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는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감독 김정현/'The Fabulous')를 공개했다.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하이퍼리즘 로맨스인 '더 패뷸러스'는 전 세계 24개 지역의 TOP 10에 진입하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해냈다. 공개 후 인터뷰를 진행한 최민호는 "6년만에 이런 인터뷰 자리를 갖게 됐다. 전날 잠도 설치고 긴장했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지우민 役 최민호/넷플릭스 |
'더 패뷸러스'는 최민호가 전역 후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카카오TV '도시남녀의 사랑법'과 tvN '유미의 세포들' 특별출연을 제외하고는 첫 OTT 작품이기도 하다. 최민호는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에게 로맨스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른 살이 되고 첫 로맨스 주연작이다.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전에는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다. 군대 가기 전에는 주로 장르물을 했다. 여성 배우들과의 케미나 극을 이끌어나가는 역량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청춘들의 희망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끌렸다. 패션 업계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제가 일하는 모습들과 겹쳐서 잘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더 패뷸러스'를 성장이라고도 표현했다. "'더 패뷸러스'의 우민이는 사회 생활에서 부딪혀서 일적으로든 사랑이든 한 단계 성장해서 변하는 것이다. 지은이한테 사랑 고백도 한다. 이전에는 일에 대해서도 욕심이 없었지만, 해보고 싶은게 생겼다고 도전하게 된다. 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느꼈다. 촬영하면서 좋은 부분은 사람과의 관계와 우정이 나에게 좋은 영향으로 미치게 된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지우민 役 최민호/넷플릭스 |
최민호가 분한 지우민은 '열정'이 없는 사람이다. 열정의 아이콘인 최민호와는 정반대다. 우유부단하고 밍숭맹숭한 성격 덕분에 표지은(채수빈)과 이별을 맞았다. 몇 년 후 돌아온 지우민이지만 그의 서사에 대한 설명과 감정선은 어렵다.
"대본 읽을 때 저랑 정반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근데 그렇게 다가가니 오히려 어렵더라. 열정이 없다는게 이 친구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우민이는 좀 답답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지은에 무조건 맞춰주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지은이 떠난 것이다. 근데 지우민은 그걸 몰랐다. 공개된 작품 속에서도 편집된 부분이 많지만, 자신에 대해 깨닫고 돌아온 후 변화하는 모습에 집중했다."
첫 등장부터 노출이었다. 클럽에서 춤을 추던 지우민은 점차 흥이 달아오르며 상의를 탈의했다. 이어 구 여자친구이자 절친 지은과 하룻밤을 보낸다. "식단 관리를 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운동을 했다. 당연히 부담스럽긴했다. 찍기 전에 감독님께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라고도 했었다. 클럽에서 요즘 상탈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회유했다. 근데 감독님이 멋있다고 의상까지 픽해주셨다. 잘 뜯어지는 옷으로(웃음). 그래서 펌핑하고 촬영했다. 수빈씨와의 애정씬은 수위가 높았다. 팬분들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희 어머니가 걱정됐다. 어머니가 보시고 놀라실까봐 아직 보여드리지 않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지우민 役 최민호/넷플릭스 |
엑스 지은과의 감정선은 우민의 변화 포인트였다. 최민호는 그 역시 청춘의 모습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에 집중했다. "어릴 때는 못 느꼈지만 크면서 일 뿐만 아니라 사랑에도 업그레이드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냅다까라' 스타일로 변한다. 개인적으로 저는 엑스와 재회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나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 마음이 남아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더 패뷸러스'의 주인공은 '냅다 까라' 4인방이다. 명품 브랜드 홍보대행사 과장 표지은, 프리랜서 리터쳐 지우민, 그리고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 조세프(이선호)와 슈퍼 모델 예선호(박희정)다. "수빈씨와는 서로 낯을 많이 가렸다. 초반에는 힘들다가 둘이 친하게 지내야 하는 관계였다. 친구들 때문에 그 관계가 지속된다. 정말 찐으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촬영 전에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으면서 친해졌다. 드라마 촬영 때는 정말 많이 도움이 됐다."
앞서 최민호는 패션계의 이야기가 연예계의 이야기와 닮아있어 잘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극 중 글로벌 슈퍼 모델이었던 예선호는 자신을 찾는 이들이 없어지자 자리에서 내려올 결심을 한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최민호는 "예선호 캐릭터가 정말 멋있다. 솔직하고 힘들 때 기댈 줄 알고, 자기의 감정을 멋있게 얘기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많이 공감되는 에피소드였다. 희정씨가 실제 모델이기도 하고 처음 연기하지만 멋있게 잘 표현해줬던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지우민 役 최민호/넷플릭스 |
실제 최민호에는 '냅다 까라' 4인방 우정에 버금가는 샤이니 멤버들이 있다. 작품 공개 후 멤버들의 반응을 묻자 최민호는 "서로 모니터를 잘 안하는 편이다. 저는 잘 해준다. 15년째 얘기하는 부분인데 멤버들은 잘 들어주지 않는다"며 웃었다. "아직 온유랑 태민이는 안 본 것 같다. 키는 감독님 이름을 묻더라. '왜?'라고 물어봤더니 그 이후로 답장이 안 온다. 그리고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매번 있는 일이다. 왜 답장을 강요하냐고 하더라(웃음). 근데 이렇게 대화를 끝내는게 맞나? 감독님을 왜 물어보고 답을 안 주는지 정말 궁금하다. 답을 줬으면 좋겠다."
18세 때 데뷔한 샤이니로 최민호는 올해 15주년을 맞이했다. 입대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서른 살을 군대에서 맞으며 스스로 돌아보는 시기도 가졌다. "18살 고 2때 데뷔했다. 스물 아홉살까지 쉼 없이 일하고 달려왔다. 서른을 군대에서 맞이했는데 뒤돌아보는 시기였다. 단 한명도 아는 사람이 없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연예계와 관련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보니 외딴섬, 무인도에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많은 연예인들일 그런 기분을 느끼셨을 것이다. 극복하고 이겨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거기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저는 발전돼 전역한 케이스다."
전역 후 제 2막을 시작한만큼 감회도 남다르다. 현재 검토 중인 작품부터 공개를 앞둔 예능 프로그램 등 열일 할 준비가 돼 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느꼈다. '나는 여유있고 잘 가고 있어'라고 했지만 막상 멈춰서서 보니 20대 때 너무 달려 온 자신이 보였다. 저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날도 있다. 30대 때는 피부로 느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표현하고, 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생각했다. 15주년 앨범도 준비 중이고 차기작도 보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지우민 役 최민호/넷플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