 잘하면 10점을 쐈었다. 저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뿌듯하다. 저는 사격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했다. 차분하게 집중력도 발휘해야 하고 정신력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힐링을 많이 받았다. 생각이 많아지면 사격하러 갈까 생각하게 됐다(미소)."
찬미는 자신이 박원석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홀로 범인 색출에 나선다. 의도치 않게 지수헌과 얽히며 그의 행동을 아니꼽게 보는 국지현에 의해 폭력을 당하는 등 위험에 많이 노출된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교복보다 트레이닝복을 더 많이 입고 스쿠터로 등하교를 했다. 액션 분량 역시 전작들에 비해 늘었다. "찬미의 액션은 정제된 것이 아닌 막 싸움의 느낌이었다. 과감하게 돌진해야 했다. 저는 원래 몸을 잘 쓴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자신 있었다."
스스로도 뿌듯한 액션 씬은 4회의 주차장 액션이다. 국지현은 가출팸을 이용해 찬미를 상대로 패싸움을 주도했다. "그 액션 장면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 분장은 처음이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칭찬 받았었다. 국지연과 싸움 씬은 액션 스쿨 가서 함께 하는 분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 거기 있는 사물들이나 직접 던져보고 넘어져 봤었다. 저는 요령이 없어서 아프게 때리는데도 상대 배우님은 안 아프다고 해주셨다. 오히려 과감하게 해주는 모습이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옥찬미 役 신예은/앤피오엔터테인먼트 |
매번 당하던 찬미가 폭발하고 결국 지현의 뺨을 때리는 장면은 시청자에 통쾌함을 안긴다. 신예은은 "그 장면은 대역이었다. 사실 맞는 데 더 마음 편하고 쉬운 것 같다. 그때는 NG는 많이 안 냈다. 동공지진 온다는 마음으로 한번에 과격하게 했었다"고 덧붙였다.
'3인칭 복수'는 일반적인 하이틴 물과는 다른 결을 지녔다. 가장 큰 지점은 살인사건의 진범을 색출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박원석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딜레마를 안긴다. "찬미의 오빠가 추락사를 당했다. 어린 나이인 찬미는 당연히 화가 날 것이고 눈에 봬는 것이 없을 것이다. 누구 하나를 바로 짚기에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지수헌은 아닐 것이라고 용의선 상에서 제외했다. 저도 기호성을 가장 많이 의심했다. 찬미는 오빠가 누군가를 괴롭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괴롭기도 하겠지만 당사자의 말도 들어보지 못했으니 확신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집중하며 이해하려고 했다."
특히 극 중반 쯤에는 박원석의 죽음에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다크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는 전개 내내 화두가 됐다. "성소수자의 이야기는 큰 메시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 작품은 다크 히어로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찬미 손으로 범인을 잡고 응징하는 것이 맞는지, 거기서 얻는게 뭘까 생각도 들었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것처럼 똑같아지는 것 같다. 사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메인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로몬, 정수빈, 채상우, 진호은 등 또래 배우들과 호흡은 색달랐다. 단순한 하이틴 장르를 넘어서 장르물에 가깝기에 새로운 케미가 형성됐다. "로맨스보다는 장르물에 가까워서 몽글몽글한 느낌이 많았다. 로코에서는 애정표현을 있는 그대로 하면 되는데, 여기서는 손이 스친다는 설정도 부끄러웠다. 작품하면서 동생을 처음 만나봤다. 로몬 배우에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더라. 태소연 역의 정수빈 배우는 동갑이라 밥도 같이 먹고 친해졌다. '경찰수업' 찍을 때 만났었다. 우리 작품의 태소연에 어울리겠다 했는데 정말 신기하게 리딩 현장에서 만났었다. 기호성 역의 채상우 배우는 눈빛이 너무 무섭다. 같이 삼겹살을 먹자고 제안했는데 날짜 이야기도 안했는데 철벽같이 거절해서 너무 서운했다."
서지훈과는 '어서와' 이후 오랜만의 재회다. "오빠가 너무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차가운 역할이었다고 당사자가 그러던데, 저한테는 조용하고 시크하고 도도한 오빠였다. 이번에는 먼저 밥 먹었냐고 묻고 힘든 거 없냐고 물어보고 그러더라. 의지 많이 했다.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했다."
신예은은 "또래들은 열정이 한가득이다. 나도 저래야한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각자 준비한 씬이 모이고 모여서 엄청 큰 효과를 발휘한다. 각자 분석이 다르니까 이게 다 모여서 씬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옥찬미 役 신예은/앤피오엔터테인먼트 |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진 만큼 특정 배우의 분량이 특별하게 많지 않았다. 신예은은 '3인칭 복수'에서 아쉬움은 없다. "이번 작품은 나의 역할만이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다 중요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씬을 왔다갔다 찍었을 때 완성본이 메끄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이야기로만 꾸려나간다면 더 작품이 재밌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잘 어우러져서 더 좋아진 것 같다. 아쉬움은 없다."
지난 2018년 웹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에이틴'으로 데뷔한 신예은은 '10대들의 전지현'이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어서와',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의 수', '3인칭 복수'까지 5년동안 매년 꾸준히 필모를 쌓아왔다.
"이제는 여유가 좀 생긴 느낌이다. 성적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결과에 엄청 신경을 썼다. 돌이켜보면 작품 하면서 감독님, 선배님들께서 해주셨던 조언이 기억이 남는다. 사실 '에이틴'이 잘 됐을 때도 저는 잘된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도 했다. 그냥 좋은 추억으로 남은 작품이 됐다. 결과보는 과정이 중요해진 것 같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옥찬미 役 신예은/앤피오엔터테인먼트 |
차기작은 이미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임지연 아역, '꽃선비 열애사'다. "사극을 정말 하고 싶으면서 항상 부담이 있었다. 발성도 발음도 연기의 기본기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다 들통난다고 들었다. 이번에 하게 됐다. 이제는 무언가 기회가 주어지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올 한 해를 '3인칭 복수'로 마무리하는 소감도 전했다. "정말 바쁘게 보낸 한해였다. 89%가 다 일이었다. 각 작품마다 준비하는게 많았다. 악기, 보드 스쿠터, 사격도 했어야 했다. 하나하나 해가면서 너무 행복했다. 집에 주로 있는 사람이라 그런 걸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작품을 하니까 그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예전에 '뮤직뱅크' 할 때 본업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저만의 힐링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연기하면서 힘들 때도 있듯이, 저는 그게 다 기분전환이 되는 느낌이었다. 내년에도 이렇게 뿌듯하고 후회없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