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전도연은 드라마에 강하다'는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저도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도연. 대중은 전도연이 배우로서 정점이 이르렀다고 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해보지 못한 것도 많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다. 50대를 맞이한 전도연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이에 그녀의 도전은 끝이 없다. 로맨스 코미디에 이어 이번엔 액션이다.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으로 전도연은 또 한번 필모그래피 확장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길복순 役 전도연/넷플릭스 |
'길복순' 공개 후 스포츠W와 만난 전도연은 자신의 첫 OTT 영화의 이같은 성적에 기뻐했다. "일단 신나고 너무 좋다. 극장은 깊이를 넘어서 관객동원 때문에 걱정이 있는데 넷플릭스는 시청시간이나 조회수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었다. 근데 좋은 성적이어서 뛸듯이 기쁘고 통쾌하다."
전도연에게 '길복순'은 배우로서도 새롭게 도전한 지점이 많았다. "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기보다는 '전도연은 드라마에 강하다'는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저도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배우라고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을 깨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하면서 내 몸이 부서져도 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했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길복순 役 전도연/넷플릭스 |
킬러 중에서도 '전설'인 길복순을 중심으로 다양한 액션 시퀀스가 펼쳐졌다. 오프닝부터 특별출연한 황정민과 액션 호흡을 맞췄다. "그게 첫 액션 촬영이었다. 이 안에서 내가 이 그림을 채워야하는데 겁부터 났다. 근데 첫 장면부터 찢었다. 오프닝을 잘 열어준 것 같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후반 작업이 너무 잘 나온 것 같다. 황정민씨와는 '너는 내 운명' 찍고 그 이후로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다. 작품적으로 다른 길을 걸었다. 오랜만에 봤는데 좀 심기했다. 그 씬 찍으면서 한 화면에 같이 있는데, 합성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극 중 길복순이 소속된 M.K엔터의 일원이자 실력자 유망주 김영지(이연)와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길복순의 클라스를 입증한다. "그 장면은 힐도 신어야 하고 연습을 많이 했어도 여전히 부족했다. 그래서 대역 배우를 쓴 부분도 있다. 근데 후반작업을 잘 했다. 감독님은 짧게 짧게 편집하면 화려하고 우와! 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사실적이고 감정이 많이 보여주는 롱테이크도 원하셨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이연 전도연/넷플릭스 |
위험천만한 액션으로 잦은 부상도 있었지만, 액션마다 감정이 녹여져야 했다. 전도연은 "액션도 버거운데 순간의 감정을 담아야 했다. 감독님은 어마어마한 디렉션을 주신다. 피드백을 받지 않고 간다. 그리고 제가 감으로 해내면 '아! 선배님이 해내실 줄 알았다'고 한다. 일방적인 디렉션을 주고 가셨다. 배우로서는 감독님 원하는 것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처음엔 황당했다. 그 짜증도 안 받아주고 그냥 가셨다. 나중에 모니터 보면 알게 되더라. 그런 부분에 믿음과 신뢰가 쌓이긴 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길복순 役 전도연/넷플릭스 |
길재영으로 분한 김시아와는 모녀 호흡을 선보였다. "아역배우 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아역배우로서의 배려가 필요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늑들지 않고 자기 몫을 잘 해낸다. 시아 양이 자신은 여성스럽고 소극적인데 재영이가 멋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해 보고 싶었다고 하는데 시아 양도 굉장히 길재영 같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시아 양도 몰랐지만 작품 끝나고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교환과는 평범한 선후배 관계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잠을 자고, 고민을 나누기도 하는 오묘한 관계였다. 전도연은 "되게 재밌는 분이다"고 구교환과의 호흡 소감을 밝혔다. "보고만 있어도 재밌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같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독특하고 봐도 봐도 신기한 사람인 것 같다. 저는 그 배우의 팬이었다. '꿈의 제인' 보고 팬이었는데 '메기'도 봤는데 그분인지 물랐다. 진지한 배우인줄 알았다."
전작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넷플릭스 TV부문 글로벌(비 영어) 주간차트 TOP10에 종영 후에도 차트 인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길복순'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전도연의 '재전성기'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제 주변 사람들도 눈뜨고 나니 하루 아침에 일약 스타가 된 것처럼 말한다. 제가 관객 동원을 많이 했던 것은 아니지만, 좋은 작품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제가 좋은 배우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저를 일약 스타처럼 이야기하기도 하신다. 저도 기분은 좋다. 근데 또 다음 작품을 기다려야 한다. 기분 좋은 것도 즐기고, 계속 해오던 대로 할 것 같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길복순 役 전도연/넷플릭스 |
세대가 교체 됐다는 것을 최근 실감하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회자되고 예전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팬이 됐다는 젊은 친구들이 있더라. GV할 때 팬레터를 받았다. 되게 오랜만에 받았는데 20대 초반, 10대 들이었다. 사회 초년생들이 자기 고민도 쓰고, 뒤늦게 입덕한 것을 후회한다고 하더라. 조금 감사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작품 많이 찍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보게되는 계기가 되는 것은 기분이 좋더라. 팬레터들이 스티커가 붙어있더라. '재영이 주세요'라면서 스티커도 챙겨주는데 너무 귀엽더라."
'일타 스캔들'로 중년의 로코를 선보이고, '길복순'으로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중인 전도연. 사실 '길복순'은 전도연이 액션에 욕심을 내고 도전한 작품이 아니다. 변성현 감독에게 다른 작품을 제안했을 당시, 변 감독은 자신이 쓴 오리지널로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길복순' 시나리오에 전도연을 녹여내 역 제안한 것이다. 전도연은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아니었다. 제가 '길복순'에서 액션을 한 건 몰라서 용감했던 것 같다. 알았으면 두려움이 더 앞섰을 거 같다.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앞서더라. 하지만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으로서는 할만큼 한 것 같다. 하늘 날아다니고 갑옷 입지 않는 이상 액션은 원없이 한 것 같다. 대본이 다르면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아직 해보고 싶은 장르가 많다. 그는 "코미디도 안해봤다. 로코를 오랜만에 했지만 '일타 스캔들' 같은 것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안 해 본 게 더 많은 것 같다. '길복순' 찍고 몸이 지쳐있고 힘든 상태에서 '일타 스캔들' 해서 하이텐션이었다. 적응하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촬영하면서 힐링 하는게 있더라. 힘든 것과 별개로 힘이 됐던 작품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스스로 배우라서 모든 면에서 제약을 준 적은 없다. 평소에도 맨 얼굴로 생활한다. "아주 의식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의식이 되더라도 배우니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전 제 얼굴이 좋다. 어릴 때부터 화장 안 하는 제 얼굴을 모습을 좋아했다. 제가 20대 때는 미의 기준에 들지 않았다. 귀여운 배우였다. 그때는 지금처럼 생각이 깊지도 않았지만 배우일 때만 연기할 때만 화장하고 평상시의 나를 즐기자 싶다.
다만 계속 기대를 받는 배우이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이에 대한 모습이나 생각, 언어는 다른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젊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안 늙고 자연스럽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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